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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1.03 결혼 7주년 32
생각거리2008. 11. 3. 14:56


벌써 우리가 결혼한 지 만으로 7년 째 날이다.

결혼 전 연애만 2년을 꽉 채웠으니 이 사람을 알고 지낸지 만 9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이 시간 속에서 행복했던 적이 슬펐던 적보다 훨씬 많았던 걸로 기억되는 걸 보면
결혼 참 잘했나부다. ^^ (뭐, 남편도 그리 생각할지는 미지수)

1주년 때는 남편이 깜짝쇼로 제주도 여행을 계획했다.
24시간 머무른 제주였지만 알콩달콩 재밌는 구경을 잘 했던 것 같다.

2주년 때는 경주에 갔다. 내가 주로 준비를 했던 것 같다.
수학여행이란 걸 경험해보지 못한 나로서는 꿈에 부풀어 갔었는데
수학여행 온 아해들 덕에 먼지바람만 풀풀 잔뜩 먹었던 것 같다.
그래도 재밌는 여행이었다.

3주년은 이곳 버팔로에서 맞이했다.
결혼 만 3년 만에 동휘를 갖고 입덧이 무지 심했던 때였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서울가든에서 외식을 하고(우리 둘만의 외식은 처음이었던 듯. 그 때 현정언니랑 은정언니가
"어케 우촌이라도 가지!"하면서 안타까워했주던 기억이 난다. ㅋㅋ) 케잌도 사다가 자축했었다.

4주년은.. 비록 전 달이지만 학빙여(학회 빙자 여행) 및 결혼기념 여행으로 시카고에 갔다.
그 때 슬비가 시카고에 살고 있었어서 더 재밌게 잘 놀다왔고, 동휘가 처음으로 (뱃속에서가 아니라) 등장했다. ^^ 
아주 뜻깊은 기념 해였던 것 같다.

5주년은.. 슬프게도 나도, 남편도 모두 새까맣게 잊고 지나갔다.
뭐, 살다보면 그럴수도 있는거지라며 서로 위로했던 기억이 살포시 지나간다
(제일 슬펐던 건.. 서로의 기억력이었다. 얼마나 피폐하게 살았으면 그래도 용케 기억하고 있던 기념일마저
새까맣게 잊고 있었을까.. ㅋㅋ).

6주년은 집에서 보냈다.
케잌도 사다 장식하고 삼발이를 세우고 세 가족이 사진도 찍었다.

7주년은.. 저녁 때 남편이 나를(??) 위해 준비한 The Wiggles 공연에 갈 예정이다.
위글스 아저씨들이 어케 우리 결혼 기념일을 다 알고 친히 버팔로까지 와서 공연을 해 주신다네~ ㅋㅋ

여튼.. 벌써 7년.
남편은 박사가 됐고, 나는 아직도 불량주부에서 크게 벗어나질 못하고 있으며,
동휘는 어느 덧 듬직한 세 살이 됐고, 복이가 내 뱃속에서 꼼지락거리고 있다.

앞으로도 수많은 나날들,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쭉 "그래, 결혼하기 잘했지"라고 읖조리며 살길 바란다.



Posted by bibi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