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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7.09 벌써 1년 24
생각거리2010. 7. 9. 23:07
귀국한 지 벌써 1년이 다 됐다.

편도행 티켓 끊어서 미국에 갔는데 편도행 티켓 끊어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그 비행기 안에서
몸도 마음도 너무나 힘들었던(전날 잠을 거의 못 잔대다가 토실이가 엄청 울어대서) 기억이
다시금 떠오르는데 한국 생활은 상상한 것보다 훨씬 좋긴 하다.

짧지 않은 5년간의 미국 생활 동안
내게 엄마, 할머니, 언니, 친구이자 내 아이에게 할머니가 되어 주었던 Holly와
친정언니 이상으로(난 친정언니도 없지만) 진짜 혈육같았던 ㅎㅈ 언니,
미국생활 5년 중 가장 힘들고 외로웠던 그 시기에 큰 도움이 되어주고 위안이 돼 줬던 ㅇㅁ언니,
임신했을 땐 음식 선물 받는게 제일 좋은데..하면서 gc 넣어 보내주셨던 ㅅㄲ언니,
지나가는 말처럼 댓글 하나 달았는데 얼려서 보내주시고 해동방법도 상세히 설명해주셨던 ㅇㅎㅍ언니,
때마다 아이 선물에 예쁜 카드에, 둘째 태어날 때는 아직 애도 없었으면서 이것저것 잘 챙겨서
보내주셨던, 이제 조만간 멋진 아해를 만나게 될 ㅈㅈ언니,
동생이지만 차분하고 예쁜 성품으로 언니한테 기대듯 기댈 수 있었던 ㅁㅁ,
그리고 그 외에도 내게 아낌없이 베풀어주고 아껴주었던 수많은 언니, 동생들...

평생 잊지 못할거다.

한여름에 귀국해서 여기저기 얹혀지내며 산후우울증까지 살짝 앓았던 시간들,
그리고 귀국해서도 렌트인생 면하진 못했지만 우리 가족만의 공간이 생기고,
마냥 아기같기만 하던 동휘가 종일반으로 학교에 다니고,
둘째는 어느덧 커서 말귀도 거의 다 알아듣고 자기 주장도 점점 강해지고
시간이 갈수록 더더욱 사랑스럽고 귀여운(물론 가끔 열불나게 할 때도 있지만!) 나의 제자들과
나와 코드도 잘 맞고 교육관도 비슷한 놀이터 계모임(?) 회원들...

언제 이 동네를 떠나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지난 1년간 내가 한국에서 엄마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도와준 사람들 역시나

평생 잊지 못할거다.

벌써 1년. 
그리고 나는 감히,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에게 더욱 고맙고, 내 자신도, 내 가족들도 기특하다.



p.s. 한국생활 중 가장 좋은건...?
물론 신분에 구애받지 않고 돈을 벌 수 있다는 것도 아주 좋긴 하지만
언제든 원할 때 엄마, 동생과 문자나 통화로 대화할 수 있다는 것, 정말 좋다.
Posted by bibi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