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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1.05 결혼 8주년 기념일 - 11/3 26
생각거리2009. 11. 5. 00:24
벌써 어제의 일이다.
결혼한 지 만 8년 째의 날.

정말, 10년째 이 사람과 함께 하는구나라는 감회(연애 2년 더해서)..는 사실상 없었고
그냥 평범한 하루의 시작일 뿐이었다.
지나가는 말처럼 그 전날 "내일이 우리 결혼기념일이야"라고 했더니 알았는지 몰랐는지
일단 화들짝 놀라는 반응을 보이는 남편.
그런 반응을 보고도 전혀 분노하거나 속상함 없이 그냥 웃을 수 있는 여유.
쓰다보니 좀 슬프네.
자식 뿐 아니라 다른 것에도 희노애락이 생겨줬으면 하는 바램.

왓쏘에버,
지난 결혼기념일에 관한 글은 다음을 참조하시고 (2008/11/03 - [하루하루] - 결혼 7주년)~

2009년 11월 3일, 수업을 갓 마치고 동우 젖 물리고 있는데
누가 문 따는 소리가 났다(학생들이 우리집 번호를 알고 있어서 화들짝).
남편이 가방을 매고 들어왔는데 손에 뭐가 들려있었다.
아하하~ 자그마한 케잌! 귀여우셔라~
그러더니 결혼기념일을 기념하여 저녁을 밖에 나가서 먹자고 한다.
그 때부터 동네 검색에 들어가 결국 씨하우스 경산점으로 낙착.

어린이집에서 돌아오는 동휘를 픽업해 소아과 가서 독감백신(올해도 flu mist로) 맞추고
(차 안에서 정신없이 곯아떨어진 녀석을 소아과 데리고 가 코 다 빼고 flu mist하니 애는 혼비백산한 가운데)
토실이는 자는 애를 옷 입혀 차에 태우니 선잠 깨서 칭얼칭얼..
도착 전부터도 험난하더구나. -_-
그래도 모든 걸 무시하고, 부페라서, 꿋꿋하게 애 바꿔 들어가며 먹었다.
나중에 동휘는 씨하우스에 딸린 실내 놀이터에서 애들이랑 놀고
(그 와중에 애들이 안 놀아준다고 울기도 하고, 결국 친구들을 만들어가며 놀긴 했다만..
역시 형제(자매)는 연년생이어야 좋다는 작은 깨달음을 다시 한 번. ㅠㅠ)..
토실이는 기껏 싸들고 간 자기 밥은 죽어라 거부하더니 우리 음식을 마구마구 넘보다가 결국,
전복죽 한 그릇을 다 비웠다. @.@
조미료, 간.. 뭐 이런 거 걱정은 됐지만 어쩌랴..
다행히 볼이 살짝 빨개졌나 했는데 아무 이상 없었다.
토실아!!! 자랑스럽구나, 네가!

배가 터질 것처럼 거북해질 때까지 음식을 밀어넣고 나올 때 시간을 보니
장장 2시간 30분 동안 먹어댔구나!
대략 만족스러웠으나 회와 초밥이.. 물괴기가 얼은 걸 녹이거나 살짝 말라있어서 그게 아쉬웠다.
뭐, 그래도 대충 분위기 내고, 그래도 애들 둘에 사진 하나 못 찍고 왔다.

지난 우방랜드와 에버랜드 방문으로 애써 위안을 하고,
그래도 결혼 8년 만에 네 가족을 이루며 아웅다웅(절대 알콩달콩 아님) 잘 살고 있다.

예쁘다고 해주고, 귀여워 해주고, 모든 이야기 함께 공유하고, 어쨌든 내 편이 되어주는 내 남편.
지난 8년동안 살아온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잘 지냈으면 좋겠다.
나는, 조금 더 자식들보다 남편을 위해 살아갈 것을 슬쩍 다짐해본다(만..).

Posted by bibi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