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1.05.31 5월을 보내며... 18
생각거리2011. 5. 31. 00:51

참 이상한 한 달이었다.

뭔가 무지하게 바쁘면서도 하루를 돌이켜보면 한 일도 제대로 없고,
몸도 마음도 다 피곤한데 돌이켜보면 널부러져 있었던 적이 더 많았던 것 같은, 그런.

음.. 이런게 우울증인가?

한동안 또 그랬다.
딱 무슨 노래 가사처럼 "나는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목표도 없이 목적도 없이 부표도 없이 바다 한가운데를 떠도는 돗단배같달까?

뭐, 그래도 대략 5월을 정리해보자면...


1. 좀 느슨해진 살림살이

4월엔 아주 훌륭하게 외식을 줄이고 집밥 먹기를 실천했는데
5월엔 그게 좀 느슨해졌다.
외식을 줄이면 생활비가 좀 덜 나갈거라 생각했는데 왠걸.. 별 차이가 없더라는. -_-
그래서 (4월에 비하면 막가파 정신으로) 힘들면 사먹기도 하고 그랬다.

문제는 한 번 외식을 하게 되면 그 다음에 밥 해먹기가 더 귀찮아지더라는 것.
이게 정말 큰 문제인 것 같다.
그래서 6월엔 다시 4월처럼 살아보고자 한다.
뭐, 덜 벌면 덜 써야지.

차만 타면 "나는 집에 있으면 안되요?"라고 묻던 동휘가 자진해서
"날도 좋은데 우리 어디 좀 가면 안될까요?"라고 물을 정도로
집에만 콕 박혀있던 일상에서 벗어나 가까운 밀양으로 나들이를 다녀오기도 했다.




2. 문화생활

그 흔한 영화도, 뮤지컬도, 콘서트도 없었다(애들 데리고 뭘? 흑..).
하지만 우리는 대백 플라자라는 곳의 심지어 갤러리에 다녀왔다.
그림과는 별로 친하지 않은 나로서는 갤러리에 발걸음 한다는 것 자체가
연중행사를 넘어 거의 인생중행사? 쩝..



큰애가 제 33회 대백 어린이 미술 공모전에서 유치부 특선상을 받아서
(어머어머 놀라지 마시라. 대상, 금상, 은상, 동상 다음에 특선이다)
대백 플라자 갤러리에 전시되는 영광(가문의 영광이다. ㅋㅋ)을 얻었다.
어린이날 아침 일찍부터 가서 사진 찍고 곰새 돌아오는 새끼줄.

애들 사진의 배경이 되는 그림이 동휘가 그린 그림이다.


3. 이사준비

집주인이 집을 팔겠다고 내놨다고 한다.
계약은 8월 중순까지인데 벌써부터 집 보러 일주일에 한 번 정도씩 사람들이 온다.
이거 꽤나 귀찮네.. 쩝.

그래서 집을 알아봐야 하는데 내가 지금 사는 동네는 집값(매매, 전세, 월세 모두)이 꽤 올랐다.
지방 소도시라고 우습게 봤다가 큰코 다칠 지경.
거기다 가격이 오른 이유 중 하나가 동네 초등학교 때문이란다. -_-
길 건너편에 아파트 단지는 꽤 되는데 초등학교를 짓겠다고 벌써부터 얘기했으나
(심지어 내년부터 학생들을 받겠다고) 개교는 커녕 아직 삽질도 안 한 듯.
그러다보니 우리집 근처의 초등학교는 포화상태.
결국 길 건너편 아파트에 사는 학생들을 좀 더 먼 동네 학교로 보낸다고 하니
아예 이 동네로들 이사를 많이 오는 모냥.
우리동네로 치자면.. 그러니까 경산의 대치동이란 말이지.. 쩝.
(나 경산 잘 모른다. 그냥 내가 들은게 그랬다)

아.. 내년에 초등학교 가는 큰애만 아니라면 오히려 마음이 가벼울텐데
동네도 익숙하고 친구들도 꽤 생긴 상태에서 다른 동네를 알아보자니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는 큰애가 너무 마음에 걸린다 말시.

이웃 아줌마들은 얼른 부동산에 문의해보라고 난리들인데
막상 나는 미루고 미루고만 있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 6월로 미룬 상태.


4. 그래서 나는?

페북에는 이미 써놨다만, 이제 슬슬 내 삶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스물스물 든다.
그래도 남편도 있고 아이들도 아직 엄마 손이 많이 필요한 나이인지라
내 생각만 할 수는 없을 듯.
가능하면 지금 내 상황에서 아주 조금만 더 욕심을 내서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
지난 몇 주간 고민만 많았는데 그래도 머리 터지게 고민하다보니까
어떻게 살아야 할지, 뭘 해야할지, 윤곽이 좀 잡히는 듯 하다.

회사를 그만두고 한동안 목표설정, 목표달성, 계획 등등과 의도적으로 멀어지고자 했으나
역시 그런 것들이 있어야 정리가 되는 듯 하다.
큰 덩어리를 만들어놨으니 이제 이걸 잘 다듬어서 볼만한 조각을 만들어봐야겠다.

아울러 뚱뚱한 엄마가 유치원에 왔다가 자기 친구들이 놀릴까 걱정이라는
큰놈의 폭탄 발언 때문에라도 운동을 시작해야겠다는 의지를 굳건히 해보겠다 이기야
(위로하지마! 더 슬플거야! 위로하면 내 뱃살 다 자기한테 간다~).
나는 동네 산책도 힘들고, 수영은 싫고(물속에서 노는건 좋으나 앞뒤 시간이 싫다 이거지),
역시 gym 등록해서 트레드밀에서 열심히 걷는데 딱 적성에 맞아.
결국 돈 쓰겠다는 이야기.


아, 간만에 블로그에 글 쓰려니 시간도 많이 걸리고 글 쓰다 졸리다...

Posted by bibi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