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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0.08 간만에 맞이한 명절 이야기 10
생각거리2009. 10. 8. 02:10
애도 없고 친정도 한국에 없고 일 많았던 미국행 전의 한국에서의 명절은 길기만 했는데(5일!)
애도 둘이나 생기고 친정도 한국에 있고 일도 별로 없었던 미국행 후의 명절은 왜 이리 짧은지..

한가위 바로 전날 오전 10시에 경산에서 출발해(더 일찍 출발하려 했으나.. 아, 애 둘을 데리고
빨리 출발을 할 수 있다는 시각을 너무 기대해선 안된다는 소중한 경험을 했다)
대구-상주(구미 인근)까지 2시간을 허비한 후 쌩쌩 달려 용인에 5시간 만에 도착.
근 한 달만에 다시 만난 가족들에 동휘는 신났고 그새 낯을 가리게 된 동우는 울쌍.
전전날 할아버님 제사가 있었던터라 더더욱 할 일이 없어진 명절(대신 어머님과 형님은 너무 힘드셨을 듯. ㅠㅠ).
있는 먹거리로 배를 충분히 채우고 또 채우고 또 채우.. 쩝.

다음 날 9시에 차례 지내자시던 아버님 말씀에 지례 겁먹고 도대체 몇 시에 일어나야 하나 걱정했는데
7시 30분부터 준비해서 9시에 차렸다. @.@
그러나 버뜨, 나는 정신없이 울리는 알람과(정작 집주인들은 못 들었다는.. ㅋㅋ) 알람보다 더 빨리 울렸던
동우 선수의 울음 덕에 5시 무렵부터 깨서 비몽사몽.. -_-
처음으로 조상들께 인사하는 동동브로.. 동휘가 돌 때 입었던 한복을 가지고 가서 동우에게 입혔는데
팔 길이만 좀 길다 뿐이지 잘 맞아서 아주 뿌듯했다. 단, 너무 더웠다. -_-
동휘는 내 친구가 자기 아들 잘 입던 옷이라며 물려준 타일렁 옷(계량한복)을 역시나 너무 좋아하면서
잘 입고 지냈다(친구에게 고맙다 인사했더니 아직도 그 옷이 맞냐고 놀람.. 흑흑).
그렇게 즐기는 사이 시부모님은 바삐 떠나시고.. @.@
친정에 갈까 하다가 아무도 없어서(부모님은 시골에 내려가셨고 동생은 시댁에 갔다가 저녁에나 도착)
뭉개고 앉아 폐를 끼쳤다. 형아를 좋아하는 동휘, 큰엄마, 큰아빠 덕에 완전 왕자놀음 해 보고~
더구나 내가 잠에 골아떨어진 근 3시간 동안 형님 혼자서 동휘, 동우까지 봐주셨다. ㅠㅠ
넘 고맙고 죄송하더라. 그 때 그 잠 안 잤더라면 나 지금까지 못 버텼을 듯..

그 다음 날도 아침먹고 또 뭉개다가 오후 1시나 되어서야 친정행.
다음 지도사이트에서 잡아준 길대로 가니까 영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같았는데
옛 기억 되살려 가려다 혹 길 잘 못 들면 더 오래 걸릴까봐 그냥 그 길대로 갔다
(왜 송파에서 잠실대교 건너서 구리로 들어가는걸로 잡아줬을까? 그냥 송파서 외곽순환고속도로 타면
훨씬 빨랐을텐데.. 쩝).
그래서 1시간 30분이 걸려서 도착.

처음으로 명절에 엄마랑 "친정엄마놀이"했다. 뭘 그리 바리바리 싸주시는지 콧등이 시큰.
수술 하셨다더니 좀 야위셔서 쇄골뼈가 더 예뻐졌다(아, 딸은 엄마 건강 걱정은 안하고 그런 것만 눈에.. ㅡ.ㅡ).
동생도 기특하게 명절이라고 언니에게 선물도 하고.. 언니는 아무것도 못줘서 미안.
동생 부부도, 부모님도.. 역시 근 한 달만의 상봉.
동휘는 "할머니"와 "윙크"를 되뇌이더니 역시나 제일 반가워하더군.
그리곤 잘 놀아주는 이모, 이모부를 한참 괴롭혔다.
큰이모네 다섯남매 등장으로 온 집안이 북적북적.. 동우를 재우다 같이 잠들어버린 남편은 잠에 깨 거실에 나와
완전 비몽사몽의 와중에 왁자지껄한 분위기에 정신을 못 차리고.. ㅋㅋ

명절 끝은 외식이라며 간 보리밥집.. 아이들 메뉴로 돈까스도 있어서 잘 먹이고,
동우가 보채서 애를 안고 먹느라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_-
사촌오빠네 아이가 동휘랑 한 살 차이라(형아), 거기다 사촌언니네 고 1, 중 1 아이들이 애들을 잘 돌봐줘서
난 맘 편하게 언니들, 형부들, 오빠들, 새언니들, 부모님과 재밌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밤 9시에 경산을 향해 출발.
가다가 중간에 돌아와 동휘가 놓고간 Woody도 찾아오고..
(집에 들어갔더니 엄마, 아빠 너무나 당연하다는 투로 "뭐 놓고 갔니?" 흑..)
중간에 동우 젖 먹이느라 휴게소에 들렀음에도 새벽 1시에 도착했다.
차가 별로 없어서 컴컴하니 오히려 무섭더군~ ^^

주차할 곳이 없어 동 뒤에 주차하고 애들을 안고 들어오니 다 깨버려서 다시 재우느라 좀 시간 걸리고,
애들이 힘들었는지 몇 번이나 깨서 그거 다독이고..
아, 잠이 모자라 잠이 모자라 잠이 모자라.. -_-

그래서 이번 주 내내 무지 힘들다.
월요일에 휴강을 했어서 금요일에 보강까지 해야하므로 그 생각만해도 힘들다. 흑흑..
(거기다 한 애는 금요일에 못 온다고 해서 토요일에 봐주기로 했다. 내가 미리 애들에게 시간 되냐고 묻기만 했어도
이럴 필요까지 없었는데.. 눈에 보이는 엄마들만 믿은게 잘못이다. 흑흑)

여튼.. 오늘도 동휘 재우다 완전 잠들었는데 동우 젖 먹이느라 깬 김에 수업준비하고 블로그에 글 남긴다.
지난 이틀은 거의 시체처럼 뻗어있다가 초치기로 수업 준비했다.
오전에 3시간 동안 애 재우고(안 자면 업고.. ㅠㅠ), 청소기 돌리고, 밥 먹고, 수업준비하고..
내가 생각해도 대견하다..?

아, 다음 주엔 제발 정상으로 돌아왔음 좋겠다.
짧은 명절의 후유증은 너무나 크다. 흑흑..
Posted by bibi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