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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1.22 난 일요일이 싫다 14
생각거리2009. 11. 22. 14:43
날짜 가는 것도 모르고 그 날이 그 날 같음에도 나는 일요일이 싫다.

시간이 질질 늘어져 짝꿍(ㅋㅋ)은 잠만 자고,
밤새 푹 못 자서(물 달라, 쉬 마렵다, 배고프다.. 이것들을 정말!) 머리가 깨질 듯 한데
막상 자려고 눕자니 둘째가 자는 이 시간이 너무 아쉽다.

그렇다고 특별한 걸 하는 것도 아닌데..
요즘은 애들 재우면서 같이 잠들었다가 애들 깨면서 같이 깬다.
중간에 새벽에 잠깐 일어나기도 하지만 내게 주어진 시간은 2시간이 채 못 된다.
어미가 옆에 없는 걸 귀신같이 알아채는 동휘선수 덕분에.

끼니 때마다 밥 챙겨야지,
장보러 가야지(그런데 계속 미적미적),
빨래 해서 널고 개켜야지(널긴 했는데 걷어둔 빨래더미는 마루에),
청소해야지(!!!!!).. 아니 왜 꼭 주말만 되면 집이 난장판이 되는걸까?!
(그래서 월요일 오전이 제일 힘들고 바쁘고 괴롭다),
다음 주 수업 준비도 해야지...

"1박 2일""남자의 자격"을 하는 일요일이긴 하지만, 월요일이 다가오는게 참 싫다.

그냥 어디론가 혼자 사라져버렸으면 좋겠는데,
그 생각을 처음 하던 순간,
동휘가 내 앞에서 미끄러지면서 넘어져 왼쪽 귀 뒤쪽을 상 모서리에 부딪혔다.
귀 뒤쪽에 살짝 피가 나고, 귀 바로 옆 머리 부분이 부어올랐다. ㅠㅠ

지금 애 상태는 괜찮은 것 같은데도 손가락 끝이 또 떨린다.
아, 이건 그 때의 공포와 안쓰러움이 되살아나서도 있지만
책을 다 바닥에 팽개쳐놓고 그림보기 삼매경에 빠진
녀석에 대한 분노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잔뜩 어질러놓고 "엄마, 나 이만큼 잔뜩 어질렀어"
"이마트는 언제가?" "이마트 갔다와서 치울까?"
"그럼 엄마랑 같이 치우자. 나는 엄마랑 치우는게 더 좋아" -> 참자..참자..참자..)

3시가 다 됐는데 애 점심도 안 먹였군.
아, 이렇게 일요일이 간다.
진짜 싫다.

도대체 글에 기승전결도 없고, 뭐람?
딱 헝크러진 내 머리 속 같다.
Posted by bibi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