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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1.28 근황 26
생각거리2009. 1. 28. 15:00
간만에 글을 쓰면 그냥 근황이다.

지난 주 37주 첵업 바로 전날 biophysical profile test라는 걸 했다.
초음파와 NTS라고 진통이 올 때 태아가 그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있는지를 검사하는 테스트였다.
마귀할멈이 검사 전에 먹고 가란 말을 안해서, 거기다 예약이 9시 30분이라
세 식구 쫄쫄이 굶고(30분 정도면 끝날 줄 알았다) 갔는데,
20분을 초음파를 하고 난 후에도 복이는 여전히 자고 있어서 NTS 검사하는데 1시간 10분이 걸렸다
(보통은 20분 정도면 끝난다고 함).
혈당이 올라야 애도 깨서 움직이는데 아무것도 안 먹었으니 잠잠~
그래서 병원서 주는 쥬스며 크래커를 동휘와 나눠먹고 그렇게 오래 있어야 했다.
무지하게 피곤하더라. -_-

다행히 복이는 초음파 상으로 모두 정상이란다.
몸무게는 약 5 파운드 6온즈(2.4kg) 정도고 양수량도 정상이고, 위치도 정상이고.. NTS 결과도 좋댄다.
"정상"이라는 말, "보통"이라는 말이 얼마나 아름다운 말인지..

그 다음 날에는 산부인과에 갔는데 어쩐 일로 대기시간 거의 없이 바로 진찰실로 들어가는 영광을~
그런데 질에 감염이 있어서 항생제를 먹어야 한다고 처방을 해줬다.
minor and common이란다. 그래도 치료를 안하면 아기가 태어날 때 감염될 우려가 있다나?
참내.. 복이 너도 별게 다 걸린다. -_-
혹 수영 때문이 아닌가 싶어 요즘은 아예 수영을 하지 않고 있다(마귀할멈이 3cm 벌어지기 전까지는
수영 맘껏 하라고 했는데, 홀리 할머니는 혹시 감염되면 어떻게 하냐고 하지 말라 하셨었거든).
그렇다면 다른 운동을 해야하는데.. 도통 안한다. --;;
거기다 이 항생제만 먹으면 무지하게 졸리다.
주말 내내 먹고 자고 먹고 자고 했더니 3 파운드가 쪄서 깜딱 놀랬다(3일동안 3 파운드!).
그래서 먹는 걸 좀 주의했더니 다시 2 파운드가 빠지긴 했지만..
내가 살 찌는 것도 그렇지만, 혹 애가 갑자기 커질까봐 무지하게 신경 쓰인다.

이번 주 금요일에는 38주 산부인과 첵업이 있고, 성당 아줌마들이 베이비샤워를 해준댄다. @.@
지난 두 어 달을 성당에 발걸음조차 하지 않았는데 베이비샤워까지 해준다니 무안 & 미안하다.
그래도 나보다 한 달 가량 늦게 셋째를 낳을 지원엄마 덕분이라 생각하고 그냥 가서 잘 먹고 오려고 한다.

잘 가는 사이트에 가서 거의 하루종일 살다시피 하는 요즘이다.
동휘랑 더 잘 놀아줘야 하는데 디비디 틀어주고 컴퓨터 시키고 나는 나대로 놀고 있다.
밤마다 미안하고, 아침이 되면 자연스럽게 인터넷 켠다. -_-
아무래도 복이 낳고 난 후에는, 동휘 때와는 다르게 적어도 6주, 길면 3개월까지도
인터넷 없이, 컴퓨터 없이 아이들과 함께하겠다는 계획
을 세운 다음부터 더 그러는 것 같기도 하다.
넘 무리하나? 쩝.. ^^;;

이제 배가 제법 많이 나왔고, 마귀할멈 말로는 주수에 맞게 밑으로 내려왔다고 하는데(dropped)
그래도 여전히 숨이 차고 입에 뭐가 들어가면 금방 속이 갑갑하다.
복이는 힘차게 발길질(그렇다. 발 위치다. 만지면 딱딱하고 둥근 것이 만져지는게 무릎같기도 하고..?)을 해대거나
위치에 따라 발로 내 배를 쭈욱 밀어내기도 한다.

facebook.com에 변화가 생기면 이메일(gmail)로 바로 연락이 오는데
중-고등학교 때 킹카 중 하나였던 Janis가 facebook.com 가입했다면서 Eddy가 친구 맺으라는 연락을 다 했다
(물론 클릭질로 이뤄지는거지 특별히 메시지를 보낸 건 아니지만).
아니, 나랑은 기껏해야 인사 정도만 했던 앤데 뭐래? 하는 마음으로 들어가봤는데 세상에..
Janis네 가족 블로그까지 들어갔다가 펑펑 울고 밤새 잠도 못잤다.

아이가 셋이 있는데 둘째가 2살 무렵에(현재 4~5살 정도 된 것 같다) 캐미컬을 마시고 식도를 많이 다쳤단다.
튜브를 위에 연결해서 지냈는데 몇 달 전부터 침도 삼키기 힘들어해서 다친 식도부분을 다 잘라내고
위와 연결하는 수술을 했는데, 그 결과가 좋지 않다는 소식이었다.
특히 애 엄마가 블로그에 꾸준히 병상일지처럼 올리는데 애 엄마가 자책하는 듯한 글을 남기는 바람에
그 맘이 너무나 아파서 한참을 울었다(아침에 동휘아빠한테 얘기해줬다가 혼났다. 제발 복이 생각해서
남은 기간만이라도 즐거운 일만 접하란다. -_-).
거기다 회복 기간 중에 뭐가 잘 못 되는 바람에(의료진들의 실수? 판단착오?) 아이는 지금 코마 상태.
해줄 수 있는 일은 기도밖에 없다는게 참 안타깝다.
그 와중에도 밝게 생각하고 지내려는 Janis의 가족들이 참.. 대견했다.

세상의 모든 아이들은 다 행복하고 건강했으면 좋겠다.
아울러, 잠든 자식도 다시 봐야겠다는 지극히 이기적인 생각도 들더라, 참 미안하게.

요 몇일 해가 떠서 밖에 나가 걷고 싶은데, 보도도 눈이 다 안 녹아서(치울 생각도 안한다) 산책은 무리다.
기껏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백화점가서 걷는 거, 타겟가서 걷는 거.
일반인(?)으로서의 버팔로의 겨울, 특히 난방비가 렌트비에 포함되는 겨울은 참 아름다운데
임산부로서, 아기 엄마로서의 버팔로의 겨울은 너무 잔인하고 지리하다.

그래도 밝게 살자!
화이팅!
Posted by bibi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