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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6.04 동휘, 치과에 다녀오다 (3살 첵업) 14
동동브로2008. 6. 4. 11:11

책에 보면 돌 무렵부터 치과며 안과 첵업을 해 주는게 좋다고 하는데
미루고 미루다 겨우 별러 오늘 치과에 다녀왔다.

내가 가지고 있는 치과보험 네트워크에 소아치과는 잡히질 않아서
집에서 가장 가까운 치과에 예약을 해놓고 오늘 가보니
내가 작년에 이 떼운 거 빠져서 갔던 곳이네~

원래 1시로 예약을 잡아왔는데 아침 8시 30분에 전화가 와서
그 시간즈음에 정전되니까 3시에 오라는 전갈을 받았다.
애가 졸려할텐데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왕 결심한 거 얼른 다녀오자는 심정에 오케를.

동휘 앞니 두 개가 나올 때부터 변색되고 파여서,
거기다 동휘 아빠가 선천적으로 이가 약하다고 했어서
충치 서너 개 쯤은 예상을 하고 갔다.
돈이 들어도 얼른 치료할 수 있으면 그게 좋지하는 생각이었는데
치료하는 동안 난리를 칠 동휘는 어떻게 해야하나 하는 생각에
어제 밤잠을 다 설쳤다. ㅠㅠ

멋도 모르고 치과에 가서는 로비에 진열된 그림책에 정신을 빼앗겨
신나게 놀던 동휘는, 간호사의 안내로 치료실에 들어갈 때까지도
완전 신남모드.
그 와중에 나는 또 서류작업 해 주시고.. -_-

그런데 의자에 앉혀지고, 의자가 위로 올라가고, 등받이가 뒤로 제껴진데다가
간호사가 마스크를 쓰고 장갑을 끼니까 급 흥분모드에 돌입.
마구마구 울어대기 시작했다. ㅠㅠ

토마스 디비디와 (마침 Best Buy에서 14.99불짜리를 4.99불에 판매한다는 걸 봄)
기차까지 걸어서 겨우 진정을 시켰으나 이번엔 배가 고프다는 둥
(치과 오기 바로 전에 밥 먹었거든!!!), 똥이 마렵다는 둥.. ㅠㅠ
간호사는 자기네 Dental Group에 소아치과가 있는데 여기서 10마일 정도 떨어졌으니
거기로 가보는게 어떠냐고 추천서(?)를 써주고..

여기서 물러날 순 없는거셔!! 빠샤!!
그래서 일단 똥이 마렵다는 동휘를 데리고 화장실에 가 쉬를 뉘고 (쉬가 마려웠던거다.
짜식, 얼마나 긴장했으면.. ㅠㅠ) 다시 한 번 주지시켰다.

나: 동휘야, 집에 갈까?
동휘: 응.
나: 그럼 토마스 디비디랑 기차 안 사는거야.
동휘: 응. 집에 갈꼬야. 아빠 보고시포 (허허.. 소가 웃겠다).
나: 그래. 그럼 집에 가자. 대신에 토마스 디비디랑 기차는 안 살꺼야.
동휘: 응.
나: 이제 토마스 디비디랑 기차는 다시는 안 살꺼야.
동휘: 아냐. 도위 토마스 디비디랑 기차 살꼬야.
나: 그럼 의자에 올라가서 검사 받을까?
동휘: (잠시 망설이다가) 응.

진료실에 들어가 또 망설이는 녀석에게 "토마스 디비디, 기차"를 이야기 하니
의자에 앉혀달랜다. 그래서 앉혀놓고 손을 꼭 잡아주고
"얼른 검사 받고 토마스 디비디랑 기차 사러가자"라고 이야기 해 줬다.
간호사가 시키는대로 입도 벌리고 가만히 잘 참더구나
(오 놀라워라 토마스 디비디와 기차의 힘!!!).

지금까지 이가 20개 났고,
앞니 두 개의 변색과 패인 것은 애나멜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벗겨져서지 충치는 아니랜다.
그간 관리를 잘 해줬다면서 엄마까지 덩달아 칭찬을 받았다. ^^V

칫솔 하나를 새로 뜯어서 치약을 아주 쪼끔 묻혀 살살살살 원을 그리며 닦아줬다.
시간을 오래 들여 닦아내는 것보다 한 번씩 닦더라도 20개 이를 다 닦아내는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의사가 와서 다시 이 갯수를 살피고 충치가 없음을 확인했다.

이를 매일 닦아주고는 있는데 제대로 해주는건지 모르겠다니까
칫솔에 물 묻혀 물도록 해 주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고, 물로 헹궈내는 것도 효과가 있고,
얇은 수건에 물 적셔서 닦아내기만 해도 효과가 있댄다.

밤에 자기 전에 이 닦아내는 게 제일 좋고 치실은 6살이 될 때까지는 안 해줘도 되지만
6살부터는 꼬박꼬박 하는게 좋다는 이야기.


보통 어른은 6개월에 한 번씩 정기검진을 받지만 동휘는 아직 어리니까 1년에 한 번씩 받아도 되겠단다.


간호사의 간단한 검사와 양치를 마치고 의사를 기다리는 동휘


다 끝나고 밖으로 나오니 간호사가 잘 했다며 상을 주신단다.
조그마한 공과 고무 개구리가 들어있는 장난감을 선물로 받았다.
신이 나서 폴짝폴짝 뛰어다녀 주위 사람들의 귀염을 한 몸에 받았다.


일단 겁을 누르고 제대로 검사받기로 작정하니까
입도 크게 잘 벌리고, 이 닦는 동안도 잘 버티고,
검사가 다 끝난 후에 간호사와 의사에게 "탱큐"라고 인사까지 잘 한 예쁜 동휘.
동휘가 너무 자랑스러운 하루였다!!
(라고는 하지만 밥 먹이면서 또 몇 번을 소리지르고.. -_-)

Posted by bibi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