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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5.29 [34M 2W] 너는 가서 공부해! 6
동동브로2008. 5. 29. 11:35
임동휘는 영어든 한국어든 들리는 말은
아무리 빠른 말이라도 따라하려고 노력하며
결국 그 안에서 자기 문장을 만들어내는 식으로
어휘력을 키우고 있다.

아무래도 두 언어 사이에 놓여있는지라
초기에 언어천재인 줄 알았던 부모의 착각은 깨지고
한국어도 또래 애들에 비해 약간 떨어지는 수준 (최근에 한국서 온 또래 아이를 보니.. 쩝),
영어도 또래 애들에 비해 약간 떨어지는 수준 (이건 뭐, 젬보리 가보면 금방 티가..).

그럼에도 종종 재미난 일이 발생하곤 한다.

그 중 하나가 ""라는 표현이다.
얘는 토마스도, 퍼시도, 엄마도, 아빠도 다 "" 아니면 "이거"다.
부모가 부둥켜 안고 애정행각을 벌이고 있는 꼴을 못 보고 끼어들어서 엄마를 잡으며 아빠에게
"이건(엄마) 내꺼야!!!"
(난 물건이 아니거든!!!)

엄마랑 놀고 있는데 아빠가 와서 끼어들려고 하면 아빠를 밀어내며
"너(아빠)는 가서 공부해!!!!"
(이거 대박이었다. 물론 다시 "아빠는 가셔서 공부하세요"라고 다시 시키긴 했지만
어찌나 웃기던지 배를 잡고 웃었네~)

"애 앞에서는 물 한모금 마실 때도 조심해야 한다"더니 그 말이 맞다.
앞으로는 "너"란 말을 아예 안할까 생각 중.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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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저러한 행정적 처리 문제가 있어서 아침 댓바람부터 애를 끌고 이리저리..
소셜 시큐리치 오피스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데 (바로 내 차례 예정)
갑자기 위위가 마렵단다. @.@
급한대로 바로 앞에 화장실이 있길래 문을 열어봤더니 잠겨있네.
밖으로 나가기엔 앞 사람이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르는데..
"동휘야, 풀업 찼으니까 그냥 싸면 안돼?"
(엄마 맞아? -_O)
"싫어"
"참을 수 있겠어?"
"응"
그런 대화를 하고 있자니 내 차례가 됐다.

다 끝나고 부리나케 나와 차에 도착했는데,
트렁크이 빈 물통이 있는 것이 기억이 나는거다.
"동휘야, 물통에다라도 쌀래?"
(일전에 싫다고 난리난리 쳐서 놀이터에서 바로 집으로 온 적도 있다)
"응"
(오홀~)
"더 못 참겠어?"
"못 참겠어"
그래서 물통을 대줬더니 쫄쫄 잘도 싸더구나~~
오!! 남자들은 넘 편하겠어!!!!!
(내가.. 남자형제가 없어서 이런 걸 잘 몰라)
다행히 주변엔 아무도 없었고, 카싯 바로 앞의 좁은 공간에 애를 세워놓고 통을 대줬는데
꽤나 참았는지 많이도 쌌다.

집에 오자마자 "바이바이 위위, 바이바이 푸푸" 의식을 거행해주시고..
급할 때를 위해 빈 물통 하나는 차에 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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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참 싫어하는 말 중 하나가 "아무거나"라는 말이다.
도대체 뭘 어쩌란 말인가!!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잘하는 말 중 하나가 "아무거나"다)
좋게 말하면 배려가 많고 나쁘게 말하면 우유부단한 성격이 싫어서
내 자식만큼은 자기 주장이 강했으면 했다.
그래서 항상 선택을 하게끔 유도를 하는데,
그래서그런지 녀석은 꽤나 자기 주장도 강하고, 고집도 센 편.
(다행히 협상도 가능하다. 그럼 고집이 센 것은 아닌가?)

젬보리에서도 선생님이 항상 애들에게 선택을 하게 해준다.
그럴 때 동휘는 "예스"와 "노우"가 정확하다.
엄마가 더 기쁠 때는 단답형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문장을 만들어 대답할 때
(예를 들어 "Would you like some cheese?"라는 물음에 "Yes, I want some cheese"라고 대답하는 등).

뭐, 덕분에 가끔 엄마는 뒷목을 잡고 쓰러질 때가 있지만
맘에 든다, 녀석의 명쾌함이.

그나저나.. 요즘 젬보리에서 완전 골목대장 역할을 하고 있다.
가끔 어릴 때 슬비를 보는 느낌. ㅋㅋ
낯선 곳에서는 완전 얼음인데
익숙한 곳에서는 너무너무 신나하는 개구쟁이
.

내 몸 아플 땐 짜증이 먼저 나지만 (엄마 맞아?!!!)
그래두 예쁘다. 힛.
Posted by bibi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