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기념일'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0.11.03 행복한가? [9번째 결혼기념일 - 추가] 41
  2. 2009.11.05 결혼 8주년 기념일 - 11/3 26
  3. 2008.11.03 결혼 7주년 32
  4. 2007.11.04 결혼기념일 20
생각거리2010. 11. 3. 12:03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아 키우고 살림을 하는 삶.

학교 다닐 때 별로 꿈꿔보지 않았던 나의 미래였다.
오죽하면 나중에 난 별로 필요하지도 않을건데 왠 가정? 가사?하며
과목 취급 등한시하기도 했고,
결혼과 제일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사람에 뽑히기도 했고(씨이..),
애 그렇게 끼고 키울 줄은 몰랐다는 이야기를 여기저기서 듣기도 한다.

그런 내가, 30대 중후반에 이르러보니 전혀 생각지 않았던 길에 서 있다.

행복한가?
행복이 뭔가요? 먹는건가요? 우걱우걱~ (이건 디씨갤에서 배운 말. ㅋㅋ)

98년에 연구실 선후배 사이로 처음 만났다(내가 선배. 허나 우리 연구실은 선배<나이).
이름이 특이하다곤 하나 나는 처음 들어본 이름이었고
기억에 남는거라곤 황금 주말에 집에 내려가 김장 돕는다나?
엄마한테 신기하다 이야기 했더니 "그런 남자가 진국"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각자의 친구를 맺어주기로 하다가 얼떨결에 맺어진 커플이자
연구실을 연애실로 만드는데 주역이 되었던 커플이 우리다.
99년 초부터 사귀기 시작해 01년 11월에 결혼을 했으니
연애도 참 오래(내 기준)도 했고(연애다운 연애는 처음이었는데 이렇게 땡~)
05년 7월에 첫애를 낳았으니 아기 없던 그 긴긴 시간은 소꿉놀이에 다름 아니었더랬지.
맞벌이 부부로 아침에 잠깐 얼굴보고 밤에 잠깐 얼굴보고 살던 시절.
싸울 일 따위 없이 애틋하기만 했던 시절이었다.

얼렁뚱땅 유학길에 오르고, 그대는 공부하라 나는 애 키우고 떡을 썰.. 흣.
어찌보면 유학시절이야말로 우리가 제대로(?!) 현실적인 결혼생활을 하기 시작한 시기.
서운함, 미움, 걱정스러움.. 하지만 돌이켜 생각하면 아기자기했던 시간들이었다.

버리고 떠난 내 나라였는데 받아줄 곳 없으니 받아준 내 나라는,
그래, 그야말로 엄마와 같은 존재.
그러는 사이 아이는 둘이 됐고 나는 빼도 박도 못하는 아줌마가 됐는데
우리 자기는 여전히 학교에 가면 자길 대학생으로 본다나 어쩐다나.. -_-

9년차 부부. 햇수로는 10년차 부부가 된 우리.

행복한가?
행복이 뭔진 모르겠지만 말이지...
빈말이나마(!) 세상에서 내가 제일 예쁘다고 하고
세상 그 누구보다 나를 잘 알고 있고
자기 자신보다 나를 더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다는건
고맙고 행복한 일이다.

사랑하는가?
사랑의 정의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진 모르겠지만 말이지...
보기만 해도 설레고 가슴 뛰면.. 심장병 걸려 죽는다, 자기 말대로.
같이 있으면 투닥투닥해대도 옆에 없으면 한없이 그립고 보고 싶고
(그래, 오늘 출장가서 내일이나 온댄다!)
어쩌니 저쩌니 해도 세상 하나밖에 없는, 내가 제일 아끼는 내 사람.
따뜻한 공기 중에 천천히 녹아드는 커피향처럼
내 삶의 청량제이자 포근한 안식처인 그대.

결혼 9주년.
축하해요.


[추가]
조금 전에 받은 소포.

받는 사람 이름에서 꺄르르~


셀폰 카메라로 찍어서 화질이 살짝.. -_- (오히려 다행?)
어쩌지? 나는 선물 준비 못했는데.. ㅠㅠ
그래서 어제 내가 xx 사달라고 하니까 난처해 했구려.
xx은 내년에~
선물 고마워요.
더 감동은 카드. ㅠㅠ
Posted by bibidi
생각거리2009. 11. 5. 00:24
벌써 어제의 일이다.
결혼한 지 만 8년 째의 날.

정말, 10년째 이 사람과 함께 하는구나라는 감회(연애 2년 더해서)..는 사실상 없었고
그냥 평범한 하루의 시작일 뿐이었다.
지나가는 말처럼 그 전날 "내일이 우리 결혼기념일이야"라고 했더니 알았는지 몰랐는지
일단 화들짝 놀라는 반응을 보이는 남편.
그런 반응을 보고도 전혀 분노하거나 속상함 없이 그냥 웃을 수 있는 여유.
쓰다보니 좀 슬프네.
자식 뿐 아니라 다른 것에도 희노애락이 생겨줬으면 하는 바램.

왓쏘에버,
지난 결혼기념일에 관한 글은 다음을 참조하시고 (2008/11/03 - [하루하루] - 결혼 7주년)~

2009년 11월 3일, 수업을 갓 마치고 동우 젖 물리고 있는데
누가 문 따는 소리가 났다(학생들이 우리집 번호를 알고 있어서 화들짝).
남편이 가방을 매고 들어왔는데 손에 뭐가 들려있었다.
아하하~ 자그마한 케잌! 귀여우셔라~
그러더니 결혼기념일을 기념하여 저녁을 밖에 나가서 먹자고 한다.
그 때부터 동네 검색에 들어가 결국 씨하우스 경산점으로 낙착.

어린이집에서 돌아오는 동휘를 픽업해 소아과 가서 독감백신(올해도 flu mist로) 맞추고
(차 안에서 정신없이 곯아떨어진 녀석을 소아과 데리고 가 코 다 빼고 flu mist하니 애는 혼비백산한 가운데)
토실이는 자는 애를 옷 입혀 차에 태우니 선잠 깨서 칭얼칭얼..
도착 전부터도 험난하더구나. -_-
그래도 모든 걸 무시하고, 부페라서, 꿋꿋하게 애 바꿔 들어가며 먹었다.
나중에 동휘는 씨하우스에 딸린 실내 놀이터에서 애들이랑 놀고
(그 와중에 애들이 안 놀아준다고 울기도 하고, 결국 친구들을 만들어가며 놀긴 했다만..
역시 형제(자매)는 연년생이어야 좋다는 작은 깨달음을 다시 한 번. ㅠㅠ)..
토실이는 기껏 싸들고 간 자기 밥은 죽어라 거부하더니 우리 음식을 마구마구 넘보다가 결국,
전복죽 한 그릇을 다 비웠다. @.@
조미료, 간.. 뭐 이런 거 걱정은 됐지만 어쩌랴..
다행히 볼이 살짝 빨개졌나 했는데 아무 이상 없었다.
토실아!!! 자랑스럽구나, 네가!

배가 터질 것처럼 거북해질 때까지 음식을 밀어넣고 나올 때 시간을 보니
장장 2시간 30분 동안 먹어댔구나!
대략 만족스러웠으나 회와 초밥이.. 물괴기가 얼은 걸 녹이거나 살짝 말라있어서 그게 아쉬웠다.
뭐, 그래도 대충 분위기 내고, 그래도 애들 둘에 사진 하나 못 찍고 왔다.

지난 우방랜드와 에버랜드 방문으로 애써 위안을 하고,
그래도 결혼 8년 만에 네 가족을 이루며 아웅다웅(절대 알콩달콩 아님) 잘 살고 있다.

예쁘다고 해주고, 귀여워 해주고, 모든 이야기 함께 공유하고, 어쨌든 내 편이 되어주는 내 남편.
지난 8년동안 살아온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잘 지냈으면 좋겠다.
나는, 조금 더 자식들보다 남편을 위해 살아갈 것을 슬쩍 다짐해본다(만..).

Posted by bibidi
생각거리2008. 11. 3. 14:56


벌써 우리가 결혼한 지 만으로 7년 째 날이다.

결혼 전 연애만 2년을 꽉 채웠으니 이 사람을 알고 지낸지 만 9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이 시간 속에서 행복했던 적이 슬펐던 적보다 훨씬 많았던 걸로 기억되는 걸 보면
결혼 참 잘했나부다. ^^ (뭐, 남편도 그리 생각할지는 미지수)

1주년 때는 남편이 깜짝쇼로 제주도 여행을 계획했다.
24시간 머무른 제주였지만 알콩달콩 재밌는 구경을 잘 했던 것 같다.

2주년 때는 경주에 갔다. 내가 주로 준비를 했던 것 같다.
수학여행이란 걸 경험해보지 못한 나로서는 꿈에 부풀어 갔었는데
수학여행 온 아해들 덕에 먼지바람만 풀풀 잔뜩 먹었던 것 같다.
그래도 재밌는 여행이었다.

3주년은 이곳 버팔로에서 맞이했다.
결혼 만 3년 만에 동휘를 갖고 입덧이 무지 심했던 때였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서울가든에서 외식을 하고(우리 둘만의 외식은 처음이었던 듯. 그 때 현정언니랑 은정언니가
"어케 우촌이라도 가지!"하면서 안타까워했주던 기억이 난다. ㅋㅋ) 케잌도 사다가 자축했었다.

4주년은.. 비록 전 달이지만 학빙여(학회 빙자 여행) 및 결혼기념 여행으로 시카고에 갔다.
그 때 슬비가 시카고에 살고 있었어서 더 재밌게 잘 놀다왔고, 동휘가 처음으로 (뱃속에서가 아니라) 등장했다. ^^ 
아주 뜻깊은 기념 해였던 것 같다.

5주년은.. 슬프게도 나도, 남편도 모두 새까맣게 잊고 지나갔다.
뭐, 살다보면 그럴수도 있는거지라며 서로 위로했던 기억이 살포시 지나간다
(제일 슬펐던 건.. 서로의 기억력이었다. 얼마나 피폐하게 살았으면 그래도 용케 기억하고 있던 기념일마저
새까맣게 잊고 있었을까.. ㅋㅋ).

6주년은 집에서 보냈다.
케잌도 사다 장식하고 삼발이를 세우고 세 가족이 사진도 찍었다.

7주년은.. 저녁 때 남편이 나를(??) 위해 준비한 The Wiggles 공연에 갈 예정이다.
위글스 아저씨들이 어케 우리 결혼 기념일을 다 알고 친히 버팔로까지 와서 공연을 해 주신다네~ ㅋㅋ

여튼.. 벌써 7년.
남편은 박사가 됐고, 나는 아직도 불량주부에서 크게 벗어나질 못하고 있으며,
동휘는 어느 덧 듬직한 세 살이 됐고, 복이가 내 뱃속에서 꼼지락거리고 있다.

앞으로도 수많은 나날들,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쭉 "그래, 결혼하기 잘했지"라고 읖조리며 살길 바란다.



Posted by bibidi
생각거리2007. 11. 4. 13:09
2001년 11월 3일, 서울 모처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글루부부, 결혼식을 막 마치고 @ Seoul, Korea


2002년 11월 3일에는 뭐했지?
중국 출장을 막 갔다온 나를 위해 남편이 제주도 여행 1박 2일을 계획했더랬지.
24시간 동안 제주도를 체험할 수 있을만큼 한다고 그 유명한 제주도 바람을 맞으며
보냈던 기억이 난다. 스페인 풍의 파라다이스 호텔과 함께.

2003년 11월 3일엔 뭐했지?
기억이 잘 안 난다. ㅡ.ㅡ 여튼, 그 때 GRE 시험을 보내마내 어쩌고 저쩌고 하며
무지 바쁘게 지냈을 것 같다는 예감만..

2004년 11월 3일?
바로 몇 일 전에 동휘의 존재를 알게 되어 드디어 셋이 되었다.

2005년 11월 3일?
이 때도 정확히 뭘 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20월 말에 시카고에서 뭐시기 학회가 있었어서
소위 말하는 "학빙여(학회 빙자 여행)"을 했더랬지.
100일 무렵이었던 동휘까지 데리고.
당시 슬비가 거기 살았어서 숙박은 슬비와 더불어~~
그러고보니 슬비 보고싶네.
내 영원한 삼발이, 베이비시터.. ^^;;

2006년 11월 3일
어처구니 없게도 둘 다 새까맣게 까먹고 있어 그냥 넘어갔고..
그 때 쫌 씁쓸했던 기억이 난다.

올해 11월 3일에는..
동휘가 좋아하는 Bob the Builder 아저씨가 동네 박물관
(동네라고는 하지만 우리 집에서 1시간 30분 떨어진 곳에 위치.
우리는 연회원인 Strong Museum of Play)에 가서
지치도록 놀다왔다.
우리 결혼기념일인데 동휘만 신났다.

뭐.. 그런거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결혼 6주년 맞이 가족사진 @ home


그로서리 마켓에서부터 케잌 타령하는 녀석을 달래고 얼러
사진 찍느라 한참을 기다려
결국 happy birthday 노래를 세 번, 촛불끄기 행사를 3번을 했다.
3번 밖에 안 했음에 감사. ㅡ.ㅡ

이렇게.. 우리의 결혼기념일도 지나가는구나.
내가 점점 크산티페가 되어가고는 있지만,
그래도 대체로 늘 사랑스러운 우리 남편.

결혼기념일, 축하해요~
Posted by bibi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