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동브로2012. 12. 24. 13:41

선거 이후 몇 일을 무기력하게 보냈지만, 그래도 이게 끝이 아님을.. 제발!

 

여튼, 내년부터 바뀌는 교과서를 받게 되는 남자 2호(초 1)는 겨울방학을 어케 보내야 하는걸까?

다른 건 몰라도 국어와 수학은 감을 잃으면 안될 것 같은데 말야.

 

일단 개개인의 성향과 특성을 고려해 "개별숙제"라는 것을 스스로 선택해 수행할 수 있도록 해 주신 연기도원초등학교 교장쌤, 고맙습니다~ 완전 찬성~!

 

아이와 나는 고심 끝에 세 가지를 골랐다.

 

하나. EBS 겨울 방학생활 방송 듣고 교재 풀기

 

사실 이건 내 생각이었는데.. ^^;;; 방학하면 역시 "탐구생활" 아니겠어?

방송보고 교재 푸는건데, 방송은 직접 볼수도, 다운받아서 볼 수도, EBS 사이트에 가서 볼 수도 있다.

16편 중 벌써 두 편을 방송했는데 아이가 보고 좋아하더군.

 

하나. "제로니모의 환상 여행" 1주일에 한 권씩 읽기

 

한창 만화책에 빠지더니 요즘들어 "그리스 로마 신화"나 "제로니모" 시리즈에 빠져서 열심히 읽는다.

지금 2권까지 읽었고 3권 신청한 상태.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중고로 6-8천원 대에 살 수 있는데 서점에 갔더니 두 배 가격으로 팔더구나. @.@

책을 읽어야 한다면 아이가 좋아하는걸로.

 

하나. 영화나 뮤지컬 감상 혹은 박물관 등 견학, 계획은 2주에 한 번

 

이번 겨울 방학 동안 동네 영화관에서 개봉하는 아이들 대상 영화만 8편이더라.

그것만 다 봐도 해결될 과제.

이 외에도 옆 동네 백화점에서 간간히 뮤지컬이나 공연들을 하니 시간 잘 맞춰가면 볼 수 있을 듯.

이미 예매는 다 마감이 돼서 당일날 공연 시작 전에 기회가 있으면 들어가는 방식이긴 하지만,

4명에 6천원(max)이니 이 정도면 쌈빡하다.

 

근데 수학 같은건 어케하지?

꾸준히 문제집을 풀리는게 좋은 것 같은데 어떤 문제집이 좋을지 모르겠다.

지금 집에 있는 건 "핀란드 수학교과서"와 "핀란드 초등학생이 배우는 재밌있는 덧셈과 뺄셈"이 있는데 이거 내 호기심에 사 놓은거거든.

초등 1학년 겨울방학을 맞이한 아이에게 적절할 지 모르겠다.

 

우리 아이는 "방학은 쉬는거"라는데, 그 말이 맞긴 하다만 여름방학 내내 놀다가 2학기 때 좀 고생했던 걸 생각해보렴, 아가야. ㅎㅎㅎ

 

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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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동브로2012. 12. 11. 20:46
작은애가 한참을 꼼지락거리며 중얼중얼거리며 만든 버스.

색종이를 접어(딱 4세 수준) 그 가운데 사람을 그리고, 다른 두 장의 색종이를 각각 구겨 풀칠해 붙여 바퀴를 만들었다.

큰애가 보더니 이거 세우면 설 것 같다다니 정말 선다. 구겨지면서 부피가 생긴 바퀴가 제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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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동브로2012. 8. 18. 12:12
요즘 곧잘 그림 그려대는 작은애.

오늘도 어김없이 스케치북과 연필을 달라고 하더니 이런 그림을 남겼다.



얼굴과 손, 찌찌, 배꼽, 꼬추까지.. 그런데 발은 안 그렸다고. 해부학 시작하나요? ㅋㅋㅋㅋ

동생 그림을 보며 한숨짓던 큰 애, 모범을 보이겠다며 사람을 그렸더니 그 옆에 그림 그려주는 동생다운 만행.



형아를 안아주는 동생이란다.


느낀점
1. 합작이란게 이런거구나...
2. 신기한 것들. 엄마 닮아 그림실력 잼+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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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동브로2012. 2. 7. 12:02


사다리 게임.

게임을 통해 인생의 희노애락을 배울 수 있고, 겸손을 배울 수 있으며, 숫자세기와 간단한 덧셈뺄셈도 익힐 수 있는 보드게임. 물론, 너무 "운"에 결정된다는 단점도 있지만...

이 게임은 근래 개봉한 "개구쟁이 스머프" 영화를 본 아이가 고른 게임. 다양한 버전의 사다리 게임이 있지만 시류를 잘 탔다고나 할까?



기본 사다리 게임 룰에 뒤쫓아오는 가가멜, 사다리나 미끄럼틀의 영향을 받지 않아 게임이 길어질수록 위협적인 존재가 되는게 또다른 묘미. 다른 게임들과는 다르게 말이 겹쳤을 때 상대편 말을 처음으로 돌려보내는게 아니라 내가 한 칸 앞으로 가면 되는 것 또한 마음에 든다. "공생"이란 느낌?

5세 이상, 2-4인용인데 2명보단 3명이할 때가 훨씬 재밌다.



4살짜리 작은애도 놀 수 있다. 위와 같은 방식으로, 혼자. ㅋㅋ 셋이 할 때는 가가멜 말을 옮기게 할 수도 있고.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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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동브로2012. 1. 9. 22:41

드디어 우리 작은애도 문화센터 수업을 제대로 듣게 되었다. 13개월부터 꼬박꼬박 도서관 스토리 타임에 18개월부터 엄마와 함께 가는 놀이방, 26개월부터 10개월동안이나 무려 짐보리 짐 클래스에 다녔던 큰애에 비해 참 소외됐던 작은애... 

문화센터 수업을 들으며 아이들과 엄마들 관찰해보면 참 재밌다. 딱 봐도 애도 제법 적응 잘하고 엄마도 느긋(게으... 쿨럭)한 집은 애가 둘째 혹은 그 이하다. 애도 적극 엄마도 적극인 집은 외동/늦둥이에 수업 경력 좀 된 집, 애가 완전 수줍고 엄마는 난처해하면서도 적극적이려 하는 집은 외동/늦둥이에 수업 경력 없거나 애 성향이 원래 그런 집. 대충 맞다. 애가 똘똘한 엄마는 첫 수업부터 이 엄마 저 엄마한테 전화번호 나눠주게 되는 것도 재미지다.

나? 난 전형적인 께으른 엄마고 우리애는 큰애보단 덜하지만 그래도 결코 적극적이진 않고, 그래서 다른 엄마들과는 눈인사나 하는 정도? 

나도 그랬지만 초보엄마들은 아이가 어릴 때부터도 너무나 적극적이고 기대도 큰 반면 별 것도 아닌 것에도 실망하기도 한다. 뭐, 나도 애들 다 키운건 아니지만, 애 키우는게 몇 년 안에 끝나는 것도 아니고, 좀 더 여유롭게, 애 나이 고려해가며 키우면 좋겠다는 말을 후배맘들에게, 특히 너무 조바심내며 키우는 엄마들에게 해주고 싶다. 물론, 둘째 키우기 전까진 깨닫기 힘들겠지만 말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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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동브로2011. 3. 8. 02:07
사실 페북엔 간간히 업데잇을 했는데(애들 어록) 블로그엔 소홀했다.
왠지 사진도 좀 올려줘야 할 것 같고, 그러면서도 프라이버시 등을 생각하면 꺼려지기도 하고..
오히려 미국 살 때야 그런 걱정 안 했는데(페북이 걱정이라면 걱정), 한국에 살게 되니 소심증이.. 쩝.

여튼, 그래도 좀 정리를 해보자.

1. 유치원에 간 장남

2월 말부터 일주일을 넘게 집에 있어야 했던 장남.

지난 목요일에 입학식을 하고(내 수업 때문에 입학식에 참석은 하지 못했다)
금요일에 아이들 적응을 위해 오전수업만 한다는데
버스 타는 시간 1시간 전부터 빨리 나가자고 성화에 또 성화.
유치원에 다녀와서도 밝게 웃으며 "엄마, 팬케잌도 너무너무 맛있었구요, 비행기 접기도 재밌었어요"
하며 종이 비행기에 소원을 빌고 날리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면서 내 소원도 들어줬다.
오후에 선생님께 전화가 왔는데 잘 웃고 말 잘 듣는 동휘가 너무 예쁘시다고.
손 씩씩하게 들고 발표도 했단다.
오늘 뭐가 제일 좋았냐는 질문에 "팬케잌이 참 맛있었어요!"
그럼그럼, 그렇게 신나게 다니렴.

오늘은 집에 와서 "엄마, 아침에 유치원 가는데 버스 안에서 친구가 내 눈을 때렸어요"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장남은 허리 부근이 가려워 긁었는데 옆에 앉은 친구가 그걸 자기를 툭툭 친걸로 오해한 모양.
글찮아도 그 집 엄마랑(같은 곳에서 버스탄다) 이야기 했는데, 애가 재원임에도 반도 바뀌고 친구들도 바뀌어서
재미도 없고 친구도 없고 유치원 가기 싫다고 했다며 속상해했는데 그 아이도 아마 여러가지가 겹친 모양.
다행히 상처도 없고 친구와 오해도 풀고 선생님께 주의도 들었대고 사과도 받았대고...
그래도 놀리는 애도 없고(!!!!) 선생님도 좋고 유치원 좋단다.
공부를 안 해서 너무 좋은데(이 부분에서 울컥했다. 예전엔 "엄마, 내가 얼마나 힘든 줄 아나!"하면서 공부 많이 해서
힘들다고 하소연을 몇 번 했어서. 힘들면 선생님께 얘기하라니까 시키는건 또 해야한다는 주의라-누가 지 어미 자식
아니랄까봐- 그런 말도 못하고 끙끙했었나보다) 또 너무 안하니까 공부하고 싶기도 하고 그렇댄다. ㅋㅋ

여튼, 유치원에 간 장남은 잘 적응하는 중인 듯 해서 안심이다.



2. 청소기에까지 손을 뻗친 장남

설거지, 빨래널기 및 개기, 빨래 한 곳에 모으기에 이어 청소기 돌리기까지 하게 된 우리 장남.
"엄마가 힘들어하니까 내가 엄마를 도울거여요"라는 멋진 멘트도 날리는 우리 장남.
예전부터 청소기 돌리기에 눈독을 들이더니 계속 졸라대길래 "내일 해라"라고 했더니
바로 그 내일에 청소기 돌리겠다고, 엄마가 약속하지 않았냐고 졸졸졸.
그래서 '그래, 돌려봐라~' 하는 법 가르쳐줬다.
거실과 부엌까지 말끔하게 돌리곤(난 청소기 돌리고 난 후에도 뒤돌아서면 머리카락 보이곤 하는데
녀석은 정말 깔끔하게 돌렸다) 청소기 정리는 엄마가 하겠다니 청소기를 건내주며 하는 말,
"아, 힘들어. 엄마, 땀이 많이 나요"

그래, 가사노동도 엄연히 "노동"이란다.
너는 결혼해서 살 때 "돼지"가 되지 말고 아내랑 함께 집을 가꾸기 바란다.



3. 애교대마왕, 차남

지난 주에 토하고 배 아프고(그러니까 장염?) 고생하더니 좀 낫는다 싶으니까 다리와 허벅지에 두드러기.
그 또한 또 낫는다 했더니 코감기에 기침감기까지 와서 고생하는 중.
장남은 코가 나와도 지 손을 대지 않고 엄마를 부르며 닦아주길 기다렸는데
이누마는 콧물이 나옴과 동시에 손으로(소매로?) 쓱쓱.
그래놓고 구석으로 돌진, 가구 위로 돌진..하다보니 온 몸엔 먼지 투성이(보이는 곳만 청소한 나?).
그러다보니 코를 중심으로 양 볼이 거뭇거뭇한거라(끈적한 콧물에 먼지가 붙었다 생각하심 되겠다.
거기에 결은 소매가 훑은 그 결대로 나니 이게 고양이 수염같다 말이지)..
그래서 얼굴을 닦아주며 "아이, 우리 동우 고양이 같아"했더니 나를 쳐다보며 방끗 웃으며 하는 말,

"야옹~ 야옹~"

아, 엄마 녹아내렸다. ㅠㅠ


우리는 이렇게 아옹다옹 살고 있는 중.


아이들 이야기를 떠나서 내 이야기를 잠시 하자면..

가끔 대상이 불분명하지만 마구마구 화가 치솟을 때가 있다.

그게 하루 왠종일 아픈 아이의 징징거림에 지쳐서일 수도 있고
회사 다닐 때의 쳇바퀴는 저리가라인 집안일 쳇바퀴에 지쳐서일 수도 있고
갑자기 학생 하나가 또 빠져나간 것에 대한, 비록 쏘쿨하게 환불까지 해줬지만,
스트레스 때문일 수도 있고(애들 스케쥴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연신 미안하다는데 할 말도 없고,
내 능력도 아니고 그룹 아이들 내부의 갈등이나 학원 스케쥴 조정 등 때문에 아이들이 떨어져나가니
정말 맥빠진다. 진작에 내가 먼저 잘라냈어야 했는데라는 뒤늦은 후회)
누구 잘 나간다는 소리에 겉으로는 축하를 보내며 속으로는 속상한 내 이중성이 싫을수도 있고
둘이 잘 논다고는 하지만 일주일 이상 애 둘을 집에 데리고 있으면서
밥 해먹이고 싸움 중재하고 같이 놀고 공부하고 하면서 몸이 너무 피곤해졌을 수도 있고
아니면 이 모든 것이 복합적인 것일수도 있고..

그래서 화를 스스로 다스리지 못하고 타인에게 마구마구 폭발시켜버린 후
내지는 폭발시키다가 뒤늦게 자제하고선 그게 분해서 씩씩거리다가
아 정말 드럽고 치사해서 살고 싶지 않다라는 생각까지 들어 화들짝 놀래고
혹시 우울증은 아닐까 근심하는 나날이다.

그래도 날카로운 내 신경을 부드러운 유머로 감싸주는 남편이며
"세상에서 제일 좋은건 엄마"라며 품을 파고드는 장남,
엄마를 몸종 부리듯 부리긴 해도(이누미 아직 세상 무서운 줄 몰라!) 애교로 무마하는 차남이 있어
그 낙에 또 웃으며 하루를 정리한다.

바람 많이 불고 꽃샘추위라는게 또 찾아왔다고는 하지만
볕이 좋으면 다만 30분이라도 밖에 나가기...
광합성을 해야지, 생물이라면.
Posted by bibidi
동동브로2011. 2. 25. 01:38

나는 유치원을 나오지 못했다.
 
내 동생들은, 둘째는 당시 서울에서 제일 좋다는 유치원을 나왔고
막내는 우리동네에서 제일 좋다는 유치원을 나왔는데
나는.. 당시 내가 살던 동네에서 제일 좋다는 유치원에 힘들게 당첨됐는데
이사하는 바람에 말짱 꽝.
무리해 이사하시는 바람에 돈이 없어 유치원에 못 갔다는 짠내나는 이야기를
나중에 엄마한테 들었다.
우리 남편도 그 도시에서 제일 좋다는 유치원을 나왔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 큰애 유치원, 이 도시에서 제일 좋다는 유치원 중 하나(라고 믿어보자) 보낸다.
엄마의 설움(???) 더하기 아빠의 전통.. 해서. ㅋㅋㅋ

사실 귀국하면서 유치원은 염두에 두지 못했었다.
너무나 비쌀거라는 선입견 때문이었다.
물론 유치원 비싸다.
하지만 그건 맞벌이 부부에게나 통하는 이야기이고
내지는 놀이학교나 영어 유치원 등등 보낼 때나 통하는 이야기고
정부 지원을 받게 되면 이야기가 좀 달라지더만.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이나. -_-
진작 알았으면 애초에 5살은 그냥 집에서 데리고 있고
6세부터 유치원 보낼 걸 그랬다라는 후회가 들지만
뭐, 지나간 시간을 돌릴 수 있길 하겠어 어쩌겠어..
뭐든 완벽히 좋은 것도, 완벽히 나쁜 것도 없다고 믿는다.

아, 또 사설이 길어..

오리엔테이션에 갔다.
시간이 오후에, 그것도 수업있는 시간에 잡혀서
억지로 시간 조정해서 낮잠자는 둘째까지 깨워가며 갔는데
세상세상.. 유치원 및 프로그램 소개만 2시간이나.. ㅠㅠ
특히, 5세, 6세, 7세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소개나 영어수업 소개는
차라리 그냥 교실에서 반별 내지는 연령별로 하는게 낫지 않았겠나 하는 아쉬움.

그 긴 시간동안 동휘는 친구들과 나가서 놀았으나
우리 둘째는 엄마 옆에서 참 잘도 버텨줬다.
울지도 않고, 짜증도 안내고, 중간 중간 밥도 먹어가며..
이러니 내가 안 반해? ㅋㅋ

선생님들과 인사도 하고, 교실에도 들어가보고,
같은 반 아이들 엄마들도 좀 보고..
무엇보다 병설이 아니고 사립 유치원이라, 그것도 우리 동네가 아니라
나중에 학교 들어가서 좀 낯설지 않을까 했는데
(뭐, 병설이 턱없이 부족한 터라 사립 유치원 출신들은 다 마찬가지겠으나)
다행히 동네 별로 반편성을 해서 유치원 수업 끝나고도 같이 놀 수 있겠다 싶다.

수업시간도 참 좋은게 아침 9시부터 오후 2시까지다
(반별로 1코스와 2코스로 나뉘는데 1코스 시간이 그렇고 2코스는 10시부터 3시).
애  끝나는 시간이 내 수업시간이랑 맞물려 종일반을 시키기도 하고
학원을 보내기도 했는데 아예 일찍 끝나버리니 너무 좋다
(이참에 시간 떼우기용으로 보낸 미술학원을 그만 보낼까 했는데
동휘가 미술학원 다니는 거 좋다고 하는 바람에, 거기다 다닌 지
3개월 정도밖에 안 돼서 그냥 보내야 할 듯 하다).
버스는 단지 정문에서 8시 38분에 타니 유치원까지 버스 이동시간도 길지 않고.
여러가지로, 이전 어린이집들과 비교해서 시스템이 잘 되어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웅성웅성 붕 뜬 분위기에서 너무 길게 진행된 오리엔테이션 자체가 좀 불만이긴 했지만
그 긴긴 시간 끝나고 나와보니 아이는 유치원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삽으로 땅을 파내며 신나서 놀고 있었다.
그래서 옷도 다 버리고 신발도 다 버렸지만, 그 모습이 참 좋았다.
무엇보다 새로운 유치원을 좋아하는 것 같아(다음에 또 가서 땅 파야 한다고.. ㅡ.ㅡ) 마음이 놓인다.

둘째는 그냥 집에 데리고 있다가 5세부터 유치원 보낼까 하는 생각도 살포시 해본다.


아마도 이 때 쯤이 유치원 갈 나이였을 것 같은데 (동생이 이 정도 어린 걸 보니..)
봐라, 봐라, 동휘야.. 엄마는 너만할 때 동생 이렇게 안아주고 봐줬다. --++++



p.s. 나는 원에서 공부 많이 시키는거 바라지 않는다. 
유치원까지는 맘껏 뛰놀게 하는걸 오히려 바란다.
그럼에도 현실적으로 아무것도 안 시키고 놀리는 곳은 찾기 힘들다.
억지로 그러기도 힘들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가르치려면 좀 제대로 가르쳐줬으면 좋겠다.
애 한글교육 담당하면서 학부모에게 보내는 메모에 철자가 틀린다거나,
아이들 나이에는 좀 버거울 수 있는 수학을 자연스럽게 대입했는데
거기서 오류를 발견하게끔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이런 나의 바램이 너무 큰 바램은 아니길 바란다.
아, 이건 특정 원이나 선생님을 겨냥하는건 아니란다.
Posted by bibidi
동동브로2011. 2. 23. 23:33

지난 20일이 동우 생일이었다.
녀석이 태어난 지 벌써 2년이 되다니.. @.@
한국나이로는 3살이지만, 동우는 이제 two!
"Terrible Two"에 맞는 면모를 아낌없이 발휘하고 계시는 중이다. 흠.


뭐, 이런 생일축하 파뤼.
사실 이건 두 번째 촛불불기 의식(?)을 찍은거다.
첫 번째는 노래 한 구절 부르기도 전에 녀석이 후욱~ 꺼버려서 다시!

이번 달 초에 애들 이모부 생일이 있었는데 모 빵집에서 케잌을 샀더니
케잌 위에 꽂혀있던 생일축하 문구가 초콜릿으로 돼 있었다.


보이는가? 입으로 들어가고 있는 초콜릿이?
하지만 이번에 산 케잌은...


저 빨간 화살표가 보이는 초록색 종이. 빵가게 이름이 적힌 종이다.

초콜릿인 줄 알고 홀라당 먹어버린 초코홀릭 동우선수.

봐라봐라.. 촛불의식(?)이 끝나자마자 딸기 후다닥, 초콜릿 후다닥.. 행여나 빼앗길새라...-_-

여튼, 당일날 아침 미역국 끓이고 잡채 하고..
그런데 동우선수 빼고 다른 가족들끼리 맛나게 잘 먹었다는 이야기.
요즘 동우선수는 콧물감기로 인해 밥맛(만!) 잃은터라 통 밥을 잘 안 먹는다.
하루에 한 끼만 배불리 먹고 나머지는 먹는 둥 마는 둥.



여하튼, 우리 동우, 생일 축하해~
비록 엄마가 생일이 몇 일인지도 막 헛갈려 하지만
(우리 엄마, 즉 동우 외할머니인 이여사께서는 달력에 크게 동우 생일을 표시하시곤
"동우 생일?"이라고 쓰셨다. ㅋㅋㅋ)
사랑하는 우리 동우, 귀여운 동우, 말 안 듣는 동우, 호기심 천국 동우,
애교쟁이 동우, 고집쟁이 동우, 따라쟁이 동우.. 생일 축하해~ 사랑해~

그리고 2월에 폭설(여기 기준으로)이 쏟아져 집에 갇힌 어느 나날들의 모습...


색종이접기 결과물


뭐가 또 마음에 안 드셨는진 모르겠지만...
엄마는 네가 울면 달래주지 않고 사진 찍어둔다. 메롱~


그림 그리라고 도구 꺼내주니까
한 넘은 말 잘 듣고 열심히 그려주는데, 한 넘은 크레파스 겉껍데기를 하나하나 벗겨놓고 계신다. -_-
밑에 스케치북에 맞아 쓰러진 뽀로로는 설날 선물로 이모, 이모부께 받은 춤추는 뽀로로 인형.
현재 동우의 넘버 원 장난감 되시겠다.
동우가 밥도 먹여주고 잠도 재워주고 놀아주고(던짐. -_-)...


한동안 꺼내지 않던 퍼즐도 하나하나 꺼내서 하나하나 맞추고 놀았다.

--
어제부로 어린이집 수료한 동휘.
다음 주에 있을 입학식까지 근 1주일을 같이 집에서 뒹굴어야 한다.
아자아자!!!


p.s. 동휘가 상을 받아왔다. "우정상"
으뜸상보다 더 좋은 우정상. 벽에 잘 붙여줬다.
Posted by bibidi
동동브로2010. 12. 28. 17:48

언제나 마음의 여유가 없을 때가 문제다.

월요일이 제일 바쁜 나는, 어제도 열라(불순한 단어 미안하지만
내 마음을 정확히 표현해주는 단어라 어쩔 수 없다) 열심히 청소하고 있었다.
2시간 여에 걸쳐 청소를 다 마치고 애들을 데리고 눈길을 뚫고
먹거리를 챙겨 와 점심을 먹이는데(그 중 하나가 김밥)
차남이 먹다가 뱉고, 먹다가 뱉고를 반복하는거다.

엄마가 다른 거 줄테니까 먹지 말라고 해도 "김빠" "김빠"하면서 꾸역꾸역 먹더니
결국 2-3개를 한꺼번에 토하듯 뱉어내고 말았다.
그리곤 그걸 다다다 밟고 다른 곳으로 도망가버리는데
쫓아다니면서 닦아내다가 그 모습을 보니 어찌나 화가 나던지
나도 모르게 화를 벌컥 냈는데 녀석이 실실 웃는거라..

안다.
아이들이 혼나고 웃을 때는 주로 무안해서라는걸.
그럼에도 화가 머리 끝까지 나는걸(거기다 몸도 피곤했다) 참지 못하고
결국 팔을 있는 힘껏 때려줬다.
그러고도 분이 풀리지 않아 등짝도 한 대 쳤다.

그제서야 대성통곡을 하는데 울어도 엄마가 눈길 한 번 안 주니까
30초도 안 돼 새초롬하게 앉더니 쿨하게 토마스 기차 들고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이 광경을 다 지켜보고 있던 장남, 분위기에 얼어서 역시나 아무 말 않고
뒤따라 방으로 들어갔다.

10초도 안 돼 후회할 짓을 했다.
이런 분풀이를 안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요 몇 일 툭툭 치고 소리 좀 질러대더니 급기야 이런 폭력까지..

김밥이 너무 커서 넘기지 못해 뱉어낸걸로 엄마한테 맞기까지 했으니
아무리 어리지만 얼마나 속상했을까..
그리고 맞았다고 우는데 냉랭하게 눈길도 안 주니 얼마나 서운했을까..
잘 먹고 있던 장남은 또 무슨 죄인가..
나만 좀 참았으면 됐는데 왜 내 안의 악마는 가끔씩 이렇게 튀어나오는걸까..

미안하다.
황당하게 맞은 차남에게도, 괜시리 엄한 분위기에 놓여버린 장남에게도.

그래서 더 잘하겠다는 의미로,
남편도 엠티(나이 마흔 다 되어서도 엠티다니는 우리 청춘 동방생)가서 없음에도
피자 나부랭이 시키지 않고 된장국 끓여서 먹였다.
아침에도 빵에 우유 먹이고 밥 먹이고 간식 꼬박꼬박 먹이고 점심은 또 다른 메뉴로 줬다
(이것만으로도 지금 기진맥진.. ㅡ.ㅡ).

오늘 오후에는 차남이 무려 한국 도자기 그릇(그것도 장남 밥그릇!)을 바닥에 떨어뜨려 깨뜨렸지만
온갖 화를 꾸욱 참고 몇 번 궁시렁거리기만 하고 청소하고 상황정리했다.
그 와중에도 어제의 여파가 때문인지 상황 자체에 잔뜩 얼은 장남과 차남에게 미안하기도 했고...

아홉번 잘해도 한 번 잘 못하면 내가 패자(?)가 된다.
이런 일이 없도록 더 노력해야겠다.
나는 언제나 승자여야 하고 옳아야 하고 천재여야 하거든(믿거나 말거나).



뱀말:
동생이랑 이야기를 하다가 문득,
어릴 때 엄마가 너무 무서웠는데 막상 엄마한테 맞은 기억은 별로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제 엄마랑 통화하면서 그 얘기를 하니까 엄마 말씀이
"기억에 남게 한 번 딱 잡으면(때리면) 그 다음부터는 때릴 필요가 없다"
"자꾸 때려봐야 효과도 없고.." -> 한마디로 맷집이 생긴다는 이야기.
"그러니 애들 때리지 말고 키워라"

네.
Posted by bibidi
동동브로2010. 12. 1. 02:16

월 초에 장남이 문득 다가와
"엄마, 공부 좀 해야겠어. 나도 1등 해야겠어"라며
학교에서 받아온 영어 낱말카드를 건내주길래
몇 번 같이 넘겨봤더랬다.

그러더니 급기야 엊그제 선생님이 수첩에
동휘 으뜸대회에서 1등했으니 칭찬 많이 해주시라고.

1등 한 것보다 노력하니까 결과가 좋은 것이 기분이 좋아
"동휘야, 너 영어 으뜸대회에서 1등했다며?"했더니
TV를 보며 무심하게 대꾸하신다.
"공부했잖아. 엄마 몰라?"

쩝.. 난 진짜 칭찬을 많이 해주려고 했는데..


우리 장남은 엄마 일을 참 많이 거들어준다 주려고 노력한다.
엄마가 청소하느라 너무 힘들다고 툴툴댔더니
"어쩌니.."하며 안쓰러운 표정을 짓는 동방생보단
"엄마, 엄마가 힘들지 않게 내가 치울께요"라고 나서는
장남이 훨씬 더 블라블라...

어제에 이어 오늘 아침에도(아, 하루씩 뒤인가 벌써?)
일어나자마자 동생이 어지러놓은 것을 차곡차곡 집어올려
박스에 넣는 녀석을 보고 흐뭇해서
"엄마 도와주는거야?" 했더니
음색 하나 바뀌지 않고 말했다.
"산타 할아버지한테 선물 받으려고"

아, 12월이다. ㅠㅠ


위의 두 일화를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적었더니
"시크함" "차시남(차가운 시골 남자)" 같은 반응들이 있었다.
하지만 알지? 결론은..
자.식.자.랑!

하고 쓰다보니 문득, 산타할아버지에게 선물 받기 위해
청소하는 따위의 자식을 뭘 자랑할 것이 있다는 말인가!

췟!

Posted by bibi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