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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9.27 둘째 생각 12
생각거리2007. 9. 27. 21:31
동휘가 20개월이 넘어가면서부터 늘 마음 한구석에 자리잡고 있던 둘째 생각.

한 때는 절대 둘째란 없다라는 생각도 했지만, 뭐.. "장담"이라는 건 가볍게 하는게 아니라는 걸
짧지않은 인생을 살며 느끼게 되는거고..
그렇다, 애 키우기가 한결 수월해지니까 (적어도 육체적으로), 애가 혼자 노는 게 안쓰러워서,
어린 아가들을 보면 아이의 어린 시절이 떠올라 아련하게 그리워지니까 등등의 이유로
동휘 동생을 생각하게 되는 것.

동생이랑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나는, 그래서 나이 차이를 많이 내고 싶지 않다.
자칫 큰 아이는 작은 아이의 unpaid babysitter가 되기 쉽상이고,
옷이며 장난감이며 물려주기엔 또 세월의 힘이 무섭고,
큰 아이를 잘 돌봐줘야 할 시기에 (학교에 가면 자원봉사도 하고 그래야지) 작은 애에게 묶여
완전 방목해야 하는 위험에 처할 수도 있고,
엄마 입장에서는 애를 새롭게 다시 키워야 한다는 단점도 있다.

물론 장점도 있겠지만..

그래서인지 요즘 연년생 형제자매남매들을 보면 그 엄마가 위대하게 보이며
슬쩍 질투도 나고 그런단 말이지..


그러다가 어제 이웃 은지네 놀러가게 되었다.
은지랑 동휘는 18개월 차이.
갓 태어나 꼬물꼬물 하던 은지가 어느 덧 훌쩍 커서 제법 동휘랑 장난감을 두고 버티기도 하고,
여기저기 신나게 기어다니고, 잡고 일어서고..
아.. I really have missed those days!!

그런데말이지.. 동휘와 은지가 붙을 때마다 나도 모르게 동휘한테 "동생 줘라"
"동생이 그랬으니 괜찮아" "동생꺼야 (사실 은지꺼였다)".. 잔소리가 많아지게 됨을 느꼈다.
그러니 동휘가 만약 동생이 생기게 되면, 하루종일 붙어있으며 동휘를 얼마나 달달 볶게 될 지,
아직 동휘도 아기인데 (내년 말에 아기가 태어나더라도 여전히 동휘는 만 3세의 아기)
얼마나 "큰 아이" 노릇을 강요하며 애를 잡게 될 지 안봐도 훤하더란 말이지..

동휘아빠한테 그런 얘기를 하니까, 그건 어쩔 수 없는거 아니냐고 한다.
뭐.. 그건 그렇지. 언젠간 동생 아니더라도 사회생활하며 느껴야 하는 기분일거고.
그래도 괜히 생각만으로도 동휘가 짠해지며 역시 그냥 하나만 키우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더 든다.
동생 때문에 받은 설움 (뭐, 동생들은 또 나름의 동생이 갖는 설움을 느꼈겠지만),
동생 때문에 겪어야 했던 온갖 귀찮음과 괴로움을 동휘에게는 물려주고 싶지 않달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photo by HJKim @ Iris's


































흠.. 이 글을 쓰다보니 드는 생각.
에구.. 생각이 많아지면 힘든 건 결혼이나 가족계획이나 마찬가지.
중요한 건, 주시면 감사히 받겠다는거다.
ㅋㅋ
Posted by bibi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