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거리2012. 2. 6. 00:14
제목: 그림책을 읽자 아이들을 읽자
저자: 최은희
출판: 우리교육, 2006


이미지는 알라딘에서 가져옴


현직 초등학교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며
생각을 나누고 아이들을 이해하는 과정(?)을 그려낸 책.
독후활동이라는걸 어떻게 하는게 좋겠구나라는 힌트를 준 책.
우리 아이들도 이런 선생님을 만났음 좋겠다는 바램을 가지게 한 책.

아울러 책 한권에 빽빽히 들어있는 추천도서들이라는 덤까지
어느 것 하나 버릴 수 없는 책.


나는 좀 이상한 버릇이 있다.  
외화를 볼 때 밑에 자막이 나오면 영화에 집중을 못한다.
화면만 보거나 자막만 보게 된다.
그래서 영어나 한국어가 아닌 영화는 더빙이 아닌 한 보기가 힘들다.
아니, 보려면 세 번은 봐야 제대로 이해한다.

만화책이나 그림책 역시 마찬가지다.
화면에 책과 그림이 함께 있는걸 견디지 못한다.
내게 중요한 건 언제나 plot이다.

이런 내가 아이 둘을 낳아 키우며,
그래도 할 줄 아는 건 책 읽어주는 것 밖에 없었으니
아이들에게 어떻게 책을 읽어주었겠는가...

한 점의 그림이 수많은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함께 있는 글자나 문장에 매몰돼 읽어내려가는 꼴이라니...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에게 어떻게 읽어주고 그 후 활동을 어떻게 해야겠다라는 생각보다
나부터 그림책을 좀 제대로 즐겨보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Posted by bibidi
읽을거리2012. 1. 11. 01:52
닥치고정치김어준의명랑시민정치교본
카테고리 정치/사회 > 정치/외교
지은이 김어준 (푸른숲,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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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이미 알고 있거나 '혹시..' 내지는 '설마..?'하고 있던 이야기들이었다.
하지만 김어준의 말투(!)로 읽어내려가면서 속이 시원하기도 했고
더 절망스럽기도 했고 이 사람 정말 천재일세.. 하는 생각도 들었다.

 

새로운 문물을 기존의 형태로 받아들이고 사용하는 사람과
그 문물의 특성을 살려서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의 차이,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님을 알겠다.

 

무엇보다 이 책과 "나는 꼼수다"라는 팟캐스트를 통해서
무엇이 상식이고 무엇이 비상식인지 알려주는게 고맙다.

 

혹자는 왜 "나꼼수"가 진보적이지 못한지 탓하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론 귀기울여야 할 이야기가 많지만 핀트가 어긋났다고 생각한다.
얘는 상식을 이야기 하는데 쟤는 얘가 왜 진보적이지 못하냐고 타박을 하다니...
"상식이라는 토대를 마련해줬으니 고마워. 이제 진보를 이야기 해볼께"
해야하는게 아닐까 싶다.

 

누구는 하룻밤 사이에 거침없이 읽어내려갔다고 하는데
나는 읽는 중간중간 너무 마음이 답답해서, 화가나서
한 달을 넘게 잡고 있었다.

 

그래도 고맙다.
"자, 들여다 봐. 이게 사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야"
"이게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면 투표해야 하는거 아닐까!"
라고 이야기 해줘서.
"야이, 등신아. 어떻게 너는 그거밖에 생각을 못하니!"
"아, 내 말 좀 잘 들어보라니까! @#%$@^$^#$@란말이야!"
(위의 기호는 한국말은 한국말인데 도통 이해못할 단어들을 나열이라는 뜻)
"이 멍청이같이 우루루 휩쓸려가는 꼴이라니.. 그럼 안된다니까!"
라고 화내고 꾸짖기만 하지 않아서.

 

한 번 읽어볼만한 책.
누군가에게(특히 우리 부모님.. 꺄하하) 권유하고 싶지만 글투 때문에 살짝 저어되는 책.
소장가치가 있다고 자신있게 말하긴 좀 그러하나
빌려주기보다는 차라리 한 권 사서 보내주고 싶은 책(인세~ 인세~ 인세~). 


* 본 글은 네이버 내 블로그, 알라딘 내 서재, 모 카페 책읽기 게시판에 똑같이 올라가 있음
Posted by bibidi
읽을거리2012. 1. 3. 23:06


새해를 맞아 열이 들끓는 아이들을 간호하며 챙겨 먹이면서도 잠자기 전 15분(책 약 4권 분량)을 읽어주고 있다.

오늘 읽은 책은 곶감을 무서워하는 호랑이(파란, 허필여 글/최민오 그림), 구름빵(한솔수북, 백희나 글/그림), 마녀 위니와 슈퍼 호박(비룡소, 코키폴 그림/밸러리 토마스 글/노은정 옮김). 그 중에서 곶감을 무서워하는 호랑이("호랑이와 곶감"이란 제목이 더 익숙하지만. 여튼 이하 "곶감") 이야기를 좀 하자.

곧 초등생이 될 장남은 48개월에 영어가 훨씬 편한 상태로 귀국한 거 치고 한국어 어휘력이 또래 아이들에게 뒤지지 않는 편이다. 아직 글밥이 많은 글을 읽는데 익숙친 않지만(지쳐함. ㅋㅋ) 곧잘 이해하는데 말이지..

아, 그런데 이녀석이 "곶감"이 뭔질 모르는거다. ㅠㅠ 다양한 음식을 접하게 하지 않아서 미안하다 생각한 순간, 야! 청도가 감의 고장이었잖아! 감와인도 봤고 청도반시도 봤잖아! 씩씩...

뭐, 여튼 곶감이 뭔지 몰라서 "곶감"을 제대로 이해 못했다는 이야기. 그래서 내일 곶감이 있으면 사 먹어보고 다시 읽어보기로 했다는 이야기.

책 읽어주기 싫어 CD와 함께 있는 전래동화 한 질을 샀는데 아이가 음향이 무섭다고 해서 천대 받았더랬다. 본전 생각이 나 내가 읽어줬더니 의외로 재밌어하네. 나도 간만에 전래동화 읽었더니 재밌다.

잠자기 직전에 책을 읽어주니 읽고 난 후 함께 이야기하지 못하는게 좀 아쉽긴 하지만 뭐, 책 이야기를 꼭 읽고난 후에 할 필요는 없지. 곶감 먹으며 얘기할 수도 있고 호랑이 보면서도 할 수 있는거 아니겠는가! ^^;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Posted by bibidi
읽을거리2011. 9. 22. 17:07

조선왕비오백년사왕비를알면조선의역사가보인다
카테고리 역사/문화 > 한국사
지은이 윤정란 (이가출판사,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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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가는 카페의 북클럽에서 이번 달에 선정한 책.
제목만 보고 너무너무 끌려 나도 한 표 던졌으나 결과적으로 이야기 하면
내가 기대를 너무 했었는지 좀 실망스러웠던 책이다.

조선 역사를 왕비의 생애로 알아본다는 이 참신함,
하지만 참고한 기록 자체가 우리가 흔히 아는 역사 기록들이라
기존의 조선 오백년사와 그리 다르지 않았다.
야사라도 좀 많을까 싶었는데 그도 뭐 그닥..

그럼에도 다시 한 번 새삼스럽게 느낀 것은,
나라보다는 개인 혹은 가문의 영달을 더 보고,
이성보다는 감정에 앞서 정치를 하며,
내 나라의 일을 다른 나라의 힘을 빌려 해결하려고 하면
결국은 나라 자체가 망한다는 것이었다.

서글프고 걱정스러웠다.
Posted by bibidi
읽을거리2011. 9. 8. 23:32

나의아름다운정원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지은이 심윤경 (한겨레신문사,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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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생각없이, 그저 제목이 예뻐서 고른 책이었다.  

읽으면서 애잔했고 서글펐고 안타까웠지만
아름답고 사랑스럽고.. 예견됐다.  

책을 읽는 내내 젊은 시절 기억이 났다.  

매케한 연기를 가득 맞고 어쩌다 저녁 시간 끝물에 집에 도착할 때면
단지 가득 각각의 집에서 나오는 환하면서도 따뜻한 불빛,
그리고 어느 집에선가 들리는 바이올린 선율을 들으며
참 아름답다 느끼면서도 눈물이 났다.  

내가 조금 전까지 경험했던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진 또 다른 세상,
그리고 그 이질감이 서글프면서도 화가 나면서도,
참 아이러니하게도 다행스러웠다.  

왜 옛 기억이 떠올랐는지 모르겠다.  
저자가 의도한 바가 이것도 아니었을텐데,
책 내용과 나의 경험이 매치가 되는 것도 아닌데
참 모를 일이다.


* 알라딘 나의 서재에도 똑같이 올림

Posted by bibidi
읽을거리2011. 8. 25. 20:48

 

두남자의집짓기땅부터인테리어까지3억으로
카테고리 가정/생활 > 살림의지혜
지은이 이현욱 (마티,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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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늦은 나이까지 일반 주택에서 살아봤다는 남편은 아파트가 최고라고 말한다.
어린 시절, 그러니까 5살 정도까지, 그리고 또 2-3학년 때, 일반 주택에서 살아보고
나머지는 다 아파트에서 살아본 나는 어디든 살면서 집값 많이 올라가는 곳이 장땡이라 생각했다.
적어도 아이를 낳기 전까지는.

미국, 전체적으로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가 살았던 소도시의 미국은
아파트라고 해봐야 대부분 2층짜리 건물이었고, 이런 아파트는 "내 집"이라는 개념보다는
(이런건 "콘도"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콘도와는 좀 개념이 다름) "월세를 내고 빌려 사는 집"의 개념이었다.

대부분의 주거공간은 일반 주택이었다.
앞에는 마당이 넓게 펼쳐져 있고(이 마당이 넓을수록 집값이 비쌈) 사시사철 푸른 잔디가 있었다.
한겨울에도 눈을 걷어보면 잔디가 쌩쌩하게 있어서 참 신기해했던 기억이 난다.
앞마당을 가로지르는 sidewalk은 집주인이 관리해야 하지만 누구든 지나갈 수 있는 길이었고
(실지로 겨울에 눈온 거 안 치웠다가 누가 거기서 넘어져 다치면 집주인이 병원비 내야한다고)
뒷마당에도 집마다 다르겠지만 정원도 가꾸고 텃밭도 일구고 애들 놀이터도 꾸미고 등등..
크기에 상관없이 아, 저런집에서 애 키우며 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무엇보다 아이가 나가서 놀고 싶다고 하면 뒷마당에 풀어놓고 나는 유리창 안쪽에 앉아
커피나 마시며 지켜볼 수 있다는, 그리고 맘껏 뛰놀아도 누구하나 뭐라하지 않는
그 안정감과 편안함이 너무나 부러웠다.

언젠간 꼭 저런 집에서 살리라 했는데 남편이 반대했다.
개인주택에 살면 집주인이 다 알아서 수리하고 처리하고 치우고.. 그게 얼마나 힘든지 아냐면서.
당장, 눈오면 눈은 누가 치울것이며 적어도 2주일에 한 번 잔디 깎는 일은 누가 할것이냐고(당연히.. not me!)
흥분했다. 흠..

그러다 귀국했다.
우리나라는 아파트가 제일 안전하고 안 춥고 손도 안가고.. 애들 맘껏 뛰어놀게 하고프면 1층을 선택하면 되지
했는데 그럼 도둑 들기 쉽다고 하고 냄새 많이 난다고 하고 너무 시끄럽다고 하고..
뭐, 아파트 사는데 그 정도는 감수해야지..하면서도 "미국"하면 떠오르는 Holly 할머니 집과 내가 베이비시터했던
선생님 집이 가장 먼저 떠오르며 여전히 로망으로 남아있다(생각해보니 둘 다 그 인근에서 가장 비싼 동네. -_-).

그림같은 단독주택에 살고 싶다는(the size doesn't matter) 로망을 품고 나는 여전히 아파트에 산다.

그리고 이 책은 생각보다 적은 비용으로 생각보다 편리하게, 생각보다 친환경적으로 살 수 있는
주거공간을 제시한다.
땅콩집이라고 하길래 뭐 거창한건가 했는데 주 설명은 저자가 지은, 미국서 흔히 봤던 Duplex(듀플렉스)다.
크게는 집 하나인데 그게 반으로 나눠져 있어서 두 집이 마당을 공유하고 집은 나눠져 사용하는 것.

듀플렉스도 방문해본 적이 있다.
아주 추운 겨울날이었는데 창문마다 비닐을 두르고도 스웨터 잔뜩 껴입고 덜덜 떨던 추운 기억,
눈 오면 눈 치우는데 시간이 없어 한 번에 10불 주고 동네 애들 시켰더니 눈이 많이 와서 한 달도 안 돼
벌써 100불이 나갔다는 주인의 푸념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애 친구네 집이었는데 층간 소음은 없지만 벽간 소음이 장난이 아니라고 푸념하던 것도 생각이 난다.
책 읽다보니 어쩌면 듀플렉스의 문제가 아니라 날림 공사의 문제였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만,
그래도 아마 미국에 더 오래 살았다면 아파트 대신 듀플렉스를 선택했을지도 모르겠다.
이유는 단 하나. 아이가 맘껏 뛰어놀 수 있는 마당이 있어서!
더 솔직하자.. 아이가 뛰어놀 때 내가 졸졸 쫓아다니지 않고 그냥 집 안에 앉아서 지켜만 봐도 된다는 매력,
그거 하나다. 나란 뇨자, 귀차니즘에 잔뜩 빠진 뇨자.. -_-

미친듯이 뛰는 집값, 아니 아파트 값을 보며 한숨을 쉬자니 이런 대안이 나온다는게 참 반갑다.
돈만 있다면 남편 설득해서(안되면 협박이라도..) 집 지어 이사가고 싶을 정도로.

참신한 생각과 화끈한 추진력이 일구어낸 성과가 계속 인기가 많아져서
"집=아파트"라는 등식에서 벗어나 좀 더 개성있게 다양하게 잘 살 수 있었음 좋겠다.
Posted by bibidi
읽을거리2011. 7. 20. 15:52


세상엔 여러가지 여행기가 있다.

꼭 가봐야 할 곳, 꼭 먹어야 할 것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여행기,
특이한 이력으로 나 이렇게 여행갔다왔다고 자랑하는 여행기,
여행 속에서 삶이 녹아 묻어나는 여행기,
등등... 뭐, 이 외에도 많겠지만 대충 내가 읽어본 것들을 분류해보면 이 세가지 정도?

정보 제공 여행기는 나의 여행/생활과 코드가 맞는 경우엔 대박, 그렇지 않은 경우엔 쪽박.
자랑하는 여행기는 종이 낭비.
삶이 묻어나는 여행기는 여운이 남는, 눈과 마음이 호강하는 에세이집.

내가 읽은 다음의 여행기는 세 번째 분류에 들어가시겠다.

바람이우리를데려다주겠지(터키편)
카테고리 여행/기행 > 기행(나라별) > 기타지방기행
지은이 오소희 (북하우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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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어릴 때부터 참 많은 곳을 돌아다니고 경험하고 해 왔다.
그래서인지 남의 여행 이야기도 즐겨 읽는 편이다.
마지막으로 읽었던 책이 7년 여 전에 읽은 건데 아쉽게도 종이낭비라 생각한 책이었다.
그래서 자주가는 카페 북클럽에서 이 책을 선정했을 때 딱히 땡기진 않았다.
거기다 나는 터키는 가보지도 못했던 곳이 아닌가!

하지만 "3살짜리 아이와 둘이 하는 긴 여행"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뒤치닥거리만으로도 바쁠텐데 남편도 없이 홀로 우찌 여행을!이란 내 편견은
책 몇 줄을 읽으면서 감탄으로 바뀌었고 펜을 들어 밑줄을 그어가며 곱씹어 읽었으며
책을 덮으면서는 "참 멋진 사람이다. 하지만 나는 이렇겐 못한다"라고 결론을.. ^^;;;

그 무엇보다 마음에 와 닿았던 것은 철저히 아이 입장에서 생각하면서도
자기가 꼭 느껴봐야 하는 순간에는 아이에게 이해를 구하는 모습이었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내가 너에게 좋은 경험을 하게 해주겠다고 이 돈을 들여,
이 시간을 달려, 여기까지 데려왔건만 너는 왜!!!"라고 하게 되는데(아니면 나만? ㅠㅠ)
그렇지 않은 작가의 모습이 신선했다.


처음엔 "여행이란 이런거지!"라며 탄복하고 자괴감도 좀 들었다만,
차이를 인정하고 나니 책 전반을 즐기며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여행가서까지 그 나라의 어두운 면을 보고 싶지 않으며,
그곳의 사람들보다는 유명한 관광지나 아니면 앗싸리 리조트 형태의 휴식처가 좋으며
(그러니까 내게 있어 여행이란 휴식의 의미가 강하다),
돈을 들였으면 그만큼 뽕을 뽑고 와야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간절하기 때문에
이 생각을 바꾸지 않는 한 이 책 저자처럼 하는 여행은 불가능하다는 결론.

그러면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 도시 전체가 박물관인 멕시코 시티고
애들 데리고 제일 가보고 싶은 곳이 디즈니 월드/랜드라니
나도 참 글 쓰면서도 부끄럽긴 하다.

여하튼, 나는 그리 하지 못하지만 저자의 이런 여행을 응원하고 싶다.
나는 그리 하지 못하지만 저자가 여행 중에 느낀 생각이나 감성엔 푹 빠진다.

그리고,
북클럽 특성상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는데
그 중 건진 보물 하나.
작가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endofpacific

Posted by bibidi
읽을거리2011. 6. 24. 22:41

그들이말하지않는23가지장하준더나은자본주의를말하다
카테고리 경제/경영 > 경제일반 > 경제이야기
지은이 장하준 (부키,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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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관련 서적을 읽은지 어언.. 몇 년 만인가?!
고등학교 때 정치경제 과목을 거의 독학하다시피 공부한 나로서는
정치고 경제고 마치 한자처럼 좀 겁이 나는 아킬레스건이랄까...

여튼, 경제학 서적이라고 해서 각오하고 들었는데 생각보다 쉽게 술술 익혔다
(여기서 중요한 건 "생각보다"이다).

참여정부 시절 비록 전폭 지지자는 아니었으나
도대체 뭐 그리 잘못한다고 저리 욕을 먹어야 하나 의아해했던 한 사람이었지만
그래도 그 와중에 걱정스러웠던 부분이 FTA와 파병 문제.
그러니 내가 즐겨가는 카페 책 모임에서 이 책을 함께 읽는다 했을 때
주저하지 않고 구매해서 읽게 됐다.
내가 우려하는 부분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데 그걸 대신해준다니 끌릴밖에...

읽으면서 새롭게 다가오는 부분도 있었고 알고 있던 사실도 있었지만
결국 경제도 정치적 입김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과
그렇기 때문에 더 암담한 내 나라며 내 경제상황이라는 생각만이 머리 속을 맴돌고 있다.
아울러 저자는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이 단어가 맞는지 모르겠지만)를 비판하면서
이를 통해 대안을 마련하고자 하지만 일개 소시민인 나로서는 그저
그 분야 똑똑한 사람들이 알아서 더 좋은 사회를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램만 가질 뿐이며
그 분야의 제대로 된(상대적 개념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똑똑한 사람들이
힘을 가질 수 있도록 투표를 잘 해야겠다는 결심만 굳혔다 할 수 있겠다.

처음 시작은 3월에 했는데 끝은 6월 말이나 되어서야 끝냈다.
한참 피치를 올려 읽고 있었는데 갑자기 책이 사라져버려 읽을 수가 없었다(변명같지만 사실).
뭐, 활달한 27개월짜리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책이었으니 망정이지 차 키나 전화기가 아니어서 다행이다 할 밖에..

여튼, 경제학에 무조건 거부반응 일으키는 사람도 (상대적으로) 쉽게 읽을 수 있는 책.
원래 이런 류의 책은 밑줄 그어가며 실랄히 비판해가며 내 생각도 빈칸에 막 적어가며 읽는게
제 맛이겠지만 나는 그저 있는 지식도 꿉꿉 삼키기에 바빴다는 사실도 솔직히 고백...

내가 정치경제 선생님만 제대로 만났어도...! (는 급작스러운 안드로메다행 결론)
Posted by bibidi
읽을거리2011. 2. 28. 12:22

공지영의지리산행복학교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 한국에세이
지은이 공지영 (오픈하우스,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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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답답할 때, 당장 결과물은 나와야 하는데 현실은 안드로메다일 때,
'에잇, 이렇게 살거면 차라리 시골 내려가 농사나 지을까?'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올 수도 있다.
물론, 농활 몇 번에, 할머니 따라 고랑에 몇 번 나갔다고
농사 지을까가 얼마나 허황된 말인지는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참 행복했다.
"자발적 가난"을 택하고 그 안에서 자유롭게 사는 모습들이 참 좋았고,
사람들 간의 인정도 가득 넘쳐나는 것 같아 좋았다.
언제든 휘릭하고 떠날 수 있고,
그 안에서 위로받을 수 있다는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하고 생각해보다보니 역시나 관찰자의 시점으로 바라봐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예를 들어, 미국생활..
미국 밖에서 바라보는 모습과, 미국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모습과,
미국에서 생활인으로 살아가는 모습은 다 다르다.
지리산, 아니, 귀농의 생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그래서 그들이 참 부러우면서도 남의 이야기처럼만 느껴졌다.

다시 나로 돌아와서.
당장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버리고(뭐, 가진 것도 별로 없다만)
아이들 다 끌고 산자락으로 들어가 연세(월세가 아니고!) 100만원 미만으로 산다고 할 때
첫 해, 아니 몇 해야 살겠지만 그 이후에 연세는 무슨수로 내나?
아이들 교육이야 아직 어리니까 오히려 시골이 더 좋을 수도 있지만(뭐, 이후에도 어쩌면..?)
당장 아프기라도 하면, 큰 병원에라도 가보라고 밀어내면 그 땐 어찌해야 하나?
지금은 다 털어버리고 들어간다 치더라도 나중에 목돈 필요할 때,
그런데 나이는 다 들어버리고 돈 나올 곳이라곤 땅밖에 없을 때, 그것도 당장 나오지도 않을 땐,
그런 땐 어떻게 하나..

그래서 결론은,
나는 지금 생활에 만족하면서,
가끔씩 이런 에세이 읽으면서,
혹 연이 닿아 지인이 그리 살고 있으면 놀러가서 가끔 즐기며,
그렇게 사는게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책 읽으면서 내내 행복하고 즐겁고
마음 한켠에서 풀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p.s. 그래, 나는 세속적인 사람이다.
Posted by bibidi
읽을거리2010. 7. 4. 15:39

이제 막 단어를 내뱉기 시작한 토실이가 자주 하는 말은

뽀호 - 뽀로로
엄.마 (강하게) - 엄마
엄마~ (부드럽게) - 아빠
밥 - 밥
빵 - 빵
맘마 - 젖
꼿 - 꽃, 나무, 풀 등
응 - 응
네 - 네
이거 - 이거
치이ㅅ - 치즈
그리고
허그 - hug

한국인이기도 하지만 아메리칸이기도 한 녀석이 내뱉는 단 두 단어의 영어는
치즈와 허그.
워낙에 먹성이 좋은 녀석이라 치즈는 알 법도 하다만 갑자기 왠 허그?
하시는 분들 계시겠다.

녀석에게 허그라는 단어를 가르쳐 준 책, 바로 Jez Alborough Hug.


본 이미지는 yes24.com 에서 가져옴

숲속에 사는 아기 고릴라(침팬지? 고릴라 같음) 보보(Bobo)가
숲속의 갖가지 동물들이 부모 자식간에 hug 해대는 걸 보면서 엄마를 찾아가는 길을
선명하고 세밀한(사진은 아님) 그림으로 찬찬히 이어주는 책.

현재 amazon.com에서 보드북을 9.99, 페이퍼백을 3.99불에 판매하고 있고
yes24.com에서는 보드북을 8천원대에, 페이퍼백을 4천원대에 판매하고 있다.
나는 도서관에서 백 세일(bag sale)할 때 3불 주고 종이봉투에 그득그득 담는,
그 안에 담겨 있었으므로 가격으로 치면.. (그 때 약 40권 들어있었음) 약 10센트?

왓쏘에버, 보보의 감정선을 잘 살리면서 읽어주면 아이가 참 좋아한다.
영어를 못해서 못 읽어주겠다고?
어우야! 딱 세 단어 나온다.
허그(hug)
보보(Bobo)
마미(Mommy)

Sandra Boynton의 "Moo, Baa, Lalala"와 더불어 토실이가 제일 좋아하는 책 중 하나.

아이를 꼬옥 안아줄 때 한 번씩 되내이기에도 참 좋은...
Posted by bibi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