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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0.13 잘금 4인방 중 최고의 신랑감이라... 22
문화생활2010. 10. 13. 10:16
일전에 내가 아끼는(ㅋㅋ) 이웃 블로거께서 이런 질문을 던진 적이 있었다(트랙백 참조).
그 때는 아주 가비압게 "가랑"을 꼽았으나, 회가 거듭될수록, 책을 여러번 다시 읽어볼수록
(남편은 말한다. "아주 다 외워라, 외워!" ㅡ.ㅡ 나는 원래 책 한권을 적어도 20번은 읽는 사람)
"최고의 신랑감"이라는게 어떤 것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일단, 대물.
아무리 어쩌고 저쩌고 해도 절대 남자로 안 보인다. 그래서 패스.


여림.
우쭈쭈~ 귀엽기도 하지. 재미를 추구하고 여인들을 좋아하는 여림.
명석한 두뇌(그런데 14강에서 애들 술먹이며 표 동정하는건 절대 여림스럽지 않았다!
도대체 이 장면 왜 집어넣은거야? 내가 알던(?) 여림이라면 뭔가 계획을 세워야 했다)
한 번 내 사람이면 끝까지 지킨다는 의리파.
남편이면 속 꽤나 탈 듯. 툭하면 술 먹는다고 나가고 친구 때문에 나가고...
그래서 친구면 참 좋겠으나 남편으로는 불통~


걸오.
나는 긴머리에 수염 덥수룩한 남자는 별로 안 좋아한다(일전에 울 아빠가 머리와 수염을
기르신 적이 있는데 내 남자가 아니기 때문에 터치하지 않고 오히려 격려는 해드렸음. ㅋ).
하지만 거친(하지만 드라마 속의 걸오는 "미친 말"이 아니라 "순한 말"이다. 어케 하인수 한 번을
못 때리고 매번 당하냐? 속에서 천불~~~) 외면과는 다른 다정하고 따뜻한 속내.
그런 애정을 받아볼 수 있다면 참 행복하지 아니하겠나....? 만
그건 나도 걸오를 "남자"로 받아들일 때의 이야기지.
걸오같은 스타일은 평생 남의 등만 쳐다보다 끝날 듯.
사랑한다면 말로 표현해라. 아니면 시작도 못해보고 끝난다.
청춘이 좋은게 뭐니?!

어쨌든, 다 떠나서.. 대의를 쫓는 사람의 아내는 고달프다.
같이 그 길을, 마음으로 뿐 아니라 행동으로도 함께 걷는게 아니라면.
나는 지금 내 안위만 쳐다보고 살고 있으므로 걸오 역시 남편으로는 불통~


마지막으로 가랑.
집안 좋아, 학벌 좋아, 비쥬얼 좋아, 돈 많아(아, 그런데 아직까진 그게 아빠 돈. -_-)..
시아버지 될 분이 좀 깐깐하긴 하지만 이 정도면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는 스펙
(사람에게 "스펙"이라는 단어 붙이는거 싫어하는 사형들 많은거 알지만.. 적당한 다른 단어가 안 떠오름).
내 자신이 나름 "교과서"이기 때문에(남편이 인정. 가끔 너무 답답하다고 함)
원리원칙 내세우며 꼬장꼬장한 사람, 그닥 싫지 않다.
오히려 줏대 없는 사람이 별로인 터.

하지만 그런 그의 뒷배경보다 가랑이라는 인물이 가지는 성격이나 태도의 매력이
훨씬 더 크다 할 수 있겠다.
사실 책 속의 가랑은.. 좀 느끼하고 너무 지고지순해서 내 타입은 아니지만
(하하하~ 나도 나쁜 남자에게 끌리는게냐!), 그래서 오히려 드라마 속의 가랑,
그 깐깐하고 대쪽같은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 때문에 변해가는 모습이 참 매력적인
그 가랑이 더 멋있는데 말이지..

그 와중에 내 눈을 사로잡은 가랑의 매력은..
그대가 용이 되고자 한다면 나는 기꺼이 그대가 헤엄쳐 놀 수 있는 물이 되겠소.
그러니 그대의 바람이 곧 나의 바람이오.


-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2", 정은궐 저, P265

아, 너무 멋지지 않니?
나보다 너를 앞세우는, 그런 사랑.
그래서 나는 가랑을 최고 신랑감으로 꼽는다...만,
나는 용이 되려는 노력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좀 버거울 수 있겠다.
그래서 아쉽지만 불통~


그럼 너는 뭐냐고?

.
.
.
유부녀잖아! 또 결혼할 수 없어!!!

집안일과 육아를 포함시키지 않은 채 최고의 신랑감을 꼽는건(신랑=남편이라는 가정 하에)
어불성설이다.
지금 상황에서 너무너무 멋진 남자라도 "돼지"라면 빵점짜리 남편이니까!

아니, 앤서니 브라운의 "돼지책"을 몰라?

그럼.. 이런 생활을 계속하던 피곳 부인은 어떻게 했겠어?


이 쪽지 한 장을 남기고 가출하게 되는거지.


그러니 아무리 잘난 남편이라도, 좋은 스펙이라도,
"최고의 신랑감"을 고를 때는 면면히 잘 선택하시길.
이미 선택했다고?
그럼,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고 행복을 만들어가는 수밖에.


Posted by bibi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