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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동브로2009. 10. 29. 10:56

우리 엄마는 "직장맘"이었다.
그리고 첫애였던 나는 어릴 때부터 이 사람 저 사람 손에서 커야했다
(동생이 태어나고부터는 외할머니가 상주(?!)하시게 됐다. 그래도 그 때 내 나이가 만 4세).

엄마와 할머니의 말씀에 의하면 시골 할아버지댁에서 몇 개월을 지낸 적도 있고
(엄마가 방학을 맞아 내려갔더니 할머니 치마 뒤로 숨더란다. 엄마 맘이 어땠을까? ㅠㅠ),
집에 식모(예전엔 그리 불렀다. 요즘은.. 입주내니?) 언니가 있을 때도 있었고
(엄마가 동생을 가졌을 땐데 너무 피곤해서 좀 일찍 퇴근(3시?)해보니
골목길에 새까만 당신 아이가 놀고 있더란다. "밥은 먹었니?"했더니 그 때까지도 점심을 안 먹었다는..
엄마 맘이 어땠을까? ㅠㅠ),
그 식모언니랑 그 언니 남자친구 만나러 모 시장에 같이 갔던 것도 기억이 난다.

학교 다니면서는 도시락/준비물 안 가지고 왔다고 엄마가 가져오는 애들이 참 부러웠다.
비오는 날, 학교 앞에, 내지는 건물 현관 내지는 교실 바로 앞까지도 우산 대령하고 기다리던 엄마들이
있는 아이들이 참 부러웠다.
우리 엄마는 도시락/준비물 안 가지고 가면 더 혼내고(흑흑), 비오는 날엔 엄마도 아마 비를 맞아야 했을거다.
그래서 어릴 때 한동안 내 꿈은 "녹색 어머니회 회장"이었다(감투 아니면 안 한다, 나는~). ㅋㅋ

세월이 흘러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기 전부터도 적어도 만 2세까지는 내가 키워야지 했다.
직장 다니면서, "직장맘"들을 옆에서 보면서.. 아, 어떻게 만 2세까지 애 키우고 다시 복직하나.. 했다.
이런 고민을 말끔히 해결시켜준건 남편.
"저주받은 비자", "시체비자"를 안겨주는 바람에 집에서 온전히 애만 키울 수 있었다.

그리고 귀국하여 집에서 영어 과외를 매일 2시간씩 하는데,
그 2시간 동안 이제 8개월 된 우리 토실이는 내 학생네 엄마 중 한 분이 봐주시고,
우리 동휘는 어린이집 종일반에 가 있다.
동휘는 어린이집에 적응 잘해서, 친구들하고 즐겁게 지내고 있고
토실이는 슬슬 엄마를 많이 찾지만 그래도 아줌마 품에서 밥도 잘 먹고 잘 놀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내 아이를 잘 봐줘도 "엄마"를 따라갈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건 내가 불만이 있어서가 아니라..
입장 바꿔놓고 생각해봐도 애의 움직임에 제일 민감한 건 엄마일 수밖에 없어서다.

엊그제구나, 벌써.
수업 직전에 3학년 아이들 둘이서 토실이랑 놀아주는걸 봤다.
그리고 잠깐 엄마들하고 이야기 하고 있는 사이, 잠깐 봤더니
기저귀 박스 위에 토실이를 올려놓고 놀아주더라.
좀 찜찜하고 불안하면서도, 아주 잠깐이었는데
눈 돌리는 순간 애가 직각으로 앞으로 떨어지는 찰나였다.
비록 애를 잡지는 못했지만(그래서 놀이방매트에 콩),
나도 놀랄만큼 놀라운 속도로 순간이동을.. @.@
토실이 봐주고 있던 아줌마가 내 뒤를 바로 쫓았으나 엄마인 나를 따르긴 힘들었다.
사실 내가.. 좀 굼띤데 와.. 정말 나도 놀랐다, 나의 속도에
(아는 사람은 안다. 나는 오로지, 전경이 뒤에 쫓아올 때만 빨랐다는걸~).

그러니 오죽하겠어.. 라는 생각.

아.. 쓰다가 동생이랑 통화를 했더니 뭘 쓰려고 했는지 기억은 안나고,
지금까지 쓴 건 아까워서 그냥 급하게 마무리.

동우도 말로 자기의 상황을 설명할 수 있을 때까지,
그러니까 만 2세 반에서 만 3세까지는 내가 키워야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이렇게 선택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에 감사하자.

끝.

Posted by bibi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