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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5.07 [46개월] 동네 꼬마들과 놀다 16
동동브로2009. 5. 7. 11:31
우리 옆집엔 러시안 터키쉬들이 사는데(그동안 러시안들 매너없다고 욕해서 미안합니다아~)
아줌마가 거의 반장님같다. 그래서 이 동네 사는 그 나라 사람들이 놀러온다.
뿐만 아니라 우리 뒷동에도 두어 집 더 사는 것 같다.
그래서 애들 학교 끝난 오후 4시 무렵부터 7시 정도까지 왁자지껄 시끄럽다.
동우가 낮잠잘 때는 참 듣기 싫은 소리지만, 그래도 애들이 떠드는 소리는 사람내음이 나서 참 좋다.

밖에서 뛰노는 애들을 부러운 듯이 쳐다보던 동휘가 자기도 나가 놀고 싶댄다.
솔직히 나도 낯을 좀 가리는 사람이라 망설였으나 동휘아빠가 일 있다고 날 내보내는 바람에
입이 다발이 나와 나갔다. 칫.. 나 오늘 하루종일 열과 성을 다해 동휘랑 노느라 목이 다 아프구만.

밖에 나갔더니 그 많던 애들이 없다.
금방 실망해 울상을 짓는 아이를 보니 안되겠다 싶어 차 트렁크에서 맥퀸공을 꺼내 놀았다.
그런데 아파트 건물 뒷쪽에서 아이들 소리가 나서 보니 거기들 몰려 있었다.

맥퀸공을 매개체로, 한 30분 신나게 뛰어 놀았다, 우리 동휘.
8명 중 2명이 동휘 또래고 나머지는 다 형아들, 누나들이었지만
다행히 동생들과 놀아본 애들이라 동휘랑도 잘 놀아주고
나한테도 어찌나 말을 거는지(아, 어딜가나 애들에게 받는 이놈의 인기는~) 좀 힘들었다.
거기다 손 큰 우리 옆집 아줌마, 터키쉬 음식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그 집 큰아이가 접시채로 들고 나와
하나씩 나눠주는데, 우리나라 만두스러운 것이 짭쪼름한게 참 맛있었다
(물어보니 이름은 자기도 모르겠다고 하는데 감자와 양파가 속에 들었댄다. 겉은 만두피, 아니
얇은 랩같은 걸로 돌돌 말아서 군만두처럼 튀겼다).

"영어하네?"라고 묻는것이 아마 우리가 영어를 못한다 생각하고 말을 아예 안 걸었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동휘가 세살인데 프리스쿨 아직 안 다닌다니까 집 앞에 있는 데이케어 좋다고 거기 보내라는 오지랍까지.. ㅋㅋ
(이건 이웃 아줌마들 얘기가 아니고 애들 얘기였다)
여하튼, 아이들은 우리 동휘 이름을 알았는데(Jaime), 나는 그 아이들의 이름을 도저히 못 외우겠다. @.@

집에 돌아와서도 창밖으로 동휘는 연신 뭐라뭐라 이야기를 나누고,
얼른 밥먹고 이닦고 방에 누워 5분도 안돼 잠이 들었다. 아주 바람직하다.

오늘 동휘는 디비디를 2시간도 채 안 봤고, 컴퓨터 게임은 거의 안했다.
정말 최악의 날에는 하루종일 디비디보고 컴퓨터 게임만 한 날도 있는데 오늘은 엄마로서도 만족스러운 날.

예전에 사놓은 장난감을 좀 풀었다.
이것들을 풀기 위해 거실 청소를 시켰다..만, 함께 했다.
그래도 할머니가 한국 가신 후 동휘가 잘하는게 제자리에 앉아서 밥 먹는거, 청소 기똥차게 깔끔하게 하는거다.

왓쏘에버, 처음엔 플레이도우를 가지고 놀았다.
타겟에서 산 플레이도우, 그 안에 가위, 롤러, 커터, 뽑기 등등의 다양한 기구들이 있었는데
일전에 나랑 쿠키 구우면서 모양 만들던 기억 때문인지 너무나 즐거워하며 1시간 이상 놀았다.



그 다음엔 아마존에서 산 ThinkFun Rush Hour Jr.로 또 1시간 넘게 놀았다.
사실 이게 6~8세용이라 너무 어렵지 않을까 했는데 안에 들은 카드대로 차를 주차시키는 것만으로도
(원래는 그 주차된 공간에서 아이스크림 트럭을 밖으로 빼는 게임이다) 동휘에게는 큰 도전이 됐을 듯.
처음엔 좀 어려워하더니 곰새 advanced로까지 넘어갔다.
무엇보다 45개월짜리가 1시간 넘게 집중을 해준다는건 정말 바람직한거다. 음하하~



마지막으로 튜즈데이모닝에서 아주 저렴하게 구입한(50% 세일하는 본 사이트보다 50% 저렴한 가격)
Hooked on Phonics Learn to Read K-1st Grade(4~7세용)로 1시간 넘게 놀았다.
내가 보기에도 알파벳 대문자 겨우 아는 동휘에게는 아직 너무나 어려운 세트다.
거기다 워크북도, 아직 선 또는 곡선이나 찍찍 그어대는 동휘에겐 너무나 고난이도이고.
그런데도 굳이 구매한 이유는(사실 Pre-K를 사고 싶었다. 대문자, 소문자, sound를 가르쳐준다는)
원하는 제품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혹 한국에 간다면 필요할 것 같아서였다
(한국에서도 팔 순 있지만 이 가격은 절대 아닐껄?).

그런데 열어보려고 하길래 "엄마꺼야!"라고 했더니 더 불을켜고 자기가 해보겠다고 난리난리..
그래서 그 안에 있는 책(13권인가? 짧긴 하지만 책은 책)을 두 번에 걸쳐 다 읽어줬다. @.@
목이 터질 것 같았지만 열중하고 듣는데, 따라하는데 굳이 안 읽어줄 건 없지.
아이가 글을 깨우쳐 읽는게 목적인 책이었지만, 뭐.. 어쩌랴.
녀석은 외워버리더군(문장이 짧다). 이러다 나중에 글 읽을 때 방해될라. -_-



뭐.. 결론은, 각 장난감 당 1시간씩 각각 1~2회를 했기 때문에 내가 동휘랑만 놀아준 시간이
5~6시간은 된다
는 얘기며, 여기에 밖에서 공차고까지 놀아줬으므로.. 와우!
스스로에게 "자랑스러운 어머니상"이라도 내주고 싶은 심정.
이게 가능했던 건.. 오늘 눈 뜨고 있는 얼굴도 제대로 못 본듯 한 동우 덕.
오전에 잠깐 반짝한 걸 제외하면 하루종일 먹고 자고 싸고만을 반복했다. @.@
(몇 일 잠 잘 안 잤으니 이런 날도 있어야쥐!)
동휘도 간만에 온전히 엄마를 차지하고 놀아 너무나 신나한 눈치.

맨날 이렇게, 거기다 동우까지 합세해서 놀면 참 재미있겠다.


Posted by bibi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