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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1.16 [40M 1W] 말하기 실력 급 향상 20
동동브로2008. 11. 16. 12:54


동휘아빠는 동휘가 천재인 줄 알지만, 그건 초보 부모들의 착각이고
(나는 초보 아닌가? ㅋㅋ),
객관적으로 봤을 때 언어능력과 장소 지각능력이 좀 뛰어난 것 같다.

"엄마, 미안하지만 디에고 다 보고 밥 먹을 수 있어?"
디비디 보고 있는 녀석에게 밥 차려놨다가 밥 먹으라니까 한 대답이다.
이게 몇 형식의 문장이냐?

여튼.. 단어만 나열하다가 간단한 문장을 만들다가 이제는 제법 긴 문장도 만드는 것이 신통방통하다.

거기다 이곳 원어민들도 인정한 "집에만 있으면서 발음도 좋고, 말도 잘 한다"는 동휘.
사실 이런 평가를 들을 때마다 에미는 심히 찔린다.
오죽 디비디를 틀어대면 저럴까 싶어서. -_-
요즘 부쩍 영어가 많이 늘은 반면, 한국어는 이상한 톤으로, 이상한 발음으로 말한다.
저러다 학교라도 다니면 정말 우스꽝스럽게 말할 것 같아 우려가 되긴 하는데,
한국 들어가게 되면 별 고민 안해도 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버티고 있다(귀.찮.다.. 미안).

한국인들은 영어 발음하면 의례 r과 l, f와 p 발음에 긴장한다.
하지만 의외로(?) 잘 안되는 발음이 있으니 그건 w 발음.

일전에 The Wiggles 컨서트 티켓을 구매하러 Tops에 갔는데
남편이 아무리 "The Wiggles concert ticket"을 외쳐도 전혀 못 알아듣던 캐셔가
동휘가 방방 뛰며 "The Wiggles!" 했더니 "Ah, The Wiggles!"하며 바로 알아들었다. @.@

거기다.. 어떤 단어였는지 기억은 안 나는데 여튼 w로 시작하는 단어를 가지고
 (Woody라 하자) 동휘와 아빠의 대화.
동휘: Woody, daddy.
아빠: 우디?
동휘: Woody!
아빠: 우디???
동휘: (무척 엄격해진 표정) WOODY!
아빠: 음.. 우뒤?
동휘: 아빠! 아빠는 영어하지 마!
그 날 동휘아빠의 상심은 무척 컸다.
하지만, 자기야.. 자기는 한국말을 잘하잖아.

요즘 Dora와 Diego에 푹 빠져있는 임동휘 선수, 에스빠뇰 실력 급 향상 중.
혼자서 설정놀이를 하며 즐겁게 놀고 있던 동휘, 갑자기
"momi, ayudame!"
처음엔 내가 잘 못 들은 줄 알았다.
허나, 정확했다. "아쥬다메!!"
뜻도 정확히 알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초기단계. 그래서 할 줄 아는 말은 hola, ayudame, vamonos, abre가 되겠다.
좀 더 잘하면 할아버지와 이모와 에스빠뇰로 대화한 번 해보라고 시켜봐야겠다. ㅋㅋ
(10초 안에 끊겠군!)

교육학 전공자들이 달려들어 만들었다는 Dora와 Diego 덕에 단어도 많이 알게 됐다.
돋보기나 망원경 같은 단어는 꽤나 어려운 단어 같은데, 무엇보다 나는 가르쳐준 적이 없는데
(사실 나도 가끔 까먹거든~) 정확히 알고 있다. 참 무서운 스펀지다.

위치파악도 기가 막히게 한다.

Main St.을 지날 때면 "현정이모네 가는거야?"
E. Robinson을 지날 때면 "여기 도위 병원이잖아"
Sweet Home Rd.를 지날 때면 "아빠 학교 가는거야?"
뭐.. 기타 등등이다.

거기다 "red light stop! green light go!"를 책에서 본 후,
운전하는데 뒤에서 어찌나 시끄럽게 해대는지..
특히 빨간불인데 차 안 오는 거 확인하고 우회전 할라치면
"엄마, red light stop인데 왜 가!!!"
난리가 난다. -_-
세상이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거든!!!

덕분에 온갖 참견을 다 해야해서 예전처럼 차 탄다고 바로 잠들지 않는다.
가끔은 오히려 더 또랑또랑해져서 놀라게 된다. ㅋㅋ

거기다가.. 뭐든 퀴즈 형식으로 놀려고 한다.
"엄마, 펭귄은 어딨지?"
"(포도 짚으며) 이게 바나나야?" "아냐!"
"(딸기 짚으며) 이제 바나나야?" "아냐!"
"(바나나 짚으며) 이게 바나나야?" "맞았어!" "You got it!"
너무너무 즐거워하는 놀이다.

요즘은 설정놀이도 너무 좋아한다.
덕분에 온갖 인형들이 다 끌려나와 동휘 놀이에 동참해야 한다.
그런데 아직 현실과 놀이를 구분을 잘 못하는 것 같다.
내가 Woody를 들고 있고, 동휘가 Buzz를 들고 있었는데 Buzz가 Woody를 때리길래
"친구 때리는 아이랑은 안 놀거야!"라고 했더니
울먹울먹하며 "엄마, 도위랑 놀아!!"라고 했다. -_-
나는 이 설정놀이가 싫다. 재미가 없다.
반면 동휘아빠는 꽤 긴 시간 놀아준다.
너무 신기해서 동휘아빠에게 "재밌어?'라고 물어봤더니
피곤한 표정으로 말했다. "음.. 병원에 와 있는 기분이야" ㅋㅋ

토마스와 친구들도 쫙 꺼내놓고 혼자서 목소리 변조해가며 중얼중얼 놀고,
트랙도 아빠가 기껏 다 맞춰놨더니 다 뭉개서 자기가 다시 바닥에 쫙 깔며 논다.

숫자는 드디어 1~11까지 셀 수 있게 됐다 (돌 무렵에 1~10까지 셌는데 엄마의 방치가 이런 결과를.. ㅋㅋ).
거기다 수의 개념은 3까지도 알게 된 듯 하다.
동휘가 너무 사랑하는 사과나 배를 깎아서 먹으라고 줬다가 3개쯤 남았을 때
"엄마 하나 먹어도 돼?"
"응"
"엄마가 하나 먹으면 동휘는 몇 개 남지?"
(손가락을 펼쳤다 접었다 해가며) "쓰리.. 원, 투.. 투!"
특히 잘 펴지지도 않는 손가락을 접었다 펴는 거, 넘 귀엽다. ^^

디비디도 좋아하지만 책도 너무너무 좋아한다.
그런데 엄마는 밤에 자기 전에 한 권만 꼴랑 읽어주고 ("자기 전에는 책 한 권만 읽는거얏!")..
오늘은 책 한권 읽고 자라고 불 껐는데 중얼중얼하더라.
"도위는 책 읽고 싶은데 깜깜해서 못 읽고.. 엄마는 도위 책 안 읽어주고.. 블라블라"
미안.. -_-

자기가 잘못해서 혼나면 엉엉 울다가 울음을 그친 후 내게 꼭 매달려 이렇게 말한다.
"엄마, 도위가 너무너무너무너무 잘못했어"
"엄마, 도위 사랑해줘. 뽀뽀해줘"
아.. ㅠㅠ

일전에 Pottery Barn Kids에 갔을 때 찍은 사진이다(커스튬 입은 걸로 봐서는 할로윈 데이. ㅋㅋ).
이거이 세일해서 19.99불이었는데 1에서 10까지 숫자로 칸을 채우는거다.
이걸 가지고 한참을 놀았는데, 내가 넘 좋았던 건.. 머리굳은 나처럼 한 줄만을 10으로 맞추려고 하기 보다는
가로, 세로를 함께 생각하며 10을 맞추려고 했다는거다. ^^ (아쉽게도 순간포착엔 실패)
너무 재밌게 잘 놀길래 큰 맘 먹고 "이거 사줄까?"했더니 "엄마, 도위는 Woderpets 살꼬야" -_-
뭐, 싫다는데~
허나 숫자 좋아하는 애룡이네 윤서가 생각났다.
나무재질이 아니라 종이 재질만 됐어도 어케 사서 보냈겠다만, 이거 사서 보내다간 배보다 배꼽이 클 것 같아 포기.
아니지.. 윤서에게는 너무 쉬울지도 몰라..

왓쏘에버, 동휘와 나와 동휘아빠는 대략 이렇게 살고 있다.

한참 "뱃속 베이비"는 싫다고 하더니, 덩달아 주위의 아가들을 죄다 본체 만체 하더니
요즘 다시 "엄마, 뱃속 베이비는 예뻐"라고 말해주기 시작했다.
거기다 베이비시터 해 주는 집 막내가 나를 타려고 하면(-_-)
"우리 엄마한테 그러지 말어!!"에 이어 "엄마 뱃속에 베이비 있단 말야!"라고까지 해줘서 넘 고마웠다.

Posted by bibi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