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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동브로2010. 1. 22. 23:28

몇 주 전부터 급격히 글자와 숫자에 관심을 보이게 된 동휘.
거기다 "엄마는 형아들만 가르쳐주지 말고 도위 좀 가르쳐주세요"라는 항변까지. -_-
남의 집 애들 가르치다보니 막상 내 아이 가르칠 시간이 없었던 터에
애들 학습지 다 거기서 거기고 선생님이 중요하다는 지배적 의견 쁠라스
마침 딱 집앞에서 K사 학습지 무료상담을 해준다기에
동휘 잠깐 테스트 해보고 학습지에 대한 여러가지 정보를 얻은 후 바로 계약.

오늘 한글 첫 수업을 받았다.

일주일에 한 번 15~20분 한다는데 방 밖에서 들어본 바로는 딱 10분 집중하더라.
한국 나이론 6세가 됐지만 아직 4년 반밖에 안된 꼬마가 10분이나 집중하다니 놀라웠다.
수업이 끝나고 선생님이 집중 이야기를 언급하시면서 다음 시간부터는 아이가 더 집중하도록 노력하겠다길래
그냥 아이가 집중할 때까지만 수업하고 나머지 시간은 아이 이야기를 들어주십사 했다.
처음부터 너무 막무가내로 떠들어대면 통제할 필요가 있지만
그게 아니라면 아이 이야기 좀 들어주면 어떠한가라는 생각.

선생님이 가시고 녀석에게 "한글공부 재밌었어?"하니까 눈을 반짝이며 "네네 대장님!"
(요즘 녀석은 나를 대장님이라고 부른다. 이유는? 모른다. @.@) 한다.
뭐.. 뭐든 처음 시작할 땐 재밌지.
나도 피아노 처음 시작할 때, 주산 막 시작할 땐 참 즐거웠단다, 아가.
그래도 모쪼록 한글 다 익힐 때까지 내내 재밌게 잘 공부했으면 좋겠다.

학교가기 전까지만 한글을 익히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어린이집에서 나름 자극을 많이 받았는지 글자를 가리키며 이게 뭐냐고 묻고
글을 모른다는 것에 답답해하길래 시작한 한글공부인데
동생은 "이제 동휘도 한국 어린이 다 됐네?"라고 했다.
그러게. 미국에서 Pre-K 다녔으면 알파벳? 파닉스? 크게 답답해하지 않았을텐데...

알파벳은 대충 다 아는 것 같은데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파닉스를 꾸준히 시켜볼까도 생각 중이다.
가르쳐달라고 조르는데 굳이 마다할 필요 또한 없지 않은가..
물론 애 아빠는 어린이집에서 보내온 "인지교육"이니 뭐니 보면서 애한테 너무 공부시킨다고 짜증을 냈다만
철없는 엄마는 그저 모든게 신기할 뿐이다.
그 철없는 엄마 앞에서 동휘는 연신 정체모를 색색의 선들이 어떤 의미인지 이야기 해주느라 너무너무 신나했다.
귀여운 것. ^^

하지만 아가, 너는 아니?
이게 시작이야.
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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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월 다 된 토실이. 가끔 내가 퍼짐이라고도 부른다. "펑퍼짐"
(반면 우리 동휘는 "얄쌍이". 토실이와 비교하면 엉덩이도, 몸통도 갸늘다. @.@)
기저귀 찬 궁디가 어찌나 펑퍼짐한지.. ㅋㅋ 팡팡 두들김을 부르는 궁뎅이. 흐흣..

동휘와는 다르게 먹성이 좋아 먹고 먹고 또 먹고(밥 먹고 젖 먹고 귤 먹고 빵 먹고 치리오스*물은 계속 먹고..)
호기심도 많아서 뭐든 만져보고 입에 넣어봐야 직성이 풀리는 녀석.
눈치가 너무 빠른건지 없는건지 엄마가 혼내도 씩 웃으며 이리저리 머리를 넣어가며 애교를 떨다가
잠깐 방심하면 다시 혼날 짓을 해댄다. -_-
늙은 엄마는 거의 포기 상태.

포복전진(무릎으로 곧잘 기는데 무릎이 아픈지 주로 배로 휙휙)은 또 어찌나 빠른지 뛰는 엄마보다 더 빠르고,
꺄르르 웃으며 다다다다 가다가도 멈춰서 뒤를 휙 돌아보며 나와 눈이 마주치면 또 꺄르르 다다다~
마치 "나 잡아봐라~"하는 것 같다.
하루종일 어찌나 돌아다니는지 엄지발가락 밑의 발바닥엔 물집이 다 잡혀있더라. @.@

음악이 나오면 궁뎅이를 흔들어대고
"엄마 hug~"하면 두 팔을 벌려 안으며 가끔 내 어깨를 도닥여주는 아이.
"엄마 뽀뽀"하면 동휘가 요만할 때 그랬던 것처럼 입을 크게 벌리고 가미가제식으로 볼에 입을 대는 아이.
이제 잠깐씩 스스로 서서 2초 정도 서 있기도 한다.
조만간 걷지 않을까 싶다.
돌사진 얼른 예약해 찍어줘야겠다. 걷기 시작하면 통제불능이라고 잡고 서면 찍으라고 하던데...


==
이제 제법 둘이 잘 논다.
오늘은 작은 쿠션 하나를 가지고 엉퀴고 설켜서 10분 이상을 놀았다
(내가 떼어놓지 않았으면 하나가 지쳐 잠들 때까지 계속 됐을 뻔).
실지로 지난 주에 남편이 MT(!)를 가는 바람에 둘을 한꺼번에 재워야 했는데
나는 그냥 누워있고 둘을 붙여놨더니 10시 30분까지 꺄르르거리며 놀다가
토실이가 갑자기 조용해져서 봤더니 머리 박고 자고 있더라. ㅋㅋ
토실이가 잠드니 동휘도 바로 따라서 잠들고.. 바로?라기엔 시간이 좀 늦긴 했지만..

물론 싸우기도 잘 싸운다.
특히 이 에미를 두고 싸우는걸 보면 괜시리 뿌듯하다
(동휘가 "엄마는 내꺼야!"라고 하면 토실이도 "내내내!!!"한다).
아, 내가 언제 이런 "여왕벌" 행세를 또 해보겠는가?
즐길 수 있을 때 맘껏 즐길 수밖에~


빠질 수 없지. ㅋ
Posted by bibi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