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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0.13 콩 심은데 콩나고 팥 심은데 팥난다 18
생각거리2008. 10. 13. 23:59

어릴 때 잘 못 본 시험지/성적표 들고 집에 오면 엄마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중요한 것"이라며 혼내셨다.
어린 마음에 어짜피 잘 못 나온 시험지/성적표로 혼내는 거면서 말만 그럴사한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대충대충 내지는 안 했는데도 성적이 그보다 잘 나온 적은 있었어도,
열심히 했는데 그에 못 미치는 성적이 나온 적은 기억에 없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일 수 있겠지만, 결국 좋은 과정 없이 좋은 결과 없다는 말은 맞는 말인 것 같다.

지난 두 어달 동안 짐을 모두 스토리지에 넣어놓고 최소한의 짐으로 살았는데
동휘는 맨 dvd만 봤다(tv도 스토리지에).
저러다 중독되면 어쩌나 걱정을 많이 했다.
짐을 풀면서 동휘 옷 다음으로 책 정리를 했다.
책꽂이에 쫙 꽂아놓으니 녀석은 눈 뜨면 일단 dvd를 틀고(배경..이랄까?) 그 다음엔 책을 꺼내서 들여다본다.
끊임없이 읽어달라고 요청하고 읽어주는 동안 내내 집중을 한다.
괜한 걱정을 했다.

이웃 언니가, 이제 겨우 20개월 된 아기가 글자에는 관심을 보이는데 수학/과학 쪽으로는 영 관심이 없다고
아무래도 공부를 잘 못할 것 같다는 둥, 말/글만 잘한다는 둥 했다.
처음엔 그냥 듣고 있었는데 가만히 책장을 보니까 수학/과학 쪽의 책은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노출이 적어서 그런게 아닐까라고 말했더니 언니도 잠시 생각하다가 그런 것 같다고 결론을 냈다.
아울러 언니 자신이 그 쪽으로 별로 관심이 없다는 고백과 함께(ㅋㅋ).
우리 집 책장을 들여다봐도 마찬가지다.
괜히 애꿎게 애만 잡을 일이 아니라며 둘이 함께 웃었다.

나랑 동생들은 어릴 때 어른들께 인사 잘한다고 칭찬을 참 많이 들었다.
칭찬이 좋아 더 인사를 많이 한 경향도 없지 않아 있지만 어른들께는 인사를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동휘가 30개월 전에는 수줍음이 많아서 인사도 안하고 뒤로 숨기만 했다.
지식이 많은 아이보다는 인성이 제대로 갖춰진 아이를 원하던 나는 고민을 참 많이 했다.
그 때 어디선가 "엄마가 먼저 인사하는 모습을 보여보라"는 조언을 읽었다.
요즘은 내가 인사를 안해도 녀석이 알아서 여기저기 웃음을 날리며 "Hi~!"를 연발한다.

정말,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
무섭다. ^^;;
Posted by bibi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