'동우'에 해당되는 글 9건

  1. 2010.10.31 Happy Halloween! 14
  2. 2010.09.30 동우가 아프다 [감기] 24
  3. 2010.08.31 추워와 더워의 거리 20
  4. 2009.12.08 오지랍 대마왕 29
  5. 2009.10.20 무럭무럭 자라는 아이 8
  6. 2009.09.22 소아과에 출근도장 찍기 14
  7. 2009.09.04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12
  8. 2009.08.27 룸바가 생겼다 12
  9. 2009.02.22 복이 데리고 집에 오다 38
동동브로2010. 10. 31. 03:44
1년 중에 동휘가 좋아하는 날을 특히 꼽으라면

할로윈과 크리스마스.
아직 어린이날과 생일이 주는 폭발력은 잘 모르는 듯. ㅋㅋ

왓쏘에버, 그래도 할로윈 때마다 커스튬 입혀서 도서관으로, 백화점으로, 즐거웠는데
한국에 와서부터는 그런 재미가 없스.
혹자는 한국에서도 할로윈 파뤼에 퍼레이드에 난리라고 커스튬은 잔뜩 사가지고 귀국하라던데
그건 다 서울 내지는 대도시 이야기인 듯.
내가 사는 이곳은 할로윈 파뤼, 커스튬은 개뿔이어라~
아, 이마트에서 팔긴 하던데 영 재미가 없더라.
맨 귀신 복장들 밖에 없어서 말이지.

동휘 만 3살 무렵, 할로윈 끝나고 타겟에서 할로윈 용품 75% 세일할 때 건진
버즈(Buzz Lightyear)와 토마스(Thomas the Tank Engine) 커스튬.
특히 토마스는 만 6세까지 입을 수 있다는 크기인지라 잔뜩 기대를 했는데
작년엔 파워레인저 엔진포스 레드가 좋다고 해서 그걸 또 구해다가 입혔는데
올해는 뜬금없이 드라큐라 혹은 마술사가 되어야 한다고 난리법썩.

결국 이마트에 가서 구경하다 고른건 드라큐라 망또와 해리포터 막대기, 똥그란 까만테 안경..
그렇다! 해리포터!
진정한 해리포터라면 속에 난방(와이셔츠?)에 넥타이도 매 줘야했겠지만
아침에 엄마참여수업 참여하느라 후다닥후다닥... 그 와중에 안경은 테 부러져주시고.. -_-
(인간적으로, 한국 장난감들 너무 쉽게 부러진다. 가격이나 싸면 몰라. -_-)
그래도 뭐, 대충 이런 비쥬얼 탄생.



할로윈 날을 맞이하야 자기는 "trick-or-treat"을 외쳐야겠다고, 옆집에라도 가겠다는걸
아서라 말아라.. 한국에선 그런 거 하는 곳 없다고 달래..다가 윽박지르고 있는 수준.
엄마는 이용 아저씨의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을 부르고 싶단 말이다.
가비압게 와인 따서 마시면서 말야.
여긴, 한국이니까!


Posted by bibidi
동동브로2010. 9. 30. 13:32
요즘 날 너무도 피곤하게 하지만 그 이상으로 날 웃게해주는 존재, 토실이 동우.

한동안 감기 안 걸리고 잘 지낸다 했더니 명절 연휴에 양가 돌아다니느라 힘들었는지
덜컥 코감기에 걸려 누런콧물 작렬.
일찍 병원에 가서 누런콧물은 잡았으나(반투명 끈적한 흰콧물로 변함)
기침도 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오늘 아침엔 설사를 4번 연거푸.. ㅠㅠ

그렇게 아픈데 약도 안 먹겠다고 GR 발광(미안. 달리 어찌 표현할 길이 없어)을 해대길래
이성을 잃고 "약 먹기 싫으면 아프질 말던가!"라고 내쏘며 등이랑 다리를 탁탁 때렸다.
- 그 어린것을 어디 때릴 때가 있다고
- 너무 폭력적인 엄마 아닌가요?
- 자긴 손이 맵잖아!!!
- 아픈 아이에게 너무한 거 아냐?
등의 딴지를 걸거면 그냥 조용히 창 닫고 나가주시기 바란다.
내가 지금 마음의 여유가 그닥 있는 편이 아니라 폭발할지도 몰라.

그랬더니 폭포수처럼 쏟아내던 울음을 뚝 그치더니(훌쩍임도 하나도 없이)
나에게 등을 돌린채 가만히 앉아있었다.
처음엔 어디 크게 잘못된 줄 알고 너무 놀라서 다가갔는데 앵돌아 앉은 폼이 딱
"나 삐쳤어!!!"

허허..

그 와중에도 그 모습이 넘 귀여워서(이런.. 나 조울증인가?) 사진기를 들이댔더니
사진기 켜는 차락 소리에 흘킷 나를 보다가 이내 애교 표정을 지으며 달려들었다.
그리곤 사진기 들고 한참을 놀.. 쿨럭(미안, 떤. 네 예쁜 카메라가 동우 손아귀에서 점점.. ㅠㅠ).

설사에 좋은게 BRAT이라고 했는데 그게 뭐의 약자였는지 까먹었다.
Banana, Rice???, Apple sauce???, Toast..
두 번째와 세 번째가 헛갈리긴 하는데 어짜피 지금 줄 수 있는건 쌀죽(rice)과 식빵(toast).
좀 전에 쌀죽을 좀 줬는데도 또 설사를 하고 잠들었다.
내용물을 보니 아침에 먹는 우유와 키위가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기도 한데.. 쩝.

여튼, 아파서 잘 먹지도 않고 신경질도 많아진 우리 토실이.
얼른 평소의 만만디 녀석으로 돌아와주길 바란다.


Posted by bibidi
동동브로2010. 8. 31. 05:09
장남이 18개월이었던 무렵,
우리는 "notorious snow"로 유명한,
겨울이 1년의 반은 되는,
눈 많이 오고 추운 버펄로(NY)에 살고 있었다.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내리는 눈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내 18개월 아기는 "눈와"라고 중얼거렸다.

차남이 18개월인 지금,
우리는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운 분지"라는
대구 인근 경산에 살고 있다
(이곳 사람들 말로는 "그래도 경산은 대구만큼 안 덥다"라는데..).

8월 말인 지금까지도 계속되는 더위와 높은 습도에 시달리는
내 18개월 아기는 "더워"라며 에어컨을 가리킨다.


큰애를 거의 몰입해서 키우다시피 했는데
아쉽게도 지금은 기억나는게 별로 없다.
그래서 옛 사진을 들춰보다보니 조금, 아주 초큼~ 시원해진 느낌
(배경이 주로 눈 아니면 겨울풍경).

--
동휘 어린이집 2학기.
여전히 아침마다 "오늘은 좀 쉬면 안될까?"라고 영감처럼 말한다.
신나서 뛰어나가면 좋겠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네.
어떤 애들은 집에 오면 심심하다고 오히려 종일반을 좋아한다는데
우리 애는 정규반만 하고 집에 오면 안되냐고 성화.
막상 집에 와봐야 엄마의 신경질이나 무심(엄마는 수업 중) 뿐인데
왜 그리 집을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아울러 신경이 많이 쓰이는 것도 사실이다.
지금은 엄마가 필요한 시기인 것 같은데 그렇게 못해주는 미안함도 있고.
한편으로는 요녀석이 엄마의 약점을 파고드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여튼, 복잡한 마음.

반면, 만만디인 동우.
애교 작렬에 떼도 많이 늘고 자기 의견도 너무나 뚜렷하다.
형아와는 달리 높은 곳에도 곧잘 올라가고
화장실에 들어가면 신이나서 변기 속도 만지고(우욱)..
큰애는 자질구레한 것들을 잘 만지지 않았기 때문에
집이 더 너저분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거침없는 둘째. 덕분에 예전에 비해 한결 깔끔해진 나.

단어 나열도 곧잘 한다.
엄마 (엄마, 아빠 모두 지칭)
형아


카(Car), 빠빵
더워
아이씨(--;;;;;;;)
뽀(뽀로로)
코코(코코몽)
토(토마스)
빠(파워레인저)
--무슨, 애 하루종일 TV만 보여주는 줄 알겠다. --;;;;;
허그(hug)
치즈(cheese)


이게 뭐야? 뭐야?
그리고 그 외에 온갖 외계어들..
특히 형아가 그 누군가와 열심히 이야기 하고 있으면
지도 질세라 훨씬 더 큰소리로 엄청 떠들어댄다. ㅋㅋ

둘이 다르면서도 비슷한 것이 형제가 맞다는게 실감난다.
예쁠 때는 물론 잘 때와(ㅋㅋ) 둘이 사이좋게, 내지는 시끄럽게 놀 때.
하나 키울 때보단 둘이 몇 배는 힘들지만
그래도 둘도 괜찮다는 생각이 요즘들어 스물스물 난다.
이제 육체적으로 아주 힘든 시기는 지나는 모냥.


Posted by bibidi
동동브로2009. 12. 8. 19:07
우리집 장남, 요즘 "왜요?"에 맛들여서 남발하는 중.
가끔 엄마를 열받게 하지만 웃길 때도 있다.

전화기를 사랑해주는 토실이, 전화기를 들고 이것저것 눌러대니
"지금 거신 국번은 없는 국번이오니 다시 걸어주시기 바랍니다"
라는 말이 나왔다.
장남, 휘리릭 뛰어가서 수화기를 빼앗더니
"왜요? 왜요? 왜요?!!!"

끊긴 수화기를 들곤 연신 "여보세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그러더니 또 나한테 부리나케 달려와
"엄마! 여기서(수화기에서) 소리가 났는데 말을 안해요!"

나는 웃겨서 막 넘어가는데 우리 장남은 너무나 진지하다.

때마침 안내방송에서 뭐라뭐라 말이 나오는데 거기다 대고
"시끄러워요! 시끄러워요! 시끄러워요오!!!"

요즘 어설프게 사투리도 배워서 "~데이"라고 말하곤 한다.
어린이집에서 배웠단다. ㅋㅋ

밥 먹으랴, 동생 감시하랴, 방송에 대고 소리치랴
바쁘다 바빠, 우리 장남.


Posted by bibidi
동동브로2009. 10. 20. 00:44
감기가 도통 낫질 않아서 또 소아과에 다녀왔다.
왠만하면 그냥 지켜보려고 했는데 먹는 양이 확 줄어드는 바람에,
거기다 집에 오가는 아줌마들이 요즘 동우 야위었다고 하도 그러길래..

그리고 그 이유를 알았다.
지난 6월 첵업에 비해(마침 오늘이 8개월 되는 날)
몸무게는 1kg 정도 늘고 키가 무려 5cm가 자란 것!
그러니 당연히 야위어보이지!

동네 아줌마들은 우리 애들 다니는 소아과, 잘 안 낫는다고 안 간다는데
동휘나 동우 약 처방해주는 거 슬쩍 들여다보면
미국서는 아이들에게 권유하지 않는 약들인지라
이걸로도 안 낫는데 잘 낫는다면 도대체 어떤 약을 쓰는건지 겁이 더럭 나서,
그리고 다른 병원과는 달리 사탕부터 쥐어주는 곳이 아니라서
그냥 계속 다니고 있다.

그런데 이번엔 항생제를 처방해주셨네.
감기가 너무 오래가니까 그런가부다.
약사 아저씨가 항생제라 설명하시길래 "이렇게 어린애한테도 감기에 항생제를요?"했더니
"어딘가 염증이 있나부죠. 그리고 염증엔 항생제를 써야해요"라고 하시더군. 괜찮다면서.

주사기로 약 줄 때는 죽어라 울더니
에라.. 그냥 찻숟가락에 주니까 신난다고 꿀떡꿀떡 받아먹는다.
귀여운 녀석.. ㅋㅋ

동우가 요즘 제일 좋아라 하는건 고구마.
이유식도 잘 먹긴 하는데(어제와 오늘은 양이 팍 줄긴 했지만 보통 한 끼에 12g 정도 먹는다.
시판이유식 2단계 한 병 양으로 이걸 하루에 두 번 먹고 라이스 시리얼을 또 먹으니.. @.@)
어른들 밥 먹는 것을 보면 달려드느라 난리다. 건방구지게.. ㅋㅋ

이젠 다른이에게 안겨있다가도 엄마가 보이면 팔을 뻗어 엄마에게 오려고 하고
잠깐만 한눈팔면 쓱쓱 기어와 내게 기어오르고
내 목걸이를 너무 좋아해서 그걸 붙잡고 막 잡아땡기고(남편, 이거 끊어지면 또 사줘야해~)
"엄마 뽀뽀~"하면 입을 살짝 벌리고 내가 볼을 댔다가 떼면 좋아라 웃는다.
우리 동휘한테도 이렇게 뽀뽀 받아내는거 좋아했는데.. 잊고 있던 기억이 떠올라 행복~

그런데 요즘 너무 내게서 안 떨어지려고 하고, 안아달라고만 하고(이건 요즘 아파서 더 그런 듯),
잠도 잘 안 자고, 밤에도 수시로 깨서(남편이 다독여 재운다. 아침에 내가 젖을 주면 그리 반기지도 않는 것이
배가 고파서 그러는 건 아닌 것 같다. 크립이 그립다. 크립이 없으니까 애를 마냥 울릴수가 없다.
울다가 슥슥 배밀이 해와서 문을 탕탕 두드리거든) 좀 힘들다.

Posted by bibidi
동동브로2009. 9. 22. 13:00

한국에 도착한 후부터 2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제일 많이 오간 곳이 소아과.

동휘 키울 때는 소아과=첵업받는 곳이었는데
동우선수는 1주일이 멀다하고 소아과 행이다.
이젠 소아과 문 열고 들어서면 언니들이 "동우왔네"하고 반긴다. -_-
(뭐, 사실.. 예방접종 때문에도 좀 많이 드나들긴 했다)

지난 금요일 무렵부터 시작된 자잘한 기침이
어제 밤-새벽에는 잠을 깨울 정도로 심해졌고
거기에 동반된 가래 때문에 애 숨 넘어갈 것처럼 불안했고
거기다 끈적이는 투명한 콧물이 수돗물처럼 질질..

글쎄.. 미국 같음 기껏해야 타일레놀 주고 끝냈을텐데
코도 빼줘야 한다고 하고(잘못하면 중이염 걸리기 쉽다나?
삐뽀2 119에선 함부로 빼지 말라던데.. 쩝. 미안, 동휘)
기침이 오래되면 기관지염이나 폐렴이 되기 쉽다고 하여
무엇보다 병원비도 별로 안 들고 가까워서 그냥 쓩~가곤 한다.

내가 사는 곳이 신도시고 다들 새로 시작하는 마음들이어서인지
간호사들도 친절, 의사도 친절, 시설은 깨끗..

뭐.. 일교차가 커서 요즘 감기가 유행이라는 이야기 듣고
약 받아들고 왔다.
이 약은 또 어찌 먹일까 싶기도 하지만 예전에 비하면 삥아리 오줌만치라..
(예전엔 5cc, 4cc를 한 번에. 이번엔 2cc, 2.5cc를 한 번에. 껌이다~)

아무리 그래도 이제 고작 7개월 된 아기가 넘 심한 거 아닌가 싶다.
형아가 있어서 그런가? (어린이집에서 바이러스 묻혀옴?)
잠깐이지만 남의 손을 타서 그런가? (울 엄니의 추측)
아니면 애들이 많이 드나들어서 그런가..
(그러고보면 기침하는 아이, 콧물 흘리는 아이.. 초등학교 1학년, 3학년이 늘 그렇지 않은가!)

그러다보니 또 맘이 안 좋다.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어린 것 옆에 두고 이 난리 부르스를 떠는지 말이다.
음.. 그런데 조금이라도 같이 벌어야지 외벌이로 집도 없이 애 둘을 어찌 키우냔 말이지.. 쩝.

뭐, 이것도 다 동우 운명 아니겠는가..
그러게, 이게 싫으면 알아서 아빠 직장을 미국에 잡아주지 그랬니?! (호호호~ 이게 왠.. 야밤에 떡 써는 소리?)

여하튼, 감기 때문에 코는 그렁그렁, 그 작은 입에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콜록콜록..
엄마는 마음이 아프다.
이 감기가 끝나면 스스로 앉으려나? (먼산)
Posted by bibidi
동동브로2009. 9. 4. 13:15
이러저러한 곳에서 이러저러한 글들을 읽다보면
"내" 아이라고 무조건 다 믿어주지도 말고
내 "아이"라고 무조건 다 아니라고 흘려듣지도 말라고 한다.

동휘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난 후
매일매일 집에 오면 동휘에게 묻는다.

"친구들하고 잘 놀았어?" "선생님 말씀 잘 들었어?"
"뭐하고 놀았어?" "밥이랑 반찬도 잘 먹었어?"
"재미있었어?"

동휘의 대답은..
"형아가 때렸어" "친구가 "새로온 친구 때리면 안돼"라고 해줬어"
"안 울었어" "울었어" "선생님이 brother 아니고 친구래"
"친구가 또 때렸어" "큰 친구가 또 때렸어"
"그래서 도위가 가방을 밀었어" "친구가 재밌대"
"선생님이 밥을 버렸어" "친구 밥도 버렸어"
"도위가 더 먹는다고 했는데 선생님이 "안돼!"그랬어"
"밥만 먹었어" "매운 거 싫어" "밥 많이 안 먹어서 배고파"
"학교 가기 싫어" "엄마 보고 싶어"

종합하자면,
동휘를 지속적으로 때리는 덩치 큰 놈이 있는 것 같으며,
주로 맨밥을 먹는데 그나마 시간이 되면 싹 치워주는 것 같고,
이제 학교엔 별 흥미가 없고 엄마랑 함께 있고 싶으며,
집에 왠지 뭔가 더 신나는게 많은 것 같은 기대감도 있는 것 같다.

친구는 어린이집 급습해서 잘 지내고 있는지 봐야 한다는데
난 괜히 갔다가 동휘한테 들켜서 오겠다고 난리난리할까봐 그것도 걱정이고
때리는 애한테 어떻게 하라고 가르쳐야 할 지도 잘 모르겠다.
그렇다고 매번 맞고 있을수도 없고, 이러다 덩치 좀 커지면 맞는 거 배워서 또 다른 애 때릴까봐도 걱정이고.

어젠 오후에 수업 마치고 데리러 갔는데
선생님이 그 전날 애들 낮잠 잘 때 혼자 앉아서 "엄마 보고 싶어"라며 대성통곡을 했단다. ㅠㅠ
동휘는 전혀 울었다고 안 했던 날인데.. ㅡ.ㅡ
밥은 김치가 나오면 "매운 거 못 먹어요"라면서 아예 반찬을 안 먹으려고 한단다.
그래서 그럼 김치가 나오는 날은 좀 안 매운 반찬 좀 싸서 보낼까냐고 여쭸더니
그러실 필요까진 없다고.. 사실 매일 김치가 나온댄다.
이러다가 슬슬 먹기 시작하지 않겠냐고 하시는데.. 집에서 물김치라도 먹이거나 김치를 씻겨 먹이기 시작해볼까냐니
그럼 김치를 씻겨서 한 번 먹여보겠다 하신다.

분명 힘드실거다. -_-

나는 일단 기관에 맡겼으면 선생님을 100% 믿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아이에게도 혼선이 없을 것 같다(아주 괴팍하고 이상한 선생만 아니라면).
그런데 남편도, 시어머니도, 친구도.. 자주 들여다보고 동휘 때리는 애는 좀 혼도 내고(울 시엄니) 해야한다고..

쩝. 어렵네.

오늘 아침에도 "엄마 보고싶어" "도위 학교가기 싫어"라며 내 바짓가랑이를 잡고 꼭 매달려 있는걸
버스에 탄 선생님이 떼어서 데리고 타셨는데
(이 어린이집이 마음에 안 드는건 버스가 너무 휭 출발해버리는거다. 애랑 손흔들 시간도 안 주니, 원..
거기다 버스 창에 썬팅이 진하게 돼서 속이 잘 안 보인다. 그런데도 내 자식의 얼어있는 표정이나
우울한 표정은 그대로 내 가슴에 와 박히니.. 차라리 썬팅이 돼 있는게 나은건가?)
그래서 영 맘이 안 좋다.
특히 금요일인 오후는 하루종일 나랑 동우만 집에 있는 날인데..
그냥 금요일은 학교 안 보내고 집에 같이 있으면 안될까 싶다가도
괜히 적응하는데 시간만 더 오래 걸리는건 아닐까 싶어서 그냥 보냈다.

원장 선생님 말씀이, 동휘처럼 늦게서야 이런 반응(학교 가기 싫다, 엄마 보고싶다)이 나타나는 아이들이
오래까지 가슴앓이를 한다는데.. 그래도 이런게 사회생활이니 어쩌겠는가..
오늘 아침에는 급기야 "네가 가고 싶다고 노래노래를 불러서 학교에 간거잖아"라고 신경질까지 냈다.
동휘는 엄마랑 학교에 같이 가서 엄마가 지켜보는 가운데 노는게 좋겠지..? 풋.

여튼, 우리 동휘는 그렇게 아프게 성장하고 있는 중.

--
동우도 엊그제부터 콧물이 질질나서 병원에 갔더니 sudafed를 처방해주더군. -_-
(미국에서는 만 2세 전 아이들에게 감기약은 별 효과도 없고 용량 이상 섭취하면 안 좋다고
감기약을 먹이지 않을 것을 권유한다. 단, 열날 때 해열제 빼고)

약 먹이는게 너무 힘들다.
이유식은 신나서 받아먹는 녀석, 약은 울면서 뱉어낸다.
(반면 동휘는 약 먹고 먹는 뿡뿡이 비타민에 맛들려서 오만상을 찌푸리면서도 잘 받아먹는다)

그래서 오늘 아침엔 안 먹였다.
콧물도 점성이 생겼고(하얀 찐득한 콧물. 어제까지는 수돗물 흐르듯 흘러내렸다),
열도 없고, 기침도 별로 없어서.

감기 때문에 이틀 밤을 거의 잠을 못자더니 어제는 그래도 좀 자줬다.
덕분에 나도 9시부터 뻗어서 아침까지 잘 자고..

--
한국에 오니 동휘는 1개월 째 기침 중이고(의사가 기침이 너무 기니까 이번 주에도 약 먹고 차도가 없으면
싱귤레어인지??? 알러지로 인한 기침에 듣는 약을 써보잖다. 어디서 들어본 듯도 한데 쎈 약인가부다),
용케 동휘의 감기 바이러스를 피해있다 했더니 동우 선수도 감기로 고생 중이다.

그나마 경산은 공기가 좋은 편인데도 이러니.. 쩝.

워째 내 나라에서 적응하기가 더 힘든 것 같다.
하긴.. 난 내 나라에서 애를 낳아 키워본 적이 없으니까.. 쩝.


p.s. 아직도 변압기가 없어서 사진도 못 찍고 올리지도 못한다. 이번 주 안에 어떻게 해결되지 않을까? 홍홍~
Posted by bibidi
동동브로2009. 8. 27. 23:18
우리 집 새 룸바의 이름은 동우.

뒤로 배밀이하기를 한달 여, 오늘은 급기야 앞으로 전진하기 시작했다.
거실 벽 중 하나가 집주인이 뽀인뜨를 줘서 금빛 테두리에 빨간 바탕에 금색 큰 꽃이 그려져있는데
그게 좋은지 자꾸 가서 벽에 박치기를 해댔다.
가서 잡아오니 이마 전체가 뻘겋고 손엔 왠 먼지가..?
들어 안아보니 하얀 바디수트 배 부분이.. 쩝.

내일부터는 아예 물걸레를 배에 달아줄까 생각 중이다.
룸바, 비싸던데.. 이게 왠 횡재냐? 푸하하~

p.s. 나도 왠만하면 동동브로 사진을 올리고 싶다만.. 정말 이놈의 귀차니즘은 어찌할 수가 없다.
거기다 밧데리가 완전 나갔는데 충전하려면 변압기가 있어야 한단 말이지.
어쩔 수가 없다눈.. ^^
(사실 동동브로는 사진발이 안선다. 엄마 닮았음 좀 더 예쁘게 나올텐데 아쉽게도 아빠를 닮아서..
엄마의 특징 - 별로인데 그나마 사진 찍으면 좀 낫다. 아빠의 특징 - 잘생겼는데 사진 찍으면 실물보다 별로다)
Posted by bibidi
동동브로2009. 2. 22. 13:25


우리 집 애들은 어찌나 예정일을 무시해주는지,
마귀할멈의 예언대로(!) 복이도 유도분만을 했다.
그런데 둘째라 그런지 진행이 너무 빨라서 다들 당황했다눈..
심지어 에피듀럴도 못 맞을 뻔 했다. 자궁문 열리는 속도가 넘 빨라서.

그리고 나도 말로만 듣던 "20분만에 애 낳기" "푸쉬 6번 만에 애 낳기"를 경험했다.
올~ 그래서인지 막 태어나서도 복이는 얼굴도 뽀얗고 주름도 별로 없더만.

그.런.데..
그 중요한 순간에 밧데리가 나가서 복이 막 태어났을 때의 사진은 없다.
그저, 키 20 3/4 인치(52.7cm)에 몸무게 8 파운드 1 온즈(3.66kg)였다는 사실밖에.


동휘 때와는 다르게 병실을 찾아준 분들도 많았다.
선물도 또 많이 받았다. 역시나 고맙고 미안한 마음..


동휘도 의외로 동생에 잘 적응하고 있다.
병실에 놀러왔는데 간호사가 복이 좀 안아 검사하려고 하니까 "Hey! That is my baby!"하며 못 만지게 하고,
그러면서도 사람들 시선이 아기에게 꽂히니까 TV 보는 중에 "얘들아! 쉬잇! (손가락 입에 대며) 아기 자잖아!"
하며 시선 분산도 좀 시켜주고 그랬다.
내가 환자복 입고 있는게 영 어색했는지, 자기만 떼놓고 사라져서 심술이 났는지
내가 잘 안 오고 눈길도 피해서 넘 슬퍼 난 엉엉 울었다눈..
푸쉬하는 와중에도 난 지 생각만 하고 지 걱정만 했는데.. ㅠㅠ


동생에게 자기 뱃지 보여주는 동휘

첫애 때와는 다르게 둘째는 사진도 별로 못 찍어줬다.
경황도 없거니와(오전에는 온갖 의료진들의 방문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완전 마루타된 기분.
오후엔 손님들 맞이하니라고.. 호호~), 사진기 꺼낼 생각도 못했거든.

그래도 하나 건진, 동휘는 빠졌지만 새로운 아기와 부모의 사진.

둘째의 이름은 Felix Dongwoo Lim이다. 한국 이름으로는 임동우.

 

Posted by bibi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