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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동브로2009. 11. 24. 23:29

이런 노래가 있다.

곰 세마리가 한 집에 있어
아빠곰 엄마곰 애기곰
아빠곰은 뚱뚱해
엄마곰은 날씬해
애기곰은 너무 귀여워
으쓱으쓱 잘한다

우리집에서는 이렇게 불린다.

곰 네마리가 한 집에 있어
아빠곰 엄마곰 형아곰 애기곰
아빠곰은 뚱뚱해
엄마곰은 날씬해
형아곰은 잘생겼어(-_-)
애기곰은 너무 귀여워
으쓱으쓱 잘한다

한 3주 신나게 불렀다.
심지어 토실이도 엉덩이를 씰룩이며 좋아한다.

어린이집에서 돌아온 동휘선수,
어깨까지 들썩이며 이 노래를 부르다가 묻는다.

동휘: 엄마, 왜 아빠곰은 뚱뚱해?
엄마: 왜? 아빠곰은 안 뚱뚱해?
동휘: 응.
엄마: 우리 아빠는 뚱뚱해?
동휘: 아니, 우리 아빠는 날씬해.
엄마: 엄마는? (내가 미쳤지!)
동휘: (묘하게 웃으며) 엄마도 날씬해.
엄마: 에이.. 엄마는? (진정 미친게야)
동휘: 엄마는.. 뚱뚱해. 헤헤헤~

드디어 동휘선수가 엄마한테서 콩깍지가 벗겨지는구나 싶어서 슬펐던 반면,
벌써(?) 뚱뚱함과 날씬함을 명확히 구별해내는것이 대견했다.

때마침 엄마랑 통화하다가 이 얘기를 해줬더니 숨 넘어가게 웃으신다.
거기다 언제나 먹거리에 관심이 많으신 울 엄니,
애들은 잘 먹냐시길래 둘 다 잘 먹는다 말씀드리며
"에버랜드가면 110cm 이상 되어야 탈 게 많거든.
그래서 에버랜드가서 다 타려면 잘 먹어야 한다고 했더니 더 잘 먹어"했다.
잔인한 울 엄니,
"그러다 동휘가 뚱뚱한 엄마랑 에버랜드 안 간다고 하면 어떡할래?"
ㅠㅠ

그래서 오늘은 동휘와 동휘 외할머니에게 KO패 당한 날.
흐흑..

p.s. 늦게 퇴근한 남편에게 이 얘기를 해주니 너무너무 신나하면서 한마디,
"그 노래가.. 좀 말이 안됐어" ㅡ.ㅡ
Posted by bibi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