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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8.12 한글교육에 관한 짧은 생각 26
생각거리2010. 8. 12. 06:20
큰애가 이제 갓 만 5세, 한국 나이로 6세.
또래 아이들은 대체로 한글 읽고 쓸 줄 아는 단계로
좀 빠른 아이들은 사전도 찾아보는 경지라고 한다.

우리 큰애는 천진난만한 상태.
이제 겨우 자기 이름 정도 쓸 줄 알고, "이"자 정도는 구별할 수 있는 수준?

아이가 한글을 모르는 스스로를 "공부를 못한다"고 표현하기도 하고
친구들과 비교하기도 하고
한글을 가르쳐달라고 요청도 했던 고로
한글 학습지(플러스 독서 바우처) 하나 시키고 있고
어린이집에서는 나름 자음과 모음을 가지고 한글 쓰기까지 병행하는 듯 하다.

그런데 시키면서도 느껴지는 이 답답함...

나는 내가 어떻게 한글을 깨쳤는지에 대한 기억이 없다.
아주 어릴 때의 일까지도 영화의 한 장면처럼 기억하는 내가
학습능력의 중요한 한 꼭지인 한글 깨우치기에 기억이 없다니.. @.@
여튼, 그래서 아이 한글학습에 그 어떠한 의견도 낼 수가 없었는데 말이지..

그래도, 아무리 생각해도 한글과 통글자 학습은 뭔가 조합이 맞지 않았다.
상형문자도 아닌데 글자를 낱말 통으로 익히다보면 어느 순간 깨달음이 오는건가?
그렇다면 왜 어린이집에서는 통글자가 아닌 자음+모음으로 가르칠까?
25년 경력에 빛나는(ㅋㅋ) 전직 초등교사인 우리 엄마는
왜 통글자 교육이 아닌 자음+모음으로 한글교육을 해야한다고 주장하시는걸까?

그래서 인터넷 검색 조금 하다가, 믹후방에 전직 국어 선생이었다는 회원의 적극 추천으로
"기적의 한글 학습"이라는 책(5권이 한 세트)을 구매했다.
인터넷에서도 좋은 사이트들을 찾긴 했는데 좀 중구난방이라는 생각.
거기다 "기적의 한글 학습"은 그래도 국어교육 전공한 전공자가 쓴거라 더 믿음이 가기도 했고..

기적의한글학습세트(전5권)(2009) 상세보기


남들은 그냥도 깨친다는데라던가
한글을 뭘 굳이 돈을 줘가면서까지
라는 생각은 하지 않기로 했다.
애와 내가 능력이 안되면 돈이라도 들여야 하는거고
이왕 돈 들일거면 제대로 된 것에 돈을 들여야 할거고
지금이 한글 학습의 적기인가에 대해 의문이 좀 생기긴 하지만
어린이집서 하는 공부를 잘 따라하는걸 보면
아무래도 내가 내 자식을 너무 과소평가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복합적으로 들었다 말이시.

왓쏘에버,
구매 이틀 만에 배송돼 왔다.

쭉 살펴보는순간, 제대로 된 판단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머리글을 보는 순간, 그리고 목차를 보는 순간
그간의 내 혼란스러움이 싹 가시는 느낌이랄까?

그렇다. 나는, 그리고 어쩌면 당신을 포함한 우리는
한글이 과학적이라고 배웠다.
생각해보니 자음과 모음의 결합만 제대로 알면
표현하지 못하는 말이 없다(꼬투리 잡아서 이상한 단어 이야기하면 듁음!).

영어 읽기의 한 방법으로 인기인 파닉스(phonics)의 경우엔
기본 규칙을 다 가르쳐주고도 예외가 너무 많아서
처음 영어 읽기를 배우는 아이들에게 좀 짚어주면 될 정도라 생각되는데
(단, 나는 전문가는 아니기 때문에 내 의견이 틀릴 수도 있다)
한글은 원칙만 알아놓으면 따로 읽기(독해가 아닌 말 그래도 읽기)나 쓰기에 있어
추가로 해야할 공부는 없는 듯 하다(이 의견 역시, 나는 전문가는 아니기 때문에 틀릴 수도 있다).
그런데 왜 규칙을 설명해주지 않고 통글자로 한글을 시작하냔 말이지..

당장 우리 애가 지금 하고 있는 한글 학습지만 해도 10개월을 목표로 두고 있다.
엄마가 복습을 많이 시켜줘야 한다는데 그럴거면 내가 가르치지
뭐하러 선생님까지 부르겠는가 싶기도 하다.
"어린 백성"을 위해 세종대왕이 쉽게 만들어주신 한글인데
아무리 어리다지만 한글을 읽는데 10개월이 걸리는게 말이 되나?

세종대왕이 창제할 당시 '아침나절이 지나기 전에 해석하고,
열흘이 지나기 전에 배울 수 있는' 글자였던 한글을,
오늘도 배우기 쉽고 쓰기 쉬운 한글로 되돌려놓고 싶다.

- 기적의 한글 학습 머릿말 중, 최영환

엄마와 단 둘만의 시간이 부족하다고 불평하는 큰아이와 함께
찬찬히 해보고자 한다.
언제나 문제는 나인데.. 모쪼록 중간에 싫증내지 않고 잘 해나가길 바랄 뿐이다. ^^;;;
Posted by bibi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