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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7.20 아주 부러운 여행기,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겠지] 4
읽을거리2011. 7. 20. 15:52


세상엔 여러가지 여행기가 있다.

꼭 가봐야 할 곳, 꼭 먹어야 할 것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여행기,
특이한 이력으로 나 이렇게 여행갔다왔다고 자랑하는 여행기,
여행 속에서 삶이 녹아 묻어나는 여행기,
등등... 뭐, 이 외에도 많겠지만 대충 내가 읽어본 것들을 분류해보면 이 세가지 정도?

정보 제공 여행기는 나의 여행/생활과 코드가 맞는 경우엔 대박, 그렇지 않은 경우엔 쪽박.
자랑하는 여행기는 종이 낭비.
삶이 묻어나는 여행기는 여운이 남는, 눈과 마음이 호강하는 에세이집.

내가 읽은 다음의 여행기는 세 번째 분류에 들어가시겠다.

바람이우리를데려다주겠지(터키편)
카테고리 여행/기행 > 기행(나라별) > 기타지방기행
지은이 오소희 (북하우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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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어릴 때부터 참 많은 곳을 돌아다니고 경험하고 해 왔다.
그래서인지 남의 여행 이야기도 즐겨 읽는 편이다.
마지막으로 읽었던 책이 7년 여 전에 읽은 건데 아쉽게도 종이낭비라 생각한 책이었다.
그래서 자주가는 카페 북클럽에서 이 책을 선정했을 때 딱히 땡기진 않았다.
거기다 나는 터키는 가보지도 못했던 곳이 아닌가!

하지만 "3살짜리 아이와 둘이 하는 긴 여행"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뒤치닥거리만으로도 바쁠텐데 남편도 없이 홀로 우찌 여행을!이란 내 편견은
책 몇 줄을 읽으면서 감탄으로 바뀌었고 펜을 들어 밑줄을 그어가며 곱씹어 읽었으며
책을 덮으면서는 "참 멋진 사람이다. 하지만 나는 이렇겐 못한다"라고 결론을.. ^^;;;

그 무엇보다 마음에 와 닿았던 것은 철저히 아이 입장에서 생각하면서도
자기가 꼭 느껴봐야 하는 순간에는 아이에게 이해를 구하는 모습이었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내가 너에게 좋은 경험을 하게 해주겠다고 이 돈을 들여,
이 시간을 달려, 여기까지 데려왔건만 너는 왜!!!"라고 하게 되는데(아니면 나만? ㅠㅠ)
그렇지 않은 작가의 모습이 신선했다.


처음엔 "여행이란 이런거지!"라며 탄복하고 자괴감도 좀 들었다만,
차이를 인정하고 나니 책 전반을 즐기며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여행가서까지 그 나라의 어두운 면을 보고 싶지 않으며,
그곳의 사람들보다는 유명한 관광지나 아니면 앗싸리 리조트 형태의 휴식처가 좋으며
(그러니까 내게 있어 여행이란 휴식의 의미가 강하다),
돈을 들였으면 그만큼 뽕을 뽑고 와야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간절하기 때문에
이 생각을 바꾸지 않는 한 이 책 저자처럼 하는 여행은 불가능하다는 결론.

그러면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 도시 전체가 박물관인 멕시코 시티고
애들 데리고 제일 가보고 싶은 곳이 디즈니 월드/랜드라니
나도 참 글 쓰면서도 부끄럽긴 하다.

여하튼, 나는 그리 하지 못하지만 저자의 이런 여행을 응원하고 싶다.
나는 그리 하지 못하지만 저자가 여행 중에 느낀 생각이나 감성엔 푹 빠진다.

그리고,
북클럽 특성상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는데
그 중 건진 보물 하나.
작가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endofpacific

Posted by bibi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