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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2.23 어린이집 발표회 22
동동브로2010. 2. 23. 00:58


지난 5개월(다른 아이들은 1년)의 어린이집 생활을 마감하는 오늘
(그리고 이제 3월 2일부터는 6세반이 된다)..
어린이집 발표회가 있는 날이었다.

지난 주에 지독한 감기 + 녀석이 어린이집 가기를 너무 싫어하는 바람에
하루 빼곤 집에 데리고 있었는데 그 사이에 어린이집에 너무나 많은 변화가 있었다.
뭐 각설하고, 어제서야 준비물 챙긴다고 목티와 하얀 스타킹을 사왔는데
그거 빨아서 널어놓으니 아침에도 다 안 마른거라.. -_-
그래서 11시쯤에, 그때까지도 덜 마른 목티와 스타킹을 들고 어린이집에 갔다가
발표회 순서가 적힌 팜플렛을 받아왔는데 말이지..

헉! 이게 뭐야?!
집에 거의 다 갔다가 어린이집에서 한복 들고 와달라 호출이 와서 두 번 걸음을 해야했다.
자식이 발표회 처음 인사하는 어린이로 뽑혔는데 당일날까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니..
발표회 준비 같은 거 왜 해야하는지 의아해했던 태도가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이야기. 쩝.

오후 6시 30분부터 시작인데 토실이는 5시 30분이 다 되도록 깨어날 생각도 안하지,
남편 학교에 들러 픽업하고 꽃다발도 사들고 가는 바람에 6시 30분 거의 다 돼서 행사장에 들어섰는데
이미 앞쪽은 다 차고 중간 부분에 자리 잡고 앉을 수밖에 없었다.

애들 학예회 생각했는데 이게 왠일.
The Wiggles의 콘서트를 떠올리게 하는 무대.


나름 사회자까지 섭외하셨다. 뱀말로, 이 아저씨 사회 참 잘 보시더라.


첫인사 중인 아이들.

중간의 두 아이들은 동휘보다 큰애들이고 맨 마지막에 선녀복같은 옷 입은 아해는
동휘랑 같은 반으로 버스도 같이 탄다.
동휘에게 "뽀로로"라고 적은 종이를 수줍게 건내주던 ㅇㅊ.
(동휘가 좋아라하는 ㅈㅅ는 아니지만 참 예쁘게 생기고 참해서 내가 좋아하는 아이다.. so what?).

우리 부부의 예상대로 동휘는 잔뜩 얼어서, 거기다 강한 조명 때문에 오만상을 찡그리고
겨우겨우 사회자 아저씨의 도움을 받아서 인사를 끝낼 수 있었다.
반면 다른 세 아이들은 어찌나 연예인들 같은지.. @>@
끝나고 원장선생님께 들으니 아침은 물론, 리허설 때까지도 동휘가 입을 안 열어 꽤나 애를 태우셨단다.
아니, 그럼.. 저 얼은 모습이 나름 용기백배한 동휘의 모습?!

여튼, 도대체 왜 첫인사하는 아이로 뽑혔는지 모르겠다눈. @.@

"해피 플러스 송"을 부르고 있는 동휘네 반 아이들.

저 심각한 표정을 좀 보라지. ㅋㅋ
그래도 꽤나 즐겁게 잘 했다.

이 전에 "Tree, Mountain, River"이라고 동휘가 제일 자신있어하는 공연은
카메라가 말을 안 들은 고로 안타깝게도 찍은 사진이 없다.

정말 슬프다.



그리고 마지막 전체 모습

다른 아이들 예쁘게 입 벌리고 노래하고 있는데 우리 동휘 좀 봐라. ㅋㅋ
넌 아무래도 니 아빠를 닮았거나 아니면 써니이모를 닮은 듯 하구나.

그래도 작아서인지 예뻐서인지(꺄륵~) 꼭 중간에 위치한 동휘.
준비기간에는 이래저래 맘에 안든다고 관심도 안 가져놓곤
막상 공연하는 걸 보니 뿌듯하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그랬다.

기껏 꽃다발 가지고 갔는데 이 어린이집의 규칙은 공연 후 꽃다발을 나누지 않는거라고. -_-
대신에 자신이 가진 것을 조금씩 모아 나보다 못한 아이들을 돕는데 쓰인다고 한다.
어쩐지.. 왠 저금통을 가져왔다 했더니(몇 주 전에) 거기다 돈을 모아 가져오는거였다.

꽃다발이 무안했고, 어린이집에 무한 신뢰가 들 무렵..
원장샘이 다른 비즈니스로 인해 외국에 나가게 되고, 선생님들도 좀 흩어지시고,
지금 어린이집은 모 유치원과 통합될 것 같다고 한다.

다른 어린이집을 알아봐야 할라나..
다른 엄마들을 좀 알면 같이 행동하면 좋을텐데(아무래도 동휘에겐 익숙한 친구들이 좋을테니까)
어찌해야 할 지 좀 더 두고봐야겠다.

여튼, 그렇게 9시가 다 되어서야 끝이 나고
"너무 깜깜해서 엄마, 아빠를 찾을 수 없었다"는 동휘는 고새 시민회관에서 3월 1일에만 방영한다는
파워레인저 엔진포스 영화의 할인티켓을 찾아들고 의기양양하게 나왔다. @.@ (쿠폰의 맛을 아는구나!)

"엄마, 하루종일 엄마가 너무 보고싶었어요"
"엄마, 엄마를 만나서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나요"
"엄마, 선생님이 말 안 들으면 엄마 못 만난다고 했어요"
(아마도 어린이집 선생님이 아니라 안무 담당하신 잠깐 선생님이신 듯. 쩝)

종알종알 할 말이 너무나도 많은 아이.
그렇게 태어나 처음으로 조명 받으며 무대에 서서 나름 훌륭히 자신의 몫을 해냈다.

사랑해, 나의 아기.
엄마가 참 자랑스럽게 생각해, 우리 동휘.



p.s. 카메라 핫딜을 원한다!
p.s.s. 내일부터 다음 주 월요일까지 동휘랑 함께 한다. 아자! 아자! 힘내자, 세정!

Posted by bibi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