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동브로'에 해당되는 글 107건

  1. 2010.06.11 나는 네가... 10
  2. 2010.05.25 폭력에 대하여... 10
  3. 2010.04.02 제목 붙이기가 힘들군. 10
  4. 2010.03.23 어떻게 하면 잘 먹을까? 16
  5. 2010.03.11 토실군의 굴욕 22
  6. 2010.02.26 어린이집 고민 8
  7. 2010.02.23 어린이집 발표회 22
  8. 2010.02.22 토실이 돌잔치 18
  9. 2010.02.12 침팬지 선생 26
  10. 2010.01.27 감기경보 14
동동브로2010. 6. 11. 02:45
지난 밤에 무슨 짓을 했는지 알고 있다.


Posted by bibidi
동동브로2010. 5. 25. 23:41

오늘, 동휘 재우기 전에 동휘와 나눈 대화.

동휘: 엄마, 나는 어린이집이 무서워요.
나: 왜?
동휘: 바다반(7세반) 형아들이 무서워요.
나: 바다반 형아들이 동휘 때려?
동휘: 아니요.
나: 그럼 동휘 괴롭혀?
동휘: 아니요. 동휘랑 안 놀아줘요.
나: 음.. 왜 동휘랑 안 놀아주지?
동휘: 형아들은 원래 호수반(6세반) 공부 잘하는 친구들하고만 놀아요.
나: 동휘는 공부 잘 못 해?
동휘: 네.
나: 그래서 슬퍼?
동휘: (엥? 분위기) 아니요!
나: 그렇지. 동휘는 이제 시작했으니까.
동휘: 그래도 바다반 누나가 나 귀엽대요.
나: 그래? 하하..
동휘: 우리 친구 xx도 내가 귀엽대요.
나: 그래, 우리 동휘는 귀엽지.
동휘: 나는 세 밤 자기 싫어요.
나: 어?
동휘: 세 밤 자기 싫다구요.
나: 세 밤이 뭐지?
동휘: (신경질 팍 내며) 세.밤.자.기.싫.다.구.요오!!!!!
나: 아.. (혹시..?) 금요일까지 세 밤이나 남은게 싫어?
동휘: 네. 나는 종일반이 싫어요.
나: 바다반 형아들이 동휘랑 안 놀아줘서 그런가?
동휘: 바다반 선생님이 무서워요.
나: (엥? 이번엔 선생님이냐?) 바다반 선생님이 동휘 혼내셨어?
동휘: 아니요. 나는 말을 잘 들어요.
나: 그런데 뭐가 무서웠을까?
동휘: 선생님이 무서워요.
나: 음.. 엄마가 선생님하고 이야기를 해 봐야겠구나.
동휘: 네, 엄마가 바다반 선생님한테 이야기를 해 주세요.
나: 동휘야, 동휘가 선생님 무서울 때 "선생님, 선생님이 그러시면 저 너무 무서워요"라고 말하는건 어때?
동휘: 싫어요. 엄마가 말해주세요.
나: 음.. 그래, 동휘가 선생님이 무섭다고 한다고 이야기 해볼께. 그런데 뭐가 무서웠어?
동휘: 바다반 형아들이 말을 너무 안 들어서 바다반 선생님이 형아들 머리를 때렸어요.
나: (왓더..) 바다반 선생님이 형아들을 때렸어?
동휘: 네.
나: 어디를 때렸어?
동휘: 머리요.
나: 바다반 형아들 다 때렸어?
동휘: 아니요. 형아 둘을 때렸어요.
나: 와.. 형아들 무지 아팠겠다. 울었어?
동휘: 아니요. 그런데 아프다고 했어요. 나는 눈물이 날 것 같았어요.
나: 그래서 무서웠구나, 동휘가.
동휘: 네.
나: 동휘야, 말 잘 안 들으면 선생님한테 맞아도 되는거라고 생각해?
동휘: 네.
나: (헉) 선생님 말을 안 들으면 선생님한테 맞아야 되는거야?
동휘: 네. 형아들이 말을 안 들어서 선생님이 때렸어요. 그런데 나는 선생님이 무서워요.
나: 선생님이 동휘도 때리셨어?
동휘: (신경질 팍 내며) 아니요! 동.휘.는.말.을.잘.들.어.요!!!!!
나: 바다반 선생님이 무서워서 동휘가 종일반 하기가 싫구나.
동휘: 네. 종일반 아니면 바다반 선생님을 만나지 않아도 되거든요.
나: 그렇구나. 그래서 금요일(정규반하고 오는 유일한 날)을 기다리는구나.
동휘: 네.
나: 엄마가 원장선생님과 이야기 해볼께.
동휘: 네. 엄마, 나는 아기로 돌아갔으면 좋겠어요.
나: 아기로? 왜?
동휘: 그러면 엄마랑 하루종일 집에 있어도 되잖아요.
나: 엄마랑 하루종일 집에 있고 싶어?
동휘: 네. 나는 엄마가 좋아.
나: 엄마도 동휘가 참 좋아.

그리고 동휘는 내 배에 머리를 대고 바로 잠들었다.


참 여러가지 생각이 머리속에 뒤엉킨다.
나는 아무래도 오늘, 잠을 푹 자진 못할 것 같다.

Posted by bibidi
동동브로2010. 4. 2. 11:34

1. 어제 자기 전에 동휘가 대성통곡을 했다.

동우랑 동휘랑 티격태격하다가 동우가 비명을 지르며 울길래 봤더니
동휘가 닫은 문에 동우 손가락이 낀 것.
동휘에게 화를 버럭 내면서 동우를 방에서 내보냈더니
"엄마, 무서워요"라면서 계속 울었다.

아.. 짜증..
하지만 여기서 짜증을 내면 자식만도 못한 에미가 되는 것 같아
숨을 크게 들이쉬고 차근차근 이야기를 들어줬다.
갈수록 가관.

엄마가 너무 무서워요
엄마는 동우만 사랑하잖아요

엄마는 동우랑만 놀아주잖아요
나는 엄마랑 아빠가 너무 싫어서 멀리 갈꺼예요
엄마랑 아빠랑 차 못 타게 내가 타고 갈꺼예요
밀크 할머니네 데려다 주세요
앗! 밀크 할머니 어디 가셨는데요?
그럼 바닷가 할머니한테 데려다 주세요
내일 학교 끝나고 엄마가 너무 무섭고 싫어서 김정진네 갈꺼예요
엉엉.. 엄마가 도위 혼내니까 무섭잖아요
엄마는 도위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요
엄마는 개도 못 키우게 하잖아요
똥 싸면 휴지로 주우면 되잖아요
엄마는 미국에서도 도위 혼냈잖아요
미국에서도 무서웠어요
.
.
.
.
.
on and on and on and on and... until
엄마가 동휘한테 좀 더 상냥하게 대하고
동휘도 파워레인저 보는걸 좀 줄이고 엄마랑 더 노는 것으로 합의를 보고
코를 드르렁 드르렁 골며 잠들었다.

36분은 좀 심하지 않냐! --++++++++


2. 토실이의 재주

13개월에 접어든 토실이.
말은 "엄마" "맘마" "이거" "빵" "믈" 정도밖에 못하면서
어찌나 자기의사가 분명한지.. -_-
(예를 들어 "이거"하면서 손가락으로 가리키는데 물인지 책인지 몰라 일단 물을 주면
손으로 그걸 탁 친다. 인상 팍 쓰면서. 참내)

아직 혼자서는 걷지도 못하는게 밖에 나가겠다고
현관문을 탁탁 두드리면서 "엄마~~~"해대는데.. -_-
그래도 신발 신겨서 손 잡고 걸으면 꽤 많이 걷는다.

먹는거 욕심은 또 얼마나 대단하신지..
우리가 먹는거 자기 입에 안 들어오면 마구마구 화낸다. -_-
자기 밥 먹을 때 자기도 숟가락질을 해야 먹지 그냥 먹이기만 하면 신경질 마구마구.

온 집안에 장난감 투성이인데 토실이가 좋아하는건 "형아" 책. -_-
매일매일 형아랑 신경전이 대단하다.
왜 얜 보드북은 물어뜯기만 하고 페이퍼백은 신나서 들곤 구길까?!

엄마한테 하루종일 붙어있어서 과외할 때 동우 봐주시는 아줌마 오시면 벌써
징징징징거리며 엄마한테 더 찰싹 붙어있고,
과외 끝나서 나오면 나한테 안아달라고 팔을 쫙 벌린 후 안기면
아줌마를 보고 환하게 웃으며 손을 마구마구 흔든다(바이바이).

한동안 젖 먹는거에 관심이 별로 없길래 이렇게 떼나 했더니
갑자기 관심이 급증하사 밤에도 달라고 하고 새벽에도 달라고 한다.
안주면 신경질을 마구마구 내면서 (목소리는 또 얼마나 큰지.. -_-) 울어대고
수유쿠션을 가리키면서 나를 잡아끈다.
아, 정말 동휘랑은 많이 달라.

먹을 때도 자잘하게 잘라주면 신경질 내며 휙휙 던져버리고
덩어리 째 주면 잘 먹는다.
그러다 옆에서 좀 집어먹을라 치면 그 큰 덩어리를 한입에 다 밀어넣고는 웩웩거리고
좀 달라고 하면 콩알만하게 뜯어서 입에 막 밀어넣어준다.
그나마 정말 맛있는건 절대 주지 않는다. 에미라도. -_-

음.. 쓰다보니 괴물같네. 그래도 꽤 귀여운데.. ^^;;;


3. 그리고...

요 몇 일 한국을 뜨겁게 달궜던 초계함 침몰 사건.
언론을 접하면서 드는 생각은 단 한가지.
애들 군대 보내면 안되겠구나.

정말 해도해도 개판 넘 심하다.
네 자식들 중 어느 하나라도 거기 들어있었어봐라, 지금처럼 대응할른지.
내가 남자애만 둘 둔 엄마라서 그런지 감정이입 팍팍 되면서
슬픔을 넘어 분노까지 확확 타오른다.

정말.. 개.판.이다.

Posted by bibidi
동동브로2010. 3. 23. 02:00

아침 방송에 이유식 잘 안 먹는 아기들을 잘 먹이기 위한 비법이라도 가르쳐 주는 듯 해서
관심있게 몇 분에 걸쳐 지켜봤는데 결론은...

사 먹이라는.. -_-

요즘 토실이가 잘 안 먹어서 걱정이다.
"빵"이라는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빵을 좋아하고,
떡도 좋아하고(설기같은거),
딸기며 귤이며 사과며 아주 잘 먹는데
밥만 잘 안 먹는다.
그것도 내가 먹이면 잘 안 먹고 동우 봐주시는 아주머니가 먹이면 곧잘 먹는다고... -_-

멸치 & 야채육수를 내서 야채랑 괴기 내지는 새우랑 다져서 참기름도 한방울
내지는 간장 살짝 간을 해주는데도 참 요상하게 안 먹는단말이지.

간식을 너무 많이 주나?
슬라이스 치즈 1/3-1/2, 딸기 3-4개나 작은 귤 1개, 사과 1/4쪽, 플레인 요거트 1/2통
가끔 우유 80ml 정도, 모유 1-2회 정도.. 이 정도를 두 번에 나눠서 주는데 말이야.

모유수유가 완전히 자리잡고나서 모유만 온전히 먹을 때를 제외하곤
"잘 먹는다"는 느낌을 줘보지 않은 동휘에 비해,
그래서 또래 애들에 비해 눈에 띄게 작아 부모 속을 썩이는 동휘에 비해,
토실이는 언제나 잘 먹어서 내심 예뻐해줬더만은
갑자기 이게 왠일이래?
물론 돌 전후로 아이들이 잘 안 먹기도 한다고는 하지만 말이다.

다시 맨 처음 그 프로로 돌아와,
매 끼니 같은걸 주면 아이가 질려해서 이유식 자체를 거부하기도 한다는데
밑재료를 많이 준비해 얼렸다가 매 끼니를 해준다고 해도
그거 매 끼니 해주긴 참 힘든거거든!!!!! --++++++++++++++++
말이야 쉽지...

아, 요즘 내 머리를 어지럽히는 몇 가지 사안 중 하나.
녀석들 먹.이.기.
Posted by bibidi
동동브로2010. 3. 11. 13:26

눈이 많이 와서 어린이집 버스도 운행을 안하는 바람에
하루종일 두 아이와 함께 집에 갇히게 된 비비디,
너무 답답하야 하나는 업고 하나는 손을 잡고 눈길을 헤치고
김밥(!)을 사러 나갔다..가 허전해 P 빵집에 들렀다.

친절해 보이는 아줌마가 장남을 보고 너무나 잘생겼다 칭찬을 하시더니
우리 토실이를 보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니네 오빠 엄청 잘 생겼네. 그차?"

오빠.
오빠.
오빠.

거기다가 본인에 대한 언급은 없이 오직 오빠 외모만 칭찬을...

토실아, 엄마가 니 맘 다 안다.. 흐흑.

Posted by bibidi
동동브로2010. 2. 26. 22:01
지난 9월부터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한 동휘.

선생님들이 아주 예뻐하시고,
나도 "모범 학부모"답게 원에서 요구하는 것들(홈페이지 활동이나 학부모 모임 참여 등)
꼬박꼬박 꾸준히, 나름 열심히 하고 있고,
동휘도 좀 적응이 돼서 친구들 이름도 외우게 됐고,
친구들 만나면 반갑게 인사도 잘 하고,
원장선생님 철학도 나랑 비슷하고(준비안 된 아이들 앉혀다 꾸역꾸역 집어넣어봐야..) 해서
애 아빠는 위치도 별로 맘에 안 들고 학습지 해오는 것도 마음에 안 들고 등등하는데도
그냥 진급을 시키려고 마음을 먹었더랬다.

그런데 지난 월요일(사실 지난 주부터 사람들이 알게된 것 같은데
마침 동휘가 아파서 안 보냈더니 어린이집 돌아가는 사정에 대해 감감 무소식이었던 것),
원장선생님이 2월부로 정리를 하시고 옆 유치원 원장선생님이 이 어린이집까지 담당한다는,
내 입장에선 다소 황당한 이야기를 듣게 됐다.
새 원장선생님은 대구 인근에서 베테랑 어린이집 원장님으로 20년을 지내왔고
의욕도 충만하신 듯 했다.
영어 수업도 보다 체계적으로, 한글과 수리도 보다 체계적으로
"믿고 맡겨주십시오"하시는데 아, 나는 왜 불안하기만 한걸까?

다른걸 다 떠나서, 오리엔테이션을 가봤는데 전 원장님을 살짝 깎아내리면서
이러이러하게 고치겠다고 말하는 부분이 사실 제일 거슬렸다.
설령 사실일지라도 학부모들 앞에서 그렇게 말하는건 인간에 대한 예의가 없는거라는 판단
플러스 그런 사람을 믿고 아이를 맡길 수 있을까 하는 생각.

어린이집에서 마침 전화가 왔길래 옮겨볼까 생각한다고 했더니 당연히 선생님들은 붙잡으신다.
학생들이 빠져나가니 잡으려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동휘를 우선에 두고 생각하라"고 조언하시니 그게 참 위안이 됐다(?).

6세 아이가 갈 어린이집은 근처에 많다,
하지만 동휘가 바로바로 적응하는 아이도 아니고 이제 갓 적응해서 친구들하고도 잘 지내는데
또 새로운 곳에 가서 적응하는 것이 과연 아이에게 좋겠는가라고 하시니
맘이 약해진달까?

바로 새 원장선생님한테도 전화가 와서 "어떤 부분이 걸리시냐"고 물으시는데
사실 내가 맘에 안드는 부분을 말할 순 없잖아(예의가 없으신 거 아닌가요?라고 말하기엔.. 쩝)?
"믿고 맡겨주십시오" "몇 달 다녀보고 정 아니라면 옮기셔도 늦지 않습니다"하는데
옮길거면 학기 초에 옮겨야 동휘가 적응하는게 쉽지.. 아닌가?

근처에 사람들 평도 좋고 아파트 단지 내에 학생들도 많은 어린이집이 또 있다.
하루에 적어도 한 시간은 나가서 놀리고
자연관찰은 프로젝트 수업으로 해서 토론식 수업도 진행하고
위치도 지금 어린이집보다 한적하니 좋고 해서 남편은 크게 마음에 드는 듯.

나는.. 어제 잠깐 다녀오긴 했는데 대체로 선생님들이 다 젊으시고(난.. 연배가 좀 있으신 분이 좋더라)
연락 준다고 해놓고 연락이 없어 내가 5시쯤에 연락을 다시 했었어서
사실 살짝 빈정 상해있는 상태.

일단 남편과 내일 아침에 다시 한 번 가보기로 했다.
아이의 상황을 설명하고 원장선생님이 "적응" 부분에 있어 뭐라 말씀하시는지 들어본 후
결정할 예정.

지금 다니는 어린이집은 한 반에 12명.
내일 가 볼 어린이집은 한 반에 18명(동휘가 들어가게 되면 19명).

동휘네반 엄마들하고 미리미리 친해놨으면 전화해서 같이 고민했을텐데
(사실 OR 끝나고 몇 몇 엄마들과 함께 밥 먹으면서 이야기 했는데 나랑 같은 생각을..)
아쉽다.

아, 머리가 지끈지끈.

차라리 유모차나 카싯 어떤거 살까 따위의 간단한,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고민이
훨씬 행복했던 고민이구나(사실 나는 그닥 고민도 안 했었다만).

일단 잊고 내일 알아보지, 뭐.

내일은 둘 다 소아과도 데리고 가야하고,
어린이집 가봐야 하고,
찍다 만 돌 앨범 촬영도 해야할텐데
바쁘다 바빠. 쩝.
Posted by bibidi
동동브로2010. 2. 23. 00:58


지난 5개월(다른 아이들은 1년)의 어린이집 생활을 마감하는 오늘
(그리고 이제 3월 2일부터는 6세반이 된다)..
어린이집 발표회가 있는 날이었다.

지난 주에 지독한 감기 + 녀석이 어린이집 가기를 너무 싫어하는 바람에
하루 빼곤 집에 데리고 있었는데 그 사이에 어린이집에 너무나 많은 변화가 있었다.
뭐 각설하고, 어제서야 준비물 챙긴다고 목티와 하얀 스타킹을 사왔는데
그거 빨아서 널어놓으니 아침에도 다 안 마른거라.. -_-
그래서 11시쯤에, 그때까지도 덜 마른 목티와 스타킹을 들고 어린이집에 갔다가
발표회 순서가 적힌 팜플렛을 받아왔는데 말이지..

헉! 이게 뭐야?!
집에 거의 다 갔다가 어린이집에서 한복 들고 와달라 호출이 와서 두 번 걸음을 해야했다.
자식이 발표회 처음 인사하는 어린이로 뽑혔는데 당일날까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니..
발표회 준비 같은 거 왜 해야하는지 의아해했던 태도가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이야기. 쩝.

오후 6시 30분부터 시작인데 토실이는 5시 30분이 다 되도록 깨어날 생각도 안하지,
남편 학교에 들러 픽업하고 꽃다발도 사들고 가는 바람에 6시 30분 거의 다 돼서 행사장에 들어섰는데
이미 앞쪽은 다 차고 중간 부분에 자리 잡고 앉을 수밖에 없었다.

애들 학예회 생각했는데 이게 왠일.
The Wiggles의 콘서트를 떠올리게 하는 무대.


나름 사회자까지 섭외하셨다. 뱀말로, 이 아저씨 사회 참 잘 보시더라.


첫인사 중인 아이들.

중간의 두 아이들은 동휘보다 큰애들이고 맨 마지막에 선녀복같은 옷 입은 아해는
동휘랑 같은 반으로 버스도 같이 탄다.
동휘에게 "뽀로로"라고 적은 종이를 수줍게 건내주던 ㅇㅊ.
(동휘가 좋아라하는 ㅈㅅ는 아니지만 참 예쁘게 생기고 참해서 내가 좋아하는 아이다.. so what?).

우리 부부의 예상대로 동휘는 잔뜩 얼어서, 거기다 강한 조명 때문에 오만상을 찡그리고
겨우겨우 사회자 아저씨의 도움을 받아서 인사를 끝낼 수 있었다.
반면 다른 세 아이들은 어찌나 연예인들 같은지.. @>@
끝나고 원장선생님께 들으니 아침은 물론, 리허설 때까지도 동휘가 입을 안 열어 꽤나 애를 태우셨단다.
아니, 그럼.. 저 얼은 모습이 나름 용기백배한 동휘의 모습?!

여튼, 도대체 왜 첫인사하는 아이로 뽑혔는지 모르겠다눈. @.@

"해피 플러스 송"을 부르고 있는 동휘네 반 아이들.

저 심각한 표정을 좀 보라지. ㅋㅋ
그래도 꽤나 즐겁게 잘 했다.

이 전에 "Tree, Mountain, River"이라고 동휘가 제일 자신있어하는 공연은
카메라가 말을 안 들은 고로 안타깝게도 찍은 사진이 없다.

정말 슬프다.



그리고 마지막 전체 모습

다른 아이들 예쁘게 입 벌리고 노래하고 있는데 우리 동휘 좀 봐라. ㅋㅋ
넌 아무래도 니 아빠를 닮았거나 아니면 써니이모를 닮은 듯 하구나.

그래도 작아서인지 예뻐서인지(꺄륵~) 꼭 중간에 위치한 동휘.
준비기간에는 이래저래 맘에 안든다고 관심도 안 가져놓곤
막상 공연하는 걸 보니 뿌듯하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그랬다.

기껏 꽃다발 가지고 갔는데 이 어린이집의 규칙은 공연 후 꽃다발을 나누지 않는거라고. -_-
대신에 자신이 가진 것을 조금씩 모아 나보다 못한 아이들을 돕는데 쓰인다고 한다.
어쩐지.. 왠 저금통을 가져왔다 했더니(몇 주 전에) 거기다 돈을 모아 가져오는거였다.

꽃다발이 무안했고, 어린이집에 무한 신뢰가 들 무렵..
원장샘이 다른 비즈니스로 인해 외국에 나가게 되고, 선생님들도 좀 흩어지시고,
지금 어린이집은 모 유치원과 통합될 것 같다고 한다.

다른 어린이집을 알아봐야 할라나..
다른 엄마들을 좀 알면 같이 행동하면 좋을텐데(아무래도 동휘에겐 익숙한 친구들이 좋을테니까)
어찌해야 할 지 좀 더 두고봐야겠다.

여튼, 그렇게 9시가 다 되어서야 끝이 나고
"너무 깜깜해서 엄마, 아빠를 찾을 수 없었다"는 동휘는 고새 시민회관에서 3월 1일에만 방영한다는
파워레인저 엔진포스 영화의 할인티켓을 찾아들고 의기양양하게 나왔다. @.@ (쿠폰의 맛을 아는구나!)

"엄마, 하루종일 엄마가 너무 보고싶었어요"
"엄마, 엄마를 만나서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나요"
"엄마, 선생님이 말 안 들으면 엄마 못 만난다고 했어요"
(아마도 어린이집 선생님이 아니라 안무 담당하신 잠깐 선생님이신 듯. 쩝)

종알종알 할 말이 너무나도 많은 아이.
그렇게 태어나 처음으로 조명 받으며 무대에 서서 나름 훌륭히 자신의 몫을 해냈다.

사랑해, 나의 아기.
엄마가 참 자랑스럽게 생각해, 우리 동휘.



p.s. 카메라 핫딜을 원한다!
p.s.s. 내일부터 다음 주 월요일까지 동휘랑 함께 한다. 아자! 아자! 힘내자, 세정!

Posted by bibidi
동동브로2010. 2. 22. 02:20

지난 토요일부로 토실이가 벌써 한 살이 됐다.
물론, 한국 나이론 두 살이다만.

낳는 그 순간까지도 큰애 걱정하던 거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우리 토실이는 서서히 발걸음을 떼려고 준비를 하는 것 같다
(어제 식당에 갔는데 돌잔치를 두 팀이나 하고 있더구나. 그런데 둘 다 잘 걸어댕기대? ㅋㅋ).
무슨 날다람쥐마냥 여기서 손잡고 있다가 손 떼고 다른 곳에 손 대기 전에 한 두 발자욱 떼고 재빨리 잡는다.
이리저리 잘 돌아댕기고 이것저것 잘도 만져서 탐험심 하나 끝내준다 했더니
형아 닮아서(아니, 부모 닮아서! ㅠㅠ) 역시나 겁이 많은 듯?

왓쏘에버,
둘째라서, 귀찮아서, 민망해서.. 등등의 이유로 잔치를 생략한 토실이의 돌.
아쉬운 마음에 집에서 우리끼리 간단히 했다.


토실이 돌상

과일은 마트에서 사왔고, 떡은 떡집에서 맞췄고, 케잌은 빵집에서 사왔고,
밥이랑 미역국 해놓은 건 깜빡하고 상에 안 놨다.
뒤에 글씨는 내가 만들었고(파는걸보니 조잡한 주제에 비싸서.. 그냥 내 값비싼 노동력을.. ㅋㅋ)
풍선은 남편이랑 장남이 불었다.
뒷배경의 벽지(스티커?)는 집주인의 작품인데 도깨비 나올 것 같아 맘에 안 들어했었는데
사진 찍을 때는 참 좋더구나. :)


벌쓰데이 보이는 극심한 감기와 전날의 스튜디오 촬영으로 인해 컨디션 난조를 보이고..


그래도 그냥 갈 순 없잖아~


"엄마, 나는 모자가 참 싫어"

누가 지 형아 동생 아니랄까봐 이런 것까지 닮았다. -_-
(전날 스튜디오 촬영할 때도 모자 때문에 엄청 힘들었다)
볼이 빨간 이유는.. 전날 코를 어찌나 많이 닦아줬던지 쓸려서 그렇다.
잘 때 아쿠아포 발라줬더니 오늘은 멀쩡하더구나.


간략 돌잡이에서 토실이가 고른건 두툼한 .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거라, 내 사랑스런 아가.


고집하면 토실이. 결국 모자 벗었다.


의자에서 내려오려는 토실이를 말리다가 포기해버린, 내복바람의 형아.


"네가 싫다면 굳이 말리진 않겠어. 다 내꺼야!"


그래도 초에 불은 켜고 사진 다시 한 번 찍어야지.


"촛불은 내꺼!"

지금은 형아가 불도록 내버려두지만.. 과연 1년 후에도 그럴런지 궁금하구나~


토실이 돌 기념 형제 사진.

이렇게 헐레벌떡 돌잔치를 끝냈다.
땀이 뻘뻘 나더구나. -_-


p.s. 토실이 사진촬영이 녀석의 컨디션 난조로 인해 반 정도밖에 진행이 안됐다.
그 와중에 형제컷과 가족컷은 찍었는데 말이지..
내 셀폰에 담긴 동휘의 사진이 있어 올려본다.


사진 주인공은 토실이인데 스튜디오 아저씨는 계속 동휘 모델로 썼음 좋겠다는 얘기만.. 쩝.
(자랑입니다~)
Posted by bibidi
동동브로2010. 2. 12. 00:19

조만간 돌이 되는 토실이가 요즘 부쩍 침팬지스러운 모습을 보인다.

엄마 핸드폰을 들고 열려고 노력하다가 안되면 짜증을 내가며 소리를 지르고
그래도 안되거나 엄마가 본 척도 안하면 과감히 던져버린다.

식탁 가장자리도 이제 점령했는데 아직 싱크대 위쪽은 못한거라..
완전 방심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보니까 동휘 책상 의자를 대고 올라가
그 위에 올려놓은 동휘 꼬득임용 초콜릿을 들고 한쪽을 열심히 빨아댔더만
(다행히 녀석의 구력(입 힘)에 굴하지 않은 초콜릿 봉지에 고마울 뿐)..
바른 자세를 위해 사 준 뽀로로 소파는 열심히 밀고 다니거나 (그것도 1인용 말고 꼭 3인용을!)
크리스마스 트리 앞까지 가져가서는 역시 딛고 일어나 오너먼트들을 떼어내고 있다.
손이 안 닿으면 나뭇잎들을 붙잡고 마구마구 흔들어 떨어뜨리기도 한다. -_-

오늘 아침에는 지가 일어났는데 엄마가 일어날 생각을 안하니까
옆으로 굴러와서는 내 이불을 쓱 걷더니 옷을 들추려고.. -_-
그러면서 큰소리로 외치더구나.
"엄!마! 맘!마!"

동휘만큼이나 치리오스(Cheerios)를 좋아하는 녀석,
이젠 제법 지 입에 넣어대서 침이 잔뜩 묻은 손가락으로 그걸 집어서 내 입에 넣어주곤 한다.
감기 바이러스의 숙주인 녀석이 친히 침을 묻혀 내 입에 넣어주니
내가 감기에 안 걸리면 난 불사조다! (그래서 여지껏 목소리가 살짝 허스키한 것이 아주 섹시하다~)
웃긴건 지 입에 넣을 때는 서너개를 한꺼번에 손에 쥐곤 마구 입에 넣으면서
꼭 내 입에 넣어줄 때는 하나만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잡곤 넣어준다는 것.

그 외에도 뭐..
상 비스끄무리한 것만 보면 무조건 올라가기 (불쌍한 공기 청정기.. 완전 녀석의 장난감),
일단 입에 들어가는 크기면 다 입에 넣어보기,
음악 나오면 궁뎅이 흔들어대며 소리 지르는건 애교고 (뭐.. 요맘 때 아가들 거의 다 그럴거다),
가끔 도리도리와 짝짜꿍 신공을 보여주기도 한다 (얜 왜 잼잼은 안하지?).

아직까지 홀로 걸으려는 의지가 없는걸로 보아 지 형아처럼 돌은 훌쩍 지난 후에나 걸을 듯 하다.

누군가 큰애는 경이요 둘째는 예쁨이라고 했는데,
어째 나는 둘째를 보며 경이를 느끼냐?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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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금요일부터 열이 나기 시작해 (보통 39도 이상) 월요일 오후까지 계속됐다.
토요일에 병원에 갔더니 목이 아주 많이 부었다더니 월요일 오후에 가서 귀 좀 봐달라니까
고막에 고름이 찼다고.. -_-

오죽하면 내가 "중이염도 옮나요?"라는 이미 답을 아는 질문을 다 했을까.. -_-

여튼, 이번 주 내내, 수요일만 제외하고(실내 놀이터 가는 날이라) 집에 데리고 있었는데
둘이 어찌나 싸워대는지 혈압이 오르락 내리락.
토실이가 좀 더 크다면 싸우거나 말거나 내버려 둘 터인데
동생이 자기 물건에 손댄다고, 자기 귀찮게 한다고 그냥 휙 밀어버리니
토실이는 계속 머리 꿍꿍 찧어대고.. ㅠㅠ
그래도 왠지, 조만간 저 힘의 구도가 바뀔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토실이=힘!"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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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우리는 이렇게 살고 있다.

내가 아파도 블로그는 잠잠하고, 애들이 아파도 잠잠하다.
엄마는 그런 존재다(그런데 다른 사이트들은 어케.. ???).
뭐, 그런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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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루 해피 뉴 이어~
올해는 호랑이해.
나의 해다.
어흥!

다들 계획한 것들 찬찬히 다 이루고 건강 지키면서 즐겁게 사는 한 해가 되시길 바란다.

Posted by bibidi
동동브로2010. 1. 27. 00:27
지긋지긋하다.
이렇게 질긴 감기는 또 오랜만 내지는 처음인 듯 하다.

시작은 누구였는지 모르겠지만 여튼 2009년의 마지막을 감기로 장식했다.
2010년 역시 감기로 시작해서 요 몇일 좀 나은 듯 하더니 다시 코감기에 걸렸다.

어제는 동휘 선수가 38도까지 올라가고, 오늘은 토실이 선수가 열이 올랐다.
해열제를 먹이면 내려가긴 하는데 완전히 떨어지진 않고..
동휘 선수는 감기로만 판명이 됐는데 토실이 선수는 또 한 쪽 귀가 살짝 부었다고 한다.
항생제 무쟈~게 먹어댄다.
거기다 남편은 점심에 먹은게 뭐가 잘 못 됐는지 저녁도 못 먹었다.
온 가족이 부실 & 비실이다.
큰일이다.

그래서 요즘, 만사가 귀찮다.
다들 감기 조심하시라.

그냥 가기 아쉬우니까..


Posted by bibi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