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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9.13 [17W 6D] 양수검사를 하다 18
동동브로2008. 9. 13. 05:16
사실 지난 주에 잡혀 있었는데, 기껏 아침 일찍 갔더니
아직 양수가 충분치 않아 태반이나 아이 머리를 찌를 수 있어 위험하다고 하여
한 주 미뤘다 (한 주에 100cc씩 양수가 늘어난다는군).

엄마나 남편은 안하는게 낫겠다 주의였지만,
나도 무지 불안했지만,
주변에 양수검사를 했던 사람들은
임신기간 내내 불안해하느니 차라리 준비를 하든 안심을 하든 하는게 낫다고 해서
그냥 하기로 했다.

동휘까지 데리고 갔기 때문에 동휘와 동휘아빠는 waiting room에서 기다리고
나 혼자 검사실에 들어가 먼저 초음파를 하고, 그 다음에 양수검사 전문의와 레지던트가 들어와
배에 바늘을 꽂고 양수를 채취했다.

지난 주에 초음파를 봤던 의사는 다운증후군 아이가 가지는 특성,
뇌 부분에 이상한 점들이 보이고, 팔다리 길이가 짧으며, 심장과 신장에 이상이 있는 등
보이지 않는다며 일단 초음파 상으로는 정상적으로 잘 크고 있는 것 같다는 소견을 내며
그래도 초음파 검사는 screening일 뿐 정확한 결과(?)를 낼 수 없다고 이야기 해줬다.

이번 주에는 지난 주에 자세히 보지 못했던 심장을 자세히 들여다봤는데
역시나 정상이라고 이야기 해 줘서 안심했다.

그리곤 양수검사를 시작.
먼저 배꼽 부근, 그러니까 양수 채취할 바늘을 꽂을 부분에 마취주사를 놓았다
(마취주사 꽂을 때랑 마취약이 들어갈 때가 오히려 더 아팠다눈. ㅠㅠ).
그리곤 초음파를 보면서 적절한 곳에 바늘을 꽂았다.
나도 모르게 신음소리가 나니 의사가 레지던트에게
"이런 신음소리가 나면 바늘이 양수를 채취할 수 있는 곳까지 들어갔다는 신호야"라고 하더군
(그래, 이 한 몸 희생해서 경험 많은 의사가 탄생할 수 있다면.. 쩝).
그런데 갑자기 복이가 움직여서 바늘을 하나 더 꽂아야 했다. -_-
그랬더니 녀석이 또 바늘로 돌진.. 결국 의사쌤이 이리저리 꾹꾹 눌러 애를 쫓고
양수를 빼려 하니 양수가 안 나와 또 배를 이리저리 누르며 위치를 잡았다.

한 뼘 정도 되게 양수를 뽑았더군. @.@ (그걸 또 다 보여주신다, 친절하게!)

처음엔 넘 긴장했는데 이 의사쌤이
"너 성은 한국인 이씨냐 중국인 이씨냐?"부터 시작해서
"한국의 이씨는 Jones, 김씨는 Smith 정도 된다"고 농담을 하시지 않나,
당신 레지던트 중에 "이씨 4명, 김씨 4명, 박씨 3명, 오씨 2명"이 있었다 하질 않나,
"너 아주 날씬해서 양수 뽑기가 쉽겠다"라고 말씀하셔서
난 죽이되든 밥이되든 미국에 살아야 행복할 운명이지 않을까 잠시 생각도 했다. ㅋㅋ
(사랑해요, 쌤~)

양수를 다 뽑고 나서는, 옛날에는, 그러니까 내가 태어나기 전 즈음에는
초음파고 뭐고 일단 뽑고 나서 이게 오줌인지 양순지 알아보기 위해 냄새를 맡아봤다는 둥,
어디를 제대로 찌르는지 잘 몰라서 유산률이 1/100 정도여서 만 40세 이상이어야 해줬다는 둥,
옛날에 비하면 요즘은 참 쉽다는 둥.. 여튼 1분쯤 걸린다는 말이 무색하게 5분 정도 걸렸지만
쌤 덕분에 크게 긴장하지 않고 즐겁게 검사가 끝났다.

그 와중에 초음파 봐주신 분은 성별 확실히 봐주겠다며
(사실 지난 주에 봐주신 분도 100% 확실하진 않지만 성별을 알려주긴 했다)
그 부위 사진까지 찍어 글자까지 남겨주셨다눈. @.@

여튼, 그렇게 양수검사가 끝났다.
24시간은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해서 어제 하루는 왕비로 지냈고
오늘은 다시 무수리로 돌아왔다.
결과는 양수를 배양해서 어찌고 저찌고.. 그래서 결국 1주일에서 10일 정도 걸린댄다.

양수검사를 통해 새롭게 안 사실.
다운증후군이라고 하면 어떻게 할거냐 묻더니 terminate을 시키려면
버팔로에서는 20주 이내에 해야 하고, 20주가 넘어가면 뉴욕시티에 가서 해야한댄다.

개인적으로 1st trimester screening test도, 양수검사도, 그 의도가 참 맘에 안 든다.

Posted by bibi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