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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거리2009. 4. 4. 00:02
3년 반 전의 일인데도 도대체 갓난 아기를 어떻게 키웠는지 모르겠더라.
특히 밤에는 등의 센서가 더 민감하게 작동해 베시넷에 눕히기만 하면 울어대는 동우를 보면서,
"도대체 얘는 왜 이런거야? 우리 동휘는 안 그랬는데!!!" 했었다.

그러던 중, 이상한 걸 발견한거다.
"내 노후자금"이라며(ㅋㅋ) 열심히 작성한 아기 동휘의 먹고, 자고, 놀고, 싼 기록(무려 7개월동안!)을 보니
동휘도 동우 이맘 때 쯤 비슷한 양상을 보인 것. 어라?

그래서 내친 김에 동휘 때 쓴 육아일기를 펼쳐봤다.
아쉽게도 예전 내 홈페이지에 작성했는데 그걸 폐기시켜버려서 백업파일에서 찾아 읽으려니 힘들더만.
왓쏘에버, 이왕 벌인 일, 힘들지만 열심히 찾아봤다.

오메?!
아기 동휘도 동우와 너무나 비슷한 양상을 보였던 것!
생후 6주에 얼러주면 웃는다는 것도, 응가 횟수가 확 줄었다는 것도, 밤에 센서가 민감하게 작동했던 것도..
모두 다!

우후후..
그러니까 내 기억 속에 저장된 동휘는
엄마 고생 안 시키고, 아주 규칙적이고, 착하기만 했던 아기였고,
반면 동우는 그 반대였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둘이 비슷했던 것.

문득 나 대학 다닐 때인지 고등학교 다닐 때인지,
엄마가 동생들 앉혀다놓고 혼내시면서 "네 언니는 공부하는걸로 엄마 걱정 시킨 적이 없다!"라고 하실 때
의아해하며 키득거렸던거이(나 중학교 때 공부 못했거든요, 엄마~) 생각난다.
난 엄마가 의도적으로 그런 멘트를 흘리셨을거라 생각했는데,
엄마는 정말 내 말썽시기를 까먹으셨을거란 생각이 더 강하게 든다
(아, 사실 엄마 여기 오셨을 때 여쭤봤는데 명확한 대답을 못 들었다. @.@). ㅋㅋ

하긴..
기억에서 지워져야 생활이 되지.
첫애 때 힘들었던 것이 다 생생하면 둘째는 감히 생각이나 했겠는가..

뭐, 그래도 6주쯤 되니까 예전보단 수월하다.
벌써 감기에 걸렸는지(둘째 이하들의 운명) 코막혀 힘들어하는 거 외에는(특히 밤에).
무엇보다, 얼러주면 웃고 달래주면 울음을 멈추니
얘가 엄마를 알아보나 싶어 예전보다는 예쁘다.
Posted by bibidi
생각거리2009. 3. 22. 10:25
엄마가 한국에 도착하신지도 4일이 지났다(3일인가? 뭐.. 여튼 좀 지났다구).

엄마가 한국 가시면 우리 넷이 어떻게 사나 눈앞이 캄캄했는데 뭐 대충 잘 살아진다.
물론, 커피가 없이는 하루도 못 견디고(신생아에게 신경질 내는 엄마 봤어? 울 엄마는 처음 봤나부다.
엄청 혼났다. 하지만 이제 울 엄마는 몇 만 마일 밖에 떨어져 계시기 때문에 날 혼낼 수 없다. 으하하~),
쉴 시간도 별로 없고(지금은 두 녀석 다 잠들었다. 야호~), 그래서 점점 더 팬다가 되긴 하지만
그래도 살아는진다. 어짜피 두 아이의 엄마로 이제 계속 살아야되는데 적응해야지. 암, 그렇고말고.

그래도 동휘아빠가 아니었으면 정말 못 견뎠을거다.
한 때 나의 가장 큰 협박이 "그럴거면 얼른 한국가자!"였던 것처럼, 요즘 동휘아빠의 최대 협박은
"나 학교간다!"다(정말 치사하다. 내가 정말 치사했구나..).
미역국은 삼칠일만 먹으면 되는 줄 알았더니 계속 끓여대는 통에 계속 먹고 있다.

동우는 젖도 잘 먹고 있고(뭐, 아직도 가끔 젖 무는 법을 까먹어 고생시킬 때가 있긴 하지만,
Secrets of the Baby Whisperer에 따르면 특히 남자애들이 그렇게 잘 까먹는다니까
(역시 여성이 더 우월한걸까?) 그냥 그러려니 한다.
여전히 공중부양을 원하고, 바운서도 싫어하고, 배시넷도 싫어하고, 카싯은 그나마 좀 좋아하고..
1개월 첵업에 갔더니 몸무게가 8' 9''(약 3.9kg)로 늘었고 키는 21.26''(약 54cm)로 좀 자랐다.

growth chart에 의하면 70% 정도에서 25% 정도로 확 줄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growth chart 자체가 좀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젖 먹는 아기들은 보통 몸무게가 빠졌다가 생후 2~3주 안에 태어날 때의 몸무게를 찾는다는데
아니 그럼 1주일 안에 확 자란다는 말인가?
어디선가 growth chart 자체가 분유먹는 아기들을 기준으로 만들어졌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그게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
결코 %가 떨어져서가 아니라, 상식적으로도 그렇단 얘기다(믿어줘, 믿어줘, 믿어줘!).

동휘는 완전 개구쟁이 어린이가 됐다.

가끔 엄마의 관심이 온전히 자기에게 쏠리지 않음에 불만을 토로하긴 하지만,
아빠랑 많이 친해져서 이젠 "엄마는 집에 있어. 아빠랑 xxx 다녀올께"라는 말도 서슴없이 한다.
그래도 엄마가 안아주면 세상 행복한 아이..
너무나 오랜 시간 dvd, tv, 컴퓨터 게임(프리스쿨러 용이라곤 하지만)에 노출되는 바람에
과격한 성향이 나오곤 하지만(라고 믿고 있다), 울 엄니 말씀으로는 "저 에너지 발산해야지"라..
여튼, 애잔하고 사랑스럽고 예쁜, 아니 멋진(동휘는 "예쁘다"는 말을 싫어한다. "멋지다"란다)
나의 큰 아이 되겠다.

할머니 한국 가시고 난 후부터 계속 할머니 타령에, 특히 첫날은 "할머니 어디갔어?"
"할머니 왜 도위 두고 갔어?" "할머니 얼른 오라고 해!"라고 해서 나까지 눈물나게 하더만
막상 오늘 할머니랑 통화하니까 "할머니, 왜 갔어!" 한마디 하곤 아무 말도 못 하고 삐죽삐죽만 하더라.

요즘은 이후 거처에 고민이 많다.

어디든 남편 직장이 결정되는 대로, 미국 내에서 안되면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으로(jobless.. 흑흑) 결정이 되겠지만
가능하면 어디가 됐든 전자가 됐음 좋겠는데 전 세계적으로 경제가 심란하다보니 후자가 될 것도 각오하고 있다.
다른 것보다 해외 이사짐 싸는게(더구나 한국엔 집도 없음) 골치 아파 미국에 남고 싶은데
(이런 얼토당토않은 이유라니.. 내가 생각해도 내가 웃기다), 불법체류는 할 수 없으니 시간은 별로 없다.

아이들 교육 때문에 미국에 남아야 한다는 사람들도 많으나, 들리는 바로는 한국이나 미국이나 비슷비슷..
관점의 차이와 비교대상의 차이일 뿐이다.

누가 "앞으로 네 앞날은 이럴거니까 그에 맞게 준비해"라고 말해줬으면 좋겠는 지금 상황이다.
어느 나라에서 사는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어느 나라가 됐든 내 짐 풀고 살 수 있는 곳이 가장 편한 곳 아니겠는가..
Posted by bibi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