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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9.02 결혼 16
동동브로2010. 9. 2. 00:02
만 5세이자 한국 나이로 6세인 우리 장남.
요즘 부쩍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장남: 엄마, 나는 수현이랑 결혼하고 싶어.
나: 우리 동휘가 수현이를 좋아하는구나!
장남: 어! 수현이 너무 좋아.
나: 수현이도 동휘 좋아해?
장남: 어. 수현이도 내가 좋대.
나: 그래. 결혼은 서로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하는거야.

장남: 엄마, 나는 결혼해도 엄마랑 살꺼야.
나: 음.. 그런데 수현이는 안 좋아할껄?
장남: 왜?
나: 너는 수현이랑 결혼했다고 수현이 엄마랑 살자고 하면 좋겠어?
장남: 싫어! 나는 엄마랑 살꺼야.
나: 그러니까 수현이랑 너랑은.. 음.. 엄마 옆집에 살면 어떨까?
(뭐, 며느리 입장에선 이것도 싫을 수 있겠으나.. 심플하게 살자~)
장남: 옆집? 그래!
.
.
.
장남: 그런데 엄마, 옆집은 언제 비어?

너 정말 결혼하고 싶구나! -_-


몇일 후...
장남: 엄마, 수현이가 나랑 결혼 안 한대.
나: 왜?
장남: 여자애들이 남자애들이랑 안 놀아서 수현이도 내가 남자라서 놀 수가 없대.
나: 사이좋게 지내야지 왜들 그럴까?
장남: 나는 안 그래.
나: 그럼그럼.
장남: 엄마, 그럼 나 민재랑 결혼할까?
나: 왜?
장남: 나도 민재를 좋아하고 민재도 내가 좋대.

어허.. 민재엄마 알면 기절할텐데.. ㅋㅋ (민재, 그 집에서 아주 귀한 장손임)


오늘.
장남: 엄마, 나는 엄마랑 결혼할래.
나: 엄마는 너랑 결혼할 수 없어. 이미 아빠랑 결혼했잖아.
장남: 그래도 나랑 결혼하면 안돼?
나: 안돼. 결혼은 한 번만 하는거야.
장남: 그런데 지민이는 또 결혼했잖아. 태영이도 또 결혼했잖아.
(요즘 장남과 함께 드라마 "황금물고기"를 시청하며 저녁식사하고 있음)

그래서 "황금물고기"는 아이와 함께 보지 않기로 했다. -_-


Posted by bibi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