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동브로2009. 2. 17. 08:50

아침 10시 30분에 억지로 끼워 넣은 biophysical profile test를 하러 갔다
(내가 금요일 오후에 산부인과 다녀와서 전화를 걸었더니 꽉 차서 도저히 월요일에 안되겠다고 했다.
그래서 산부인과 의사가 검사 끝나고 바로 자기한테 오라고 했는데 어쩌냐 했더니 자기가 전화해보고
전화주겠노라고 하더군. 기다리는데 전화가 안와서 다시 걸어보니 산부인과에서 전화 안 줬냐고,
다른 병원 가서 하라고 하겠다고 말했는데.. 하더니 월요일 아침에 끼워 넣어준거다. "두드리면 열리리라"인가?).

내 Millard Fillmore Suburban Hospital을 동휘 가졌을 때도, 낳을 때도 가보고, 복이 가졌을 때도 많이 가봤는데
오늘처럼 Prenatal Testing Center가 붐비는 날은 또 처음 봤다. @.@
검사하는 테크니션 왈, 주말에 많은 아기가 태어나서 너무 붐비고 바빴단다.
오늘 오후 늦게나 되어야 퇴원들 할거라나?
어케 그렇게 맞춘듯이 많아지냐니까 유도분만에 제왕절개가 많았다고 한다. @.@
역시, 주말은 그렇군..

나한테서 진통이 계속 온다고, 그 와중에도 복이는 잘 견디고 있다고 했다.
자기가 보기엔 오늘 중에 나올 것 같다면서 원한다면 내진을 해보는게 어떻겠냐고 하다가
아직도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니 아무래도 산부인과에 갔다오는게 낫겠다는 소견을.. -_-
다음에 초음파를 찍었는데 숨쉬기도 잘 하고 있고, 컨디션 좋아보이고, 양수양도 적당하고, 포지션도 좋고..
지난 주에도 찍었으니 간단간단하게만 찍겠다더니 정말 금방 끝났다.

그.런.데..

산부인과에 갔더니 마귀할멈은 이머전시 콜을 받고 병원에 갔댄다. -_-
11시 30분에 도착했는데 12시 넘어서야 온다길래 나가서 배회하다가 12시 30분쯤 갔더니 사람들이 바글바글.. --;;
2시간 여를 기다려 만났는데, 아직도 아기가 위에 있댄다.
그나마 자궁이 1cm 정도 열렸다며 유도분만을 해야겠다더니 병원과 전화를 하곤 수요일(18일) 오후 늦게로 잡았다.
이 시나리오대로라면 19일에나 복이를 만날 수 있을 듯.
정말 애 낳기보다 병원 다니기 힘들다. ㅠㅠ

그나저나 가진통도 배가 아프다기보다는 (검사할 때 경험한) 진통이 올 때의 숨막힘이 지속되는데
그것도 진통이냐니까 배가 안 아파도 숨이 막히면서 배가 뭉치면 그건 진통(가진통이든)이 오는거라고
그것도 정기적으로 1시간 지속되면 전화하랜다. 아주 좋은 징조라면서.

이건 뭐, 둘째인데도 진통이 뭔지 모르겠으니 참.. ㅋㅋ

왓쏘에버, 대략 그렇다는 이야기.
주말에 진통와서 애 낳으러 갔으면 완전 짐짝 취급 받을 뻔 했다.
그런 면에서는 복이가 지 복을 챙기는 것 같기도 하고.
Posted by bibidi
동동브로2008. 9. 13. 05:16
사실 지난 주에 잡혀 있었는데, 기껏 아침 일찍 갔더니
아직 양수가 충분치 않아 태반이나 아이 머리를 찌를 수 있어 위험하다고 하여
한 주 미뤘다 (한 주에 100cc씩 양수가 늘어난다는군).

엄마나 남편은 안하는게 낫겠다 주의였지만,
나도 무지 불안했지만,
주변에 양수검사를 했던 사람들은
임신기간 내내 불안해하느니 차라리 준비를 하든 안심을 하든 하는게 낫다고 해서
그냥 하기로 했다.

동휘까지 데리고 갔기 때문에 동휘와 동휘아빠는 waiting room에서 기다리고
나 혼자 검사실에 들어가 먼저 초음파를 하고, 그 다음에 양수검사 전문의와 레지던트가 들어와
배에 바늘을 꽂고 양수를 채취했다.

지난 주에 초음파를 봤던 의사는 다운증후군 아이가 가지는 특성,
뇌 부분에 이상한 점들이 보이고, 팔다리 길이가 짧으며, 심장과 신장에 이상이 있는 등
보이지 않는다며 일단 초음파 상으로는 정상적으로 잘 크고 있는 것 같다는 소견을 내며
그래도 초음파 검사는 screening일 뿐 정확한 결과(?)를 낼 수 없다고 이야기 해줬다.

이번 주에는 지난 주에 자세히 보지 못했던 심장을 자세히 들여다봤는데
역시나 정상이라고 이야기 해 줘서 안심했다.

그리곤 양수검사를 시작.
먼저 배꼽 부근, 그러니까 양수 채취할 바늘을 꽂을 부분에 마취주사를 놓았다
(마취주사 꽂을 때랑 마취약이 들어갈 때가 오히려 더 아팠다눈. ㅠㅠ).
그리곤 초음파를 보면서 적절한 곳에 바늘을 꽂았다.
나도 모르게 신음소리가 나니 의사가 레지던트에게
"이런 신음소리가 나면 바늘이 양수를 채취할 수 있는 곳까지 들어갔다는 신호야"라고 하더군
(그래, 이 한 몸 희생해서 경험 많은 의사가 탄생할 수 있다면.. 쩝).
그런데 갑자기 복이가 움직여서 바늘을 하나 더 꽂아야 했다. -_-
그랬더니 녀석이 또 바늘로 돌진.. 결국 의사쌤이 이리저리 꾹꾹 눌러 애를 쫓고
양수를 빼려 하니 양수가 안 나와 또 배를 이리저리 누르며 위치를 잡았다.

한 뼘 정도 되게 양수를 뽑았더군. @.@ (그걸 또 다 보여주신다, 친절하게!)

처음엔 넘 긴장했는데 이 의사쌤이
"너 성은 한국인 이씨냐 중국인 이씨냐?"부터 시작해서
"한국의 이씨는 Jones, 김씨는 Smith 정도 된다"고 농담을 하시지 않나,
당신 레지던트 중에 "이씨 4명, 김씨 4명, 박씨 3명, 오씨 2명"이 있었다 하질 않나,
"너 아주 날씬해서 양수 뽑기가 쉽겠다"라고 말씀하셔서
난 죽이되든 밥이되든 미국에 살아야 행복할 운명이지 않을까 잠시 생각도 했다. ㅋㅋ
(사랑해요, 쌤~)

양수를 다 뽑고 나서는, 옛날에는, 그러니까 내가 태어나기 전 즈음에는
초음파고 뭐고 일단 뽑고 나서 이게 오줌인지 양순지 알아보기 위해 냄새를 맡아봤다는 둥,
어디를 제대로 찌르는지 잘 몰라서 유산률이 1/100 정도여서 만 40세 이상이어야 해줬다는 둥,
옛날에 비하면 요즘은 참 쉽다는 둥.. 여튼 1분쯤 걸린다는 말이 무색하게 5분 정도 걸렸지만
쌤 덕분에 크게 긴장하지 않고 즐겁게 검사가 끝났다.

그 와중에 초음파 봐주신 분은 성별 확실히 봐주겠다며
(사실 지난 주에 봐주신 분도 100% 확실하진 않지만 성별을 알려주긴 했다)
그 부위 사진까지 찍어 글자까지 남겨주셨다눈. @.@

여튼, 그렇게 양수검사가 끝났다.
24시간은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해서 어제 하루는 왕비로 지냈고
오늘은 다시 무수리로 돌아왔다.
결과는 양수를 배양해서 어찌고 저찌고.. 그래서 결국 1주일에서 10일 정도 걸린댄다.

양수검사를 통해 새롭게 안 사실.
다운증후군이라고 하면 어떻게 할거냐 묻더니 terminate을 시키려면
버팔로에서는 20주 이내에 해야 하고, 20주가 넘어가면 뉴욕시티에 가서 해야한댄다.

개인적으로 1st trimester screening test도, 양수검사도, 그 의도가 참 맘에 안 든다.

Posted by bibidi
동동브로2008. 9. 9. 10:49
나 어릴 때 어른들께 많이 듣던 이야기다.
너는 물에 빠지면 입만 동동 뜨겠구나..

그리고 30년의 세월이 지나, 지금 고작 만 3살 된 내 아이에게 내가 하고픈 말이다.
드디어 "왜?"를 배워서 시도때도 없이 쓴다.
급기야 오늘은 낮잠 안 자겠다는 녀석과 실갱이를 하다가 싸우고야 말았다.
내가 생각해도 유치하게 엄마한테 말 걸지 말라는 둥, 너랑 말 안한다는 둥..
빙글빙글 웃다가 녀석이 던진 말.

"엄마, 도위한테 왜 구뢔? 자꾸 구러면 도위 화낼거야. 흥!"
"엄마, 어디 아퍼? 아프면 닥털한테 가봐"

뭐 이 외에도 빙글빙글 약올리는 말이 많이 있었다만 기억이 나질 않는구나.

--
요즘 친구를 너무너무 사랑한다.
아이들이 보이면 엄마나 아빠는 완전 저리가라.
더구나 집 창문을 내다보면 바로 놀이터가 보이는지라 하루에도 몇 번씩 창문에 붙어서

"엄마, 친구네!!"
(친구들 가면) "아.. 친구들, 안되겠네!!" (뭐가??)
(친구들이 쳐다보면) "하이~ @#%@$#^!#$%^@#^$@#$^!!"

난리가 난다.

오늘은 간만에 놀이터에 나갔더니 또래 친구들이 많이 많이 있었다.
너무 좋아하며 방방 뛰어다녔다.
그러다 급기야는 나더러 집에 가서 컵을 가져오란다.
물 마시겠냐니까 신경질을 팍팍 내면서 컵을 가져와야 한댄다.

왜냐고 물으니.. 자기는 여기서 쉬를 하겠단다. -_-
집에 들어가기 싫은데 쉬는 하고 싶으니 컵에 쉬를 하겠다는 이야기
(원래 컵이나 물병에 꼬추만 넣고 쉬하는거 넘넘 싫어한다).
허허, 참..
애써 윽박질러 애를 집에 떠밀어넣었더니 (다음은 동휘아빠가 처리)
결국 변기 앞에서 바지에 쉬를 하고 말았다나?

결국 바지 갈아입고 또 나와 놀았다.

그래도 다른 사람들 잔뜩 보는 앞에서 엄마의 "하나, 둘, 셋" 협박에
"하나"에서 벌써 말을 들어준 녀석에게 감사한다. -_-

--

내가 첫째라 그런지 "내리사랑"이라는 말이 너무너무 싫었다.
첫째보다 둘째가, 둘째보다 셋째가 너무너무 예쁘다는 말이 정말 싫었다.

그런데 막상 내가 둘째를 임신하니 말이다,
까짓 "내리사랑"쯤 아무것도 아닐 것 같다.
그간 내리 받아온 단독 사랑을 둘째는 받아보기라도 할 것인가?
거기다 동휘 가졌을 때는 거의 매일같이 쓰던 태교일기를 복이는 한 달에 한 번 꼴로 쓰고 있다.
또 거기다 동휘 때는 커피도 딱 한 번밖에 안 마시고, 태아에게 안 좋다는 건 다 마다했는데
복이는 뱃속에 있는지 없는지.. 그나마 요즘 배가 좀 나와서 "아, 내가 임신을 했구나"하고 있다.
태교? 개뿔태교. 하루라도 화를 안 내거나 우울해하지 않으면 그 날은 아주 멋진 날이다
(아직 거의 없는 듯).
Posted by bibidi
동동브로2008. 8. 8. 06:29

이 글의 카테고리가 "잡담"인지 "육아"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복이가 관련돼 있는 일이니 일단 "육아"라 하자.

동휘 때와는 다르게 요즘 1st trimester screening test라는게 생겼단다.
꼭 해야하는 건 아니지만 recommended하는 테스트라고 받아보라고 하길래
보험사에서 커버해주는지 꼼꼼히 전화를 다 돌리고서야 지난 8/4에 했다.
초음파로 아기 목 뒤 두깨를 재고, 피를 네 방울인지 뽑아서 가져갔다.
초음파 결과와 피검사 결과, 산모의 나이를 따져 아기의 염색체에 이상이 있나
확인하는 검사랜다.

어제 마귀할멈에게서 전화가 왔길래, 역시나 복이도 동휘 닮아서 모든 테스트에
다 걸려보는구나 했다. 오늘 마침 첵업이 있어서 갔더니 역시나였다.
다운증후군 위험이 높다고 양수검사를 해야한단다.
거부할 수 있겠냐니까 벌써 종합병원에 자동으로 예약이 됐으니 카운셀링이라도 받아보랜다.
복이가 태어날 때 내 나이가 34세인데 다운증후군 위험도는 만 38세 산모랑 비슷하단다.
차트를 자세히 살펴보니 (마귀할멈, 자세한 설명도 없다. 씨이!!) cut off가 1/299인데
내 수치가 1/238이다 (반면 trisomy 18 (이건 뭔지 모르겠다) 위험도는 만 21세다. @.@).

양수검사를 해서 다운증후군이라는게 확실해지면 어떻게 되는거냐니까
그 다음엔 우리 선택이란다. 고칠 수도 없는 걸 검사해서 그렇다고 하면
그럼 팔, 다리 다 나와 벌써 자극에 반응하는 아기를 죽이라는건가?
아니면 임신 기간 내내 두려움에 떨면서 지내라는건가?
심지어는 이것들이 양수검사로 돈 좀 벌어보려고 생쑈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도 들었다
(차라리 이게 사실이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화가 많이 난다.
거기다 양수검사는 지금은 아기가 너무 작아서 못하니 다음 달 초에나 가능하단다.
(그럼 한 달을 전전긍긍하며 지내란 얘기냐?)
전문가를 만나고 양수검사를 하라는데, 양수검사는 옵션이랜다.


휴우.. 요즘은 좋은 뉴스도 하나도 없고, 하나같이 막막한 일 뿐이다.
오늘 처음으로 복이 심장 뛰는 소리도 들었는데 아무 느낌도 없었다.
그래서 복이한테 너무 미안하다.
너무 관심을 못 가져서 엄마한테 투정부리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도 든다.

맘을 편히 갖는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인 듯 하다.
아기가 생기면 당연히 건강하게 태어난다고 믿는 건 확실히 자만이다.
부디 동휘처럼 건강하게 밝게 잘 태어나 잘 자라줬으면 하는 마음 뿐.


인터넷을 뒤져보니 병원에 따라 cut off가 1/199 1/220인 경우도 있댄다.
그러면서 뭐가 정확도가 86%란 말인지??

Posted by bibi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