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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1.05 생일 22
생각거리2009. 1. 5. 15:09


언제부터인지 생일이 그닥 좋지가 않다.
나이 하나 더 먹는게 뭐 그리 행복한 일인가?
그래두 생일날이 되면.. 특히 울 엄마한테는 미역국 한 그릇이라도 끓여 드리고 싶은데
그걸 못하니 참 아쉽다 ("철없던 네가 철들었구나"하던 모시기 CF가 급 생각나는 이유는? ㅋㅋ).

아침에 엄마 전화로 깼다.
생일 축하 전화 해야 한다고 아빠가 벌써부터 재촉하셨다는데 내가 전화소리를 못 듣고 자서 못 받았다.
울 아빠가 늘 내 생일이 정확히 언제인지 헛갈려 하셨는데.. 왜 이리 뿌듯한게야? ㅋㅋ
(위의 "철없던 네가 철들었구나" 취소해야하나.. -_-)

그 다음에 시부모님이 전화를 해 주셨다.
작년에 엄마 생신 및 시부모님 생신까지 훌러덩 까먹고 뒤늦게 전화 드렸는데 참 죄송했다.

그리고, 아~ 고소한 미역국 냄새로 아침을 시작하는 기분은 정말 환상이다.
6시 30분에 일어난 동휘랑(이노무자슥!) 놀아줘가면서 아침상까지 거하게 (내가 먹고 싶다고 한 걸루다가)
차려준 남편에게 감사.

남편표 잡채. 아주 맛있게 잘 됐다. 태어나 처음 만들어 본 거란다.

남편표 미역국. 나는 고기 미역국보다 조개 미역국을 더 좋아한다.
이젠 미역국은 완전 프로급이다. @.@

생일이라 참 좋았다.
하루종일 손에 물 한방울 안 묻히고, 남편이 다 했다.
졸리면 자고, 심심하면 인터넷 켜고 놀고.
그런데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좋은 날에 낮잠까지 달게 잔 이유는 뭐람? 쩝.

저녁에 밖에 나가 케잌을 샀다.
생크림 케잌을 기대하고 갔으나 일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선택의 폭이 좁았다.

케잌 제목(?)이 dulce de leche라 크게 기대를 안 했는데(달까봐),
의외로 속이 달콤하고 별로 안 달고 맛있었다.
결국 세식구, 한 큐에 저거 다 먹어치웠다눈.. @.@

자식이 주는 즐거움.
작년(!)까지는 생일축하 노래를 영어로밖에 못하더니 한 번 한국어로 들려줬더니 제법 잘 해줬다.
"생일 축하함미다, 생일 축하함미다, 생일 축하해 우리 엄마, 생일 축하함미다"
특히 "우리 엄마"라는 말이 너무너무 좋았다. 뭉클.


노래 마치고 촛불 같이 끄고 엄마와 하이파이브.
작년 말까지만 해도 모든 케잌의 촛불은 자기 것으로 알더니,
고새 또 컸다고 아빠 생일 때부터는 누구 생일인지 명확히 인식하고
거들어주는 수준에서 촛불을 함께 끈다. 참 잘했어요~


사실 추리해서 안 올리고 싶은 사진이었으나(이렇게 말하면 언제는 뭐 세련됐었나? ㅋㅋ),
그래도 기념이라 올린다.
이제 만으로 34살. 빼도박도 못하는 30대 중반의 아줌마다.

그래도 사랑하는 내 가족들이 있어 참 든든하고 행복한 나날.

생일 때마다 빼놓지 않고 했던 멘트, 식상하지만(?) 또 감사의 마음으로 해본다.
"엄마,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Posted by bibi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