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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동브로2010. 8. 31. 05:09
장남이 18개월이었던 무렵,
우리는 "notorious snow"로 유명한,
겨울이 1년의 반은 되는,
눈 많이 오고 추운 버펄로(NY)에 살고 있었다.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내리는 눈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내 18개월 아기는 "눈와"라고 중얼거렸다.

차남이 18개월인 지금,
우리는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운 분지"라는
대구 인근 경산에 살고 있다
(이곳 사람들 말로는 "그래도 경산은 대구만큼 안 덥다"라는데..).

8월 말인 지금까지도 계속되는 더위와 높은 습도에 시달리는
내 18개월 아기는 "더워"라며 에어컨을 가리킨다.


큰애를 거의 몰입해서 키우다시피 했는데
아쉽게도 지금은 기억나는게 별로 없다.
그래서 옛 사진을 들춰보다보니 조금, 아주 초큼~ 시원해진 느낌
(배경이 주로 눈 아니면 겨울풍경).

--
동휘 어린이집 2학기.
여전히 아침마다 "오늘은 좀 쉬면 안될까?"라고 영감처럼 말한다.
신나서 뛰어나가면 좋겠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네.
어떤 애들은 집에 오면 심심하다고 오히려 종일반을 좋아한다는데
우리 애는 정규반만 하고 집에 오면 안되냐고 성화.
막상 집에 와봐야 엄마의 신경질이나 무심(엄마는 수업 중) 뿐인데
왜 그리 집을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아울러 신경이 많이 쓰이는 것도 사실이다.
지금은 엄마가 필요한 시기인 것 같은데 그렇게 못해주는 미안함도 있고.
한편으로는 요녀석이 엄마의 약점을 파고드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여튼, 복잡한 마음.

반면, 만만디인 동우.
애교 작렬에 떼도 많이 늘고 자기 의견도 너무나 뚜렷하다.
형아와는 달리 높은 곳에도 곧잘 올라가고
화장실에 들어가면 신이나서 변기 속도 만지고(우욱)..
큰애는 자질구레한 것들을 잘 만지지 않았기 때문에
집이 더 너저분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거침없는 둘째. 덕분에 예전에 비해 한결 깔끔해진 나.

단어 나열도 곧잘 한다.
엄마 (엄마, 아빠 모두 지칭)
형아


카(Car), 빠빵
더워
아이씨(--;;;;;;;)
뽀(뽀로로)
코코(코코몽)
토(토마스)
빠(파워레인저)
--무슨, 애 하루종일 TV만 보여주는 줄 알겠다. --;;;;;
허그(hug)
치즈(cheese)


이게 뭐야? 뭐야?
그리고 그 외에 온갖 외계어들..
특히 형아가 그 누군가와 열심히 이야기 하고 있으면
지도 질세라 훨씬 더 큰소리로 엄청 떠들어댄다. ㅋㅋ

둘이 다르면서도 비슷한 것이 형제가 맞다는게 실감난다.
예쁠 때는 물론 잘 때와(ㅋㅋ) 둘이 사이좋게, 내지는 시끄럽게 놀 때.
하나 키울 때보단 둘이 몇 배는 힘들지만
그래도 둘도 괜찮다는 생각이 요즘들어 스물스물 난다.
이제 육체적으로 아주 힘든 시기는 지나는 모냥.


Posted by bibi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