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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동브로2010. 8. 20. 15:33
남편은 91학번, 나는 93학번.
우리는 식성도 성격도 다르고 선호하는 영화나 드라마 장르도 살짝 다르지만
좋아하는 노래는 아주 비슷하다.
아마도 평범한 90년대 초반 학번이라면 좋아할만한 노래들.

그래서 노래 이야기가 나오면 특히 기분이 좋다.

동휘 어릴 때 미국에 살았기 때문에,
그리고 동생들이 어릴 때 미국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그리고 구하고 접하기 쉽다는 이유로 영어권 동요를 많이 틀어주고 같이 많이 듣고 불렀다.
심지어 나는 가사를 인터넷에서 찾아 외우는 수고까지 해야했다
(토마스와 친구들 주제가의 경우, 영어로 다 외워 같이 불러줬더니만 귀국하는 바람에
한국어 버전으로 다시 외웠다. -_-).

귀국해서 동휘가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하니 동요를 많이 배워온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나름 어릴 때 합창단에도 있었던터라(물론 교내. 더 큰 기대는 하지 말라)
꽤나 많은 동요를 알고 있었다(지금은 많이 까먹었다만).

하루는 동휘가 혼잣말 비슷하게 "도도도대문으여러라"하고 있길래
"동동동대문을 열어라 남남남대문을 열어라"하고 불러줬더니
눈을 동그랗게 뜨고선 "엄마, 이 노래를 어떻게 알아?" (귀여운것)

이 외에도 제목은 모르겠지만 "화창한 봄날에 코끼리 아저씨가.."로 시작되는 노래,
"어어얼음과자 맛이 있다고.."로 시작되는 노래 등등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노래들이
많아지고 있다. 기분이 좋다.

그러던 어느날, 동휘가 이런 노래를 부르더라.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모두가 힘들잖아요..."
대학 들어가 거의 처음 내지는 두 번째로 배운 노래이자
노래패 공연할 때마다 꼭 끼워 불렀던 노래,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물론 중간에 가사들이 참 많이 유화되어 낯간지럽기까지 했다만
그런 노래까지 알고 있는 내 아이를 보니 기분이 묘했다.
뿌듯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등등.

공감대란 참 소중하고 재밌고 중요한 것이다.


p.s. 혹 옛날 버전의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만 아시는 분들,
컬투가 부른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감상해보시라.


p.s.s. 원 버전, 내 기억으론 91년도에 중앙대 학생들이 만든 걸로 알고 있는데
저작권 등 문제는 없는거겠지?
Posted by bibi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