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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3.11 미쿡나라가 그리울 때 - 스쿨버스 문화 이야기 22
생각거리2011. 3. 11. 12:30

큰애가 유치원 버스를 타고 내리는 곳은 우리 아파트 단지와 옆 아파트 단지 중간 길로 작지만 나름 사거리.
단지와 단지를 나누는 길이 왕복 2차선이고 양 단지로 들어가는 들어가는 길이 왕복 2차선이다.
참 안타까운 것은, 특히 그 단지와 단지를 나누는 길에 차들이 빼곡히 주차가 돼 있다는거고(그것도 양 차선으로)
심지어는 횡단보도와 연결된, 그러니까 보도블럭이 경사가 진 곳에는 어김없이 보도블럭에 한 쪽 두 바퀴를
턱하니 걸쳐놓고 주차된 차들이 있다는거다.

아침에 큰애 버스를 태우려고 섰는데, 그렇게 왕복 2차선 길에 양쪽으로 차를 대놨으니 보면서도 불안불안.
아니나 다를까.. 차가 섰고, 줄 서 있는 애들 다 태웠는데 한 애가 저 멀리서 엄마랑 뛰어오고 있는거라.
그러니 버스 뒤로 차 한대가 서고, 반대편에선 차들이 밀려서고, 또 양 아파트에서 쏟아져나오는 차들까지
결국 순식간에 그 자그마한 사거리가 엄청 막히게 됐다.

그런데 그 때 한 50대 이상 되어보이는 아저씨가 차 창문을 내리더니 뭐라뭐라 고함을 지르고 크락션을 빵빵
울려대시는거다. 거기다 아파트 단지에서 나오던 다른 유치원 버스도 크락션을 빵빵...
아, 순간 혈압 급 상승하며..


우리 밀크 @ 구리, photo by 동휘
얘는 우리 아빠의 애견, 그러니까 집안 서열상 꼬래비인 주제에 우리 아빠의 큰 딸인 나보다 더 팔자가 늘어졌다.


보통 유치원 버스는 그렇게 정차가 힘들 경우, 그리고 앞쪽에 한가한 곳이 있을 경우 한가한 곳으로 이동해서 정차를 한다.
그러나 그런 경우엔 차 기다리고 줄 서 있던 아해들이 우르르 뛰어가는데,
비록 왕복 2차선이긴 하지만 찻길을 건너야 한다는거지. 그게 얼마나 식겁하는 순간인지..
(출근시간, 차는 계속 쏟아져나오는데 아랑곳않고 뛰어가는 아해들.. 다행히 우리애는 내 말을 잘 따르는데
더 어린 아해들은 버스보고 뛰느라 옆을 살펴볼 여유가 없다)
거기다 오늘은 앞쪽에도 한가한 곳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내가 글 서두에서 버스 도착할 즈음에 불안했다고 했잖아..

아파트 단지 안도 교통 혼잡 때문에 대형버스는 들어오지 말라고,
그래서 왠만한 유치원 버스들은 단지 입구에서 아이들을 태우고 내려주는데 말이지..
이 경우 제 시간에 도착해 애들 태우고 가야하는 버스가 잘못한거야,
아니면 주차공간도 아닌데 왕복 2차선 도로 양쪽에 촘촘히 주차해 놓은 차주들이 잘못한거야?
내친 김에 하나 더 묻자.
열받고 화나는거, 같은 운전자로 살짝 이해는 하는데(하지만 최양락씨 말대로 "그렇게 바쁘면 어제 출발하지 그랬냐?")
주민 거주지역에서, 빠곡빠곡 몰려사는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빵빵거리는거는 잘 하는 행동인거야?

아, 나 정말 한국에서 "한국 아줌마"로 적응하면서 나름 즐기면서 잘 살고 있는데
이런 일 있을 때마다 미쿡이 그립고 너무너무 부럽다(재수없다 느껴져도 어쩔 수 없다).
미국에서는 스쿨버스가 STOP 사인을 올리고 불을 켜고 서면 "양 쪽 차선" 모두 스쿨버스를 지나갈 수 없다.
처음 운전면허 시험 준비하며 그 구절을 읽을 때 얼마나 감동했던지..
그렇지, 애들이 어디로 튈 지도 모르는데, 거기다 내려준 곳에서 그냥 집에 가는 애들도 있지만
길 건너편에 사는 애들도 있으니 애들이 다 지나갈 때까지 양쪽 차선의 차들이 서주는게 맞는거지.
그런데 그거 잠깐, 끽해야 1분도 안 서 있었는데 그걸 못 참아서 빵빵거리고 난리를 피우는거야?
애들 보는데 부끄럽지도 않나?

애 보내고 나서도 한참을 분이 안 풀려 씩씩거렸다(버스 떠나고 10초도 안 돼 길 막힌 거 다 풀어졌다).


p.s. 좀 전에 둘째 데리고 마트가서 이것저것 사가지고 오는데 경비 아저씨랑 아줌마들이 주차된 차들 보면서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하고 계셨다. 대충 들어보니 아줌마들은 부녀회 소속인 것 같더군.
애 자면 관리사무소에 건의 하려고 했는데 안 해도 될 것 같다.
과연 얼마나 단속이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자꾸 여러 사람이 항의를 하다보면 개선이 좀 되지 않을까?
Posted by bibi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