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천'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0.12.06 라됴 21 16
  2. 2010.11.03 원리와 원칙, 대화와 타협, 그 안에 신뢰가 통하는 사회라... 8
  3. 2010.10.09 간만에 자식 자랑 20
생각거리2010. 12. 6. 12:09
인터넷 라디오 방송국이라는 것 잘 알지도 못한다.
인터넷 라디오 방송이라는걸 들어본 적도 없었다.

대학 때.. 그래, 그 때는 인터넷이 상용화되지 않았던 때였다.
거리에서 외치고 싸우고 이야기하고..
그리고 집에 돌아와 TV를 틀면 세상은 참 평온하였다.
울분에 차서 우리의 방송국을, 우리의 라디오 방송국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 돈은 어떻게 만들어야 한단 말인가.. 했다.

하지만 석사 때, 당시 후배로 들어온(ㅋㅋ) 지금의 남편이
"인터넷 라디오 방송"에 관심이 있다고 했을 때
그게 돈벌이나 되겠어..가 내 첫 반응이었다
(남편은 현재 인터넷 방송과는 관련이 없는 길을 가고 있다).

우연히 어제 라됴 21이라는 인터넷 라디오 방송에서
JYJ 노래를 계속 틀어준다는 글을 읽었다.
내가 이선준 상유를 연기한 박유천씨를 아주 예뻐하긴 하지만
노래는 사실.. 전체적으로 내 취향이 아니어서
노래를 들으러 갔다기 보다는 워낙에 공중파에서 보기 힘든고로
신기해서 들어갔다는게 맞을 것이다.

마침 임수경씨가 방송을 진행 중이었다.
그리고 어제는 리영희 선생님이 돌아가신 슬픈 날이다.
JYJ 노래는 이미 들을 수 없었지만
한참을 라디오 방송을 들었다.

잊고 있던 노래들이, 주옥같은 노래들이 계속 나왔다.
임수경씨의 차분한 목소리와 함께 새벽을 울렸다.

라됴 21이라는 사이트, 난 처음 알았다.
그리고 어제 방송을 들으면서
청취자가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지금도 듣고 있다.


p.s. 책으로만, 기사로만 만나뵈었지만 리영희 선생님.. 편히 쉬십시오.
p.s.s. 작은 아버지가 위독하시다. 애들 때문에 내려가 뵙지도 못하고 맘이 내내 무겁다.
Posted by bibidi
생각거리2010. 11. 3. 00:19
드디어 지난 몇 주간, 아니 몇 달 간 올인하던 드라마가 끝났다.

사실 내가 본방사수 해가면서 보는 드라마는 그닥 흔치 않았는데
(요 근래에 보면 "산부인과" "파스타" 그리고 이 드라마가 되겠다)
거기다 심지어 디씨 드갤이나 텔존까지 드나들며(낯선 단어들이지?! ㅋㅋ)
모르는 단어는 검색까지 해가는 정성을 보이며 본 드라마는 심지어 처음이기도 한
이 드라마를 다 보고난 소감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휴........................."


마지막 강. 이 펼쳐진 많은 이야기들을 어떻게 주어담을건가 걱정스러웠는데
후반까지, 그래, 생각보다 좋았다.

"내가.. 네 아비더냐"하면서 도와달라 애원하는 아들에게 등을 보이던 아버지가
자식을 위해(라고 생각한다) 화성천도에 찬성하자고 의견을 던지는것도,
도대체 인간미라곤 없던 하인수가 초선을 위해 몸을 던지는 것도,
대물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해나가던 잘금이들도,
"백성을 위한 개혁이 아니라 자신의 뜻을 이루기 위한 개혁이라면
함께 하지 않겠다"(역시나 대사는 멋있었는데 내 기억력은 도통.. ㅡ.ㅡ)는 류의 대사를
감히 임금에게 뱉어내고 받았던 선물까지 되돌려주며 나가던 이선준 유생도,
한낱 성균관 유생 따위가 뱉어내는 말에 자신을 돌아보고 잠깐 뜻을 접은 정조도,
노론 영수 좌상 앞에서 또박또박 "경계하겠다"고 간만에 또릿한 모습을 보여준 김윤식 유생도,
정말 간만에 스승다운 모습을(안타까움, 대견함 등등을 표현한) 보여준 정약용 박사도..
그래, 생각보다 너무 좋았다. 대통이었다.

그런데.. 와글와글 짭짭.. 막판 몇 분은 도대체 뭔가요?
그 예전에 "지붕뚫고 하이킥" 마지막 회를 보고나서 느꼈던 그런 비슷한 괴로움을
또 느껴야 했다니.. 우욱우욱..

왓쏘에버,
여기까진 그냥 드라마 이야기일 뿐이다.


이 드라마가, 끝에 가서는 아주 많은 좋은 장면들과 대사에도 불구하고
안드로메다형 스토리 전개와 정신사나운 편집으로 인해
(특히 마지막 5-10분 정도는 tv 끄고 싶은 충동을 억지로 억지로 눌러야했다)
숨이 차 따라잡기가 힘들었던 이 드라마가
그래도 끝까지 나와 함께 할 수 있었던 이유..

늘 이야기 하지만 물론 이선준 상유를 보고자 하는 개인적 욕심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외에.. 원리와 원칙, 대화와 타협, 그리고 그 안에서의 신뢰...


드라마를 보는 내내 누군가가 생각이 났다.

솔직히 나는 그를 세세히, 자세히 모른다.
그에 대해 비판을 제대로 해 본 적도 없다.
그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거나 그가 곤경에 몰렸을 때 "그는 아니다"라고
자신있게 이야기 한 적 조차도 없다.
어쩌면, 심지어 "비난"하던 자들보다도 더 질 나쁘고 비겁한 이가 나일지 모른다.

쉽게 갈 수 있는 길을 애돌아 어렵게 간 사람,
참으로 답답하게 원리와 원칙을 내세웠던 사람,
대화와 타협을 언제나 이야기 했던 사람,
대통령이 국민 위에 군림하는게 아니라는 걸 보여준 사람,
온 국민에게 "바보"라고 불리웠던
그 사람.


이 드라마..
내 아름다운 대학시절을 떠올리게 해 주고,
아름다운 청년들을 화면 가득 심어서 기쁘게 해 주고,
뭔가 마음 한구석에 여전히 기억되는 그 누군가를 기억하게 해 준 드라마.
그래서 나는 이 드라마를 (그토록 욕하면서도) 끝까지 보았나보다.


그리고 힘들게 힘들게 20강을 끝내고 난 오늘,
사실 어제부터.. 또다시 대화와 타협, 원리와 원칙을 이야기 하는 사람을 봤다.
드라마 속의 이선준 상유가 아닌,
지나간 시간 속의 우리들의(나를 그 우리에 끼워놓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하는 이가
있다면, "우리들의"를 영어로 치면 my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대통령도 아닌,
현재. 여기서. 4대강 사업 싸움을 민주주의를 지키는 싸움으로 가져가겠다는 이.
링크 건다: 4대강 사업-안희정 당신의 입장이 뭐냐고 묻습니다.

내 비록 경북도민이라 뭐 할 수 있는건 당장 없지만 애정의 눈으로 지켜보련다.
적어도... 원리와 원칙, 대화와 타협을 비웃지는 않으리라.

드라마는 끝나고 현실은 계속된다.
언제나 드라마처럼 살 수만은 없지 않은가...



p.s. 공중파에서 박유천군을 계속 보고 싶습니다!!!!!!

Posted by bibidi
동동브로2010. 10. 9. 01:49
우리 장남은 엄마를 많이 아껴준다.
내가 녀석에게 해주는건 별로 없는데 그에 비해 과분한 사랑을 받는다는 느낌도 가끔 든다.
가끔 너무 예민하고 까탈스럽고 짜증을 많이 내서(특히 졸리면) 혼내기도 많이 혼내는데
그럼에도 동휘=sweet boy라는 공식엔 변함이 없다.
이러다 사춘기 오면 너무 슬플까?
뭐, 지금을 즐기는 수밖에.

1. 아빠를 어떻게 없애지?

좋아하는 여자친구들도 많고 요즘 부쩍 결혼에도 관심이 많아진 녀석이지만
그래도 엄마랑 결혼하고 싶어하는 장남.

장남: 엄마, 나는 커서 엄마랑 결혼하고 싶어.
나: 음.. 곤란해. 엄마는 이미 아빠랑 결혼했잖아.
장남: 그래도 엄마랑 결혼하고 싶어.
나: 한 사람하고만 결혼하는거야. 그래서 너랑은 할 수 없어.
장남: 음.. (골똘) 아빠를 어떻게 없애지?

옆에서 듣고 있던 남편, 오이디푸스 컴플렉스 작렬이라면 분개에 또 분개!
아, 이놈의 식을 줄 모르는 인기~


2. 잰틀맨

아침에 녀석 어린이집 차 태워보낸다고 나가보면 남자아이들의 멋대가리 없음이란.. ㅡ.ㅡ
유독 우리 단지에 6세 아이들이 많은데(8명 타는데 그 중 5명이 6세) 여아는 꼴랑 하나.
그럼에도 어쩜 그리 여성에 대한 배려도 없고 터프들 하신지..
그 와중에 말투부터도 곱상하고(사투리가 살짝 섞이긴 했지만 동네 아줌마들 말로는
"엄마 말투랑 똑같아서 예쁘다"고~ 그렇다! 나는 늘 외모가 안되니 다른걸로 들이댄다!)
뒤에서 애들이 밀어도 앞에 있는 친구(여아) 보호하겠다고 힘으로 버티려 안간힘 쓰고
애들이 괴롭혀 힘들어하니까 손을 꼬옥 잡아주는 동휘.
그러니 다른 친구들이 자기가 매고온 스펀지밥 가방 만진다고 신경질 팍팍 내다가도
동휘가 만지니까 손에 들고 있던 보조가방(?)까지도 내어주지!

계속 이렇게 매너남으로 자라줬으면 하는 바램.


3. 엄마, 힘드니까 내가 도와줄께

어릴 때부터도 빨래 하거나 빨래 갤 때 옆에 와서 거들려고(-_-) 노력하던 동휘.
좀 커서 의자놓고 올라가면 싱크대에도 손이 닿는 나이가 되니 설겆이에도 급관심을..

엊그제는 저녁 먹고 피곤에 쩔어있는 내게 "엄마, 엄마는 힘드니까 내가 설겆이할께"하길래
"식기세척기 돌릴테니까 그냥 놔둬"라고 했다.
그럼에도 끝끝내 의자도 없이 까치발들고 서서는 설겆이를 하더라.
그러더니 "엄마, 내일도 힘들면 말해. 내가 설겆이 할께"라는 천사멘트를...

애들 재운다고 같이 잤다가 새벽에 일어나 나와보니
설겆이한 그릇 수납하는 식기세척기에 집어넣진 못했어도
깨끗하게 씻어놓은 그릇들을 카운터 위에 주르륵 올려놨더라.
깔끔하게 잘도 했네. 예뻐라..

그런데 욕심쟁이 엄마는.. 이왕이면 설겆이보다 청소 및 정리정돈에 더 관심을 갖길 바래. 케케~


-
요즘 올인하고 있는 배우, 박유천.

이래저래 검색을 하다가 그의 어머니가 아들에 대해 쓴 글을 봤는데
그 글 보면서 "아, 우리 동휘도(솔직히 지금까지의 동우를 봤을 때 동우보단 동휘가 가능성이 더.. 쿨럭)
이렇게 따뜻하고 다정한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넘집 자식 부러워하다가 문득 내 자식 돌아보니 아, 이렇게 뿌듯할수가..

엄마한테 사랑한다는 말도 많이 하고, 결혼하자는 말도 많이 하고
동생이 실수로라도 엄마 치면 바로 주먹들고 "엄마 괴롭히지 마!"하면서 때려주는(음.. 좀 곤란하긴 해) 아이.
엄마 힘들까봐 집안일도 거들어주고, 엄마가 싫다고 하면 안 하려고 노력하고,
경고의 의미인 "하나, 둘, 셋"의 셋까지 세기 전에 이미 엄마가 시키는거 하고,
하루종일 엄마한테 설명해야 할 일도 많고 물어봐야 할 것도 많고...
그러면서도 어린이집에서 있었던 기분 안 좋은 이야기나 엄마가 속상할만한 이야기는
적당히 잊어주는 센스까지... (그런데, 이왕이면 고주알미주알 다 이야기 해주면 좋겠다)

그 뿐인가!

내가 그토록 예뻐하는 박유천의 속눈썹, 그러고보니 우리 애들도 속눈썹이 길고
특히 동휘 눈썹은 날 닮아서(!) 살짝 위로 말려 올라가 있다.
웃는 모습도 예쁘고, 동네 사진관이지만 사진관 모델 좀 해주면 안되겠냐는 얘기도 듣고,
물론 고슴도치긴 했지만 홀리 할머니는 동휘 피셔 프라이스에 사진 좀 보내보라고까지 하셨더랬다(꺄하하~).
단, 아.. 기럭지.. ㅠㅠ 내가 너 가졌을 때 조인성을 예뻐하며 꾸준히 봐줬건만.. ㅠㅠ

물론, 특히 사내아이라 사춘기 지나봐야 어떨지 알겠지만,
당장 남편을 봐도 어머님보단 나한테 더 살갑게 굴고 애교도 떨고 하지만(아들은 애비 닮는다며.. ㅠㅠ),
그래도 다시 한 번, 넘 자식보며 부러워하다가 내 자식 보니 마음이 흐뭇해지는거라.

그래서 우리 장남 덕분에 엄마가 많이 행복하다구.
사랑해. 그리고 고마워.


p.s. 동휘야, 이번 포스트는 순전히 너만을 위한거야. 엄마는 동우만 사랑하지 않아.
(일전에 동우 사진만 올려놓은 포스트를 우연히 보고 울먹울먹해가며 "엄마는 동우만 사랑하나?"했던 동휘)



Posted by bibi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