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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6.12 [34M 4W] 36개월 첵업에 다녀오다 10
동동브로2008. 6. 12. 12:41
원래대로라면 다음 달에 가야하는 첵업인데 좀 땡겨서 다녀왔다.
주사를 맞는 것도 없으니까 보험사에서만 오케하면 괜찮다고 해서
보험사에 물어봤더니 우리가 갖고 있는 보험은 정기첵업 기한을 따로 둔 게 없어서
한 달 정도 차이 나는 것은 괜찮다고 하더구나.

사실 7월까지는 어찌됐든 미국에 있을 예정이기 때문에 (이왕이면 직장 잡아서 더 있었음 좋겠구나)
6월 25일로 만료되는 지금 보험을 현재 내는 보험료의 5배를 내고서라도 연장할 예정인데
연장은 좋으나 문제는 지금의 Empire이 COBRA로 바뀐다는데 있지.
보험사 바뀌어 보험증서가 바뀌면 병원 갈 때마다 서류작성을 다시 다 해야한다.
이게 참 버겁고 귀찮은 작업인데다가 보험사들은 꼭 처음 이용하면 커버가 안된다는 둥
뻘소리를 해대서 사람을 귀찮게 하는지라 이왕이면 6월 25일 이전에 모든 걸 해결하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다
(치과 첵업을 왜 이번에 갔겠어?! 호호. 내친김에 안과 첵업도 갈까 했는데 알파벳, 숫자를 다 몰라서 패스).

여튼..
매번 소아과에 갈 때마다 병원이 떠나가라 울어제끼던 녀석이었는데
이제 좀 컸다고 어찌나 의젓하던지.. 혼자 본 거이 아깝다.

간호사가 들어와 먼저 이것저것 묻는다.
걱정되는 부분, 염려되는 부분이 무엇인지 묻고,
우유는 잘 먹냐, 우유를 안 먹는다니까 그럼 철분보충은 어떻게 하냐며
브로컬리나 콩, 요거트, 두부, 치즈, 시금치, 시리얼 같은 거 먹냐고 묻더구나.
그리고 야채나 고기는 얼만큼 주는지도 꼼꼼히 묻고 (찔렸다),
밤에 잘 자는지, 밤새 쭉 자는지,
뛰고 점프하고 올라갈 수 있는지, 자전거 패달을 밟을 수 있는지 묻고,
세 단어를 이어 문장을 만들 수 있는지도 물었다.

그리고선 이 어린 것의 혈압을 다 재더구나. @.@
다행히 평소에 엄마랑 병원놀이를 많이 하고 놀아서 별 거부감이 없더군.
오히려 신나하는 분위기.
신발만 벗고 나가 (예전엔 기저귀만 빼고 홀라당 벗기라더니) 키와 몸무게를 쟀다.
키는 35인치 (89cm). 몸무게 29' 12'' (13.5kg).
방금 삐뽀삐뽀 119 소아과 책 부록에 달린 성장곡선에서 보니까
키 5%, 몸무게 15% 정도 되는 것 같다.
그런데 뭘 잘 크고 있다고 의사나 간호사나 호들갑을.. -_-

다시 진찰실에 들어오니 앞은 막히고 뒤는 터진 가운을 주며 속옷만 빼고 옷 다 벗기고 이걸 입히랜다.
눈물이 핑 돌았다 (주책). 아, 이제 정말 동휘는 BIG BOY구나 싶어서.

여튼 그러고 있으니 의사쌤이 들어오셨다.

가끔 밤에 무릎이 아프다고 운다고 했더니 낮에 절룩거리냔다.
낮에는 멀쩡하다니까 성장통일 수가 있고 요맘 때 애들한테 흔히 나타난댄다.
무릎을 관찰하시더니 아주 좋다고 하셨다.
혹시 자기 싫어서 아프다고 우는 건 아니냐고 했더니
껄껄 웃으시며 "That's possible"이라고 하더구나.
애들이 그런 트릭은 기가막히게 빨리 배운다시면서. -_-

그 외에도 이러저러한 이야기들을 나누고,
아주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으며 의젓하니 "good boy"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청진기를 가져다 대니 또 가만히 잘 있고, 입 벌려 안 들여다볼 때도 잘 있고,
심지어 귀 검사를 할 때도 잘 참았다.
"You are a good boy"라고 하니까 아주 엄숙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끄덕.

주로 어떤 언어를 쓰냐시길래 한국어 쓴다고 했는데
쌤이 물어보는거에 다 대답하고 자기가 말도 하고.. "얘 영어 알아듣는데 문제가 없구나!"라는 탄성까지..
(원래 미국인들은 오버가 심하다)

예방접종도 없이 그렇게 약 10분에 걸쳐 정기검진을 끝냈다.
요맘 때 애들은 안전사고에 특히 유의를 해야한다는 (여기저기 막 올라다니니까 떨어지는 경우가 많단다)
주의사항과 잘 크고 있으며 건강하다는 말씀을 몇 번이고 하셨다.
다음 예방접종은 유치원 가기 전, 그러니까 만 5세 첵업 때나 할 거라고 하셨다.

이 선생님과 마지막일지도 모르는데, 사진이라도 한 방 남겼어야 했는데
아침에 급히 나간다고 카메라도 못 챙기고 나가서 그게 참 아쉬웠다.

여튼, 동휘는 잘 크고 있다.
Posted by bibi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