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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0.11 놀이??? 8
동동브로2007. 10. 11. 15:46

결혼하기 전부터도 난, 취맛바람 휘두르며 어린 아이를 공부하랍시고 들들 볶는 짓을
절대 하지 않기로 결심했더랬다.
그리고 내 아이는 만 두 돌을 넘겨 3개월이 다 되어가고,
내가 가르치지 않아도 알파벳 송을 해대고, 숫자를 세고 (아직도 개념은 없음.
그냥 1~10까지 외우는 수준. 그나마 영어로만.), 갑자기 내게 알파벳을 알려준다. @.@

난 그저, 사람들 추천을 받아 LeapFrog Fridge Phonics Magnetic Set
LeapFrog Letter Factory를 구입해 동휘에게 줬을 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진은 amazon.com에서 가져옴


















상황이 이리 되니 갑자기 다급해졌다.
선배맘들 말에 의하면 한글을 영어보다 먼저 깨쳐야 까먹지 않는다는데,
한국에 다시 돌아간다면야 별 문제 없지만,
만약 미국나라에서 계속 살아야 한다면
영어 전에 한글을 익혀야 반벙어리 한국어를 하지 않을텐데 하는 생각..

이래저래 검색을 하다가 푸름이닷컴이라는 곳을 방문하게 되었다.
와우!! 8개월 된 아이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16개월 된 아이 한글 시작 안했다고
너무 늦은 건 아니냐고 묻는다. 우리 동휘는 27개월이 다 되어가는데 한글은 개뿔이구만..

뭐, 그렇다고 더 조바심이 나거나 하는 건 절대 아니다.
다만, 그 엄마들이 한글을 가르친다고 애를 들들 볶는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재밌게, 놀이처럼 가르치느냐를 연구하고, 공유하고, 노력한다는 것
감명을 받았달까..?

나는 기껏해야 30분 같이 놀고 2시간 늘어지고,
TV 틀어달라면 틀어주고는 내 시간 맘껏 즐기고,
장난감 쪼가리나 던져주고 아이가 스스로 알아 내게 알려주면 장난감 좋다고 감탄이나 해대는,
아주 께으른 엄마라는 자각에 좀 괴로웠달까..?

내일 (오늘!)은 목요일.
하루종일 차 없이 동휘와 나와 집에 있는 날.
자칫 잘못하면 또 하루종일 TV나 틀어주고 끝날까봐
계획적으로 보내보리라 다짐을 했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한글교육, 한글놀이, 무료로 프린트할 수 있는 그림들을 살펴봤는데,
한글은 아무 생각없이 섣불리 가르치기엔 넘 무리가 있어 포기.
결국 그냥 색칠공부할 수 있는 파일 몇 개 프린트해서 뽑아놨다.
으.. 이건 기껏해야 30분 짜리인데.. @.@

사용자 삽입 이미지

"Hooray"를 하라니 하는 동휘. 벌서는 것 같아 웃기다.






















"이건 동휘꺼. 얌얌얌~"
"이건 퍼시 먹어. 얌얌얌~"
"이건 루이지 먹어. 얌얌얌~"
이러다가 문득 내게 가져와
"엄마 드세요"
해서 날 깜짝 놀래키는 동휘.

다다다다 다가오는 개미에 놀라 깜짝 놀라면서 내게
"엄마, 개미는 어디 가?"
라고 물어 살짝 당황시키는 동휘.

플래쉬 카드를 가지고 신나게 놀다가 문득 자기 뒤로 휙휙 보내며
"MOVE IT!"
이라고 외쳐대 또 저런 말은 어디서 들었나 궁금하게 하는 동휘.

아직 한글과 영어의 차이를 잘 모르는지
놀이방 가서 아주 당당하게 한국어로 외국 애들에게 큰소리 치는 동휘.

난 "놀자"라는 거창한 "교육철학"을 앞세워
아이를 "방치"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그래서 결심했다.
내일은 동휘가 자기 전엔 절대로 인터넷 접속 안하겠다고.
가능하면 TV 없이 같이 놀아보겠다고.
"방치로 인한 놀이"가 아닌, "함께 놀이"로 말이다.

휴우..

Posted by bibi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