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2010. 9. 12. 13:59
나는 원래 TV를 잘 보지 않는다.
시간도 별로 없었거니와 TV만 보고있기엔 시간이 좀 아까..쿨럭.
거기다 귀국해보니 집에 TV다운 TV도 없고(A4용지만한 화면의 TV가 하나 있긴 함)..
그나마 외국에 나가면 괜시리 한국 드라마나 오락프로를 꼬박꼬박 보는데
한국에 오니까 닥.본.사.[각주:1]는 정말 힘든거라.. @.@
그래서 꾸준히 봐 오던 것, 개중 끌리는 것들에 한해서 주로 인터넷으로 본다
(요즘 joonmedia엔 무슨 일이? ㅠㅠ).
화면은 저화질에 토막토막 잘라놓은거라 7분에 한 번씩은 플레이 버튼을 눌러줘야 하고
가끔 버퍼링이라도 많이 잡히게 되면 그냥 포기하게 되는 경우도 많은 안타까운 상황.
흑흑..

이런 내가 간만에 닥.본.사.를 하게된, 그것도 드라마가 있으니
시청률이 생각만큼 안 나오지만(10% 미만대라고?) 좋아하는 사람들은 좋아하는
그리고 드라마가 좋아서 더 좋다는 원작소설은 어떠한지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
(심지어 나는 4회까지 본 후에 바로 원작소설을 오더해서 2일만에(하지만 총 시간은 4시간)
다 읽어버렸다. 지금 2부라고 하는 두 권짜리 소설마저 오더한 상황. @.@)..


드라마 홈페이지에서 가져다가 잡티들은 살짝 제거해줬다. 내 실력으로는 최선. -_-

성균관유생들의나날.1(개정판)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 역사/대하소설
지은이 정은궐 (파란미디어, 2009년)
상세보기
성균관유생들의나날.2(개정판)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 역사/대하소설
지은이 정은궐 (파란미디어,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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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건 책. 2권으로 나눠져 있다.

원작을 먼저 읽은 사람들 중엔 드라마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듯 하다.
하지만 드라마를 살짝 먼저 보고(4회까지) 원작을 다 읽은 나로서는
원작은 하나의 소설이고 드라마는 하나의 드라마라를 생각,
즉, 둘 다 그리 나쁘지 않다는 것.

특히 원작엔 나오지 않는 금등지사와 그 행방까지 곁들여지니
이건 꽃남들 구경과 함께 달달한 연애 이야기, 거기에 추리물까지 얹어지는건가?
4회까지 본 바로는 금등지사에 대한 이야기가 꽤나 펼쳐질 듯 한데
원작에서는 전혀 언급도 안 되어있을 뿐더러 그 관련 사건들이 너무나 쉽게(?!)
진행되고 해결되는 듯 해서 오히려 어리둥절했던터.
물론 드라마에서도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어짜피 꽃미남 세 사람 얼굴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드라마는 재미가 있으되
(거기에 화려한 조연들의 연기까지.. ^^) 드라마 상에서 아주 매력적이던 초선이
책에서는 어이없게 그려져 있어서 마음이 아팠다.
그럼, 최고의 기녀라면 드라마 속의 초선이 정도는 되야지.
아울러 직전에 읽었던 이정명씨의 "바람의 화원" 때문에 오버랩 되는 부분이 너무 많아
살짝 헛갈리기까지 했다. 배경도 비슷해서 그런건가.

미스 캐스팅이라는 말도 꽤나 나오던데 연기력만 두고 보자면
적어도 "밑에 자막 좀 넣어주세요"라거나 "책 읽지 말고 연기를!"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심한 연기는 없는 듯 하다(개인적인 생각).
선준 역을 맡은 사람이 동방신기의 믹키유천이라고 해서 깜놀.
신선한 신인배우겠거니 했는데 아이돌이라뉘.. @.@ (사실 동방신기에서 유노윤호와 믹키유천밖에 몰.. 쩝)
무표정 사이에 순간순간 드러나는 표정 변화가 예상 외였다.

여림, 물만난 물고기요, 대물, 원작에서는 "여성"임이 너무 강조됐던 것에 반해
훨씬 더 당차고 똑똑하여 흐뭇(원작에선 뭐 이런 정도로 임금의 눈에 팍 들어오나 싶은 것이..).
걸오의 깜짝복장과 거지꼴의 대비 역시 재밌었다.

다만.. 이들의 나이는 19-23세. 고만고만한 인물들 속에서 걸오가 너무 어리게 나오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미스 캐스팅이라면 미스 캐스팅.
걸오는 좀 더 나이 많고 대물이 좀 더 어린 사람이었으면,
아니 걸오만이라도 좀 더 나이 많은 사람이었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 싶긴 한데
뭐, 그 정도 쯤이야...

드라마가 지니는 한계 속에서(책과 비교해 시간적, 공간적 한계)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갈 것인지 기대가 더 된다.
아울러 2탄인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속 이야기가 드라마에 포함이 된 것인지
아니면 "성균관 스캔들 2"가 새로 만들어질 것인지, 이도저도 아니면
저공행진의 시청률에 밀려 "성균관 스캔들"마저 중도하차할 것인지 궁금하구나
(개인적 바램은 제 1안).

무엇보다 즐거운 것은 간만에 시간 기다리며 시청할만큼 마음에 드는 드라마가 생겼다는 것이요
(바로 전의 드라마는 "산부인과" 여기서도 여림 역의 송중기씨 등장),
내 책을 구매하는데 돈을 썼다는 것이요(이왕이면 빌려 읽었음 더 좋았겠지만
요즘 아주 인기가 많은지 도서관에서도 늘 대여중. -_-),
간만에(-_-) 아이들에게도 책 읽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ㅋ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작을 먼저 읽었으면 좋았을 뻔 했다.
(나는 대체로 원작을 먼저 읽은 상태에서 그걸 영화화 내지는 드라마화한 작품들을 보는 편인데
이번엔 순서가 바뀌었다).
드라마를 좀 보다가 소설을 읽는 바람에 책 속의 등장인물들을
드라마 속의 인물들로 대입시킬 수밖에 없었서 재미가 좀 덜했다.
어쩌면 그래서 소설에 덜 빠졌는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이 드라마 덕분에 오늘이 일요일임에도 그리 나쁘지 않군.
내일이면 만날 수 있으니까. 꺄하하~~~
  1. 닥.본.사.- 닥치고 본방 사수 [본문으로]
Posted by bibi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