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거리2009. 12. 17. 01:33
나는 사랑의 씨앗이에요
카테고리 유아
지은이 파스칼 퇴라드 (다섯수레, 2002년)
상세보기


도서관 이용이 여의치 않으므로 리브피아라는 인터넷 도서 대여점을 이용하고 있다.
어린이들을 위한 성교육 책이라고 하길래 빌렸는데 동휘가 너무나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토실이를 가졌을 때도 동휘가 나랑 같이 산부인과에도 가주고 초음파 할 때마다 같이 가서 봤다.
컴컴한 방에 자그마한 화면에 비친 생명체를 보고 "너무너무 예뻐"라고 감탄을 하던 아이.
요즘은 어디서 배웠는지 엄마나 아빠한테(특히 엄마한테) 속상한 일이 있으면
"그럼 안 태어나고 싶어!"라고 외치는 아이. -_- (처음엔 웃음으로 대응하다가 나중엔 "그럼 나가!"라고.. --;;)

왓쏘에버, 동휘와 함께 본 책의 제목이 "나는 사랑의 씨앗이에요"다.
아빠의 씨앗과 엄마의 씨앗이 합쳐져 아기가 만들어지고 커서 태어나 그네를 타는 아이가 되는 과정을 그린 책.



글밥이 많아서 질려하지 않을까 했는데 왠걸, 너무나 흥미롭게 경청을 하더군.
마지막 부분에 "우리 사랑의 아기" 부분이 번역에 있어 좀 아쉬운 부분이랄까?
누가 태명을 "우리 사랑의 아기"로 짓나, 한국에서? 현실에 맞게 번역한다면.. "사랑이" 정도 될까?
불어로는 왠지 예쁠 것 같다. 나는 불어라곤 봉쥬르, 똥블라네쥬, 쥬뗌므 정도밖에 모르니 패스.

그나저나.. 다시 퀴이즈로 돌아와서.




어케.. 좀 비슷한가?
그렇다. 동휘의 표현에 의하면 "꼬마 친구들", 즉, "정자"였다.

아쉽게도 아무도 못 맞췄다. ㅋㅋ
하긴, 근래에 책을 읽어줬던 나나 되니까 혹시.. 싶어서 맞췄지.



이 그림에서 왼쪽 하단의 자그마한 얼굴, 이게 사실은 동그라미에서 시작한거다.
동그라미에서 꼬마친구가 하나 들어가 좀 더 큰 알이 되고, 새우가 되고(!), 그 다음에 아기가 된거다.
그 과정을 찍었어야 하는데.. 사실 너무나 신기하고 놀라웠거든.

우리 동생은 어린애에게 너무 일찍 가르쳐줬다면서 펄펄 뛰었으나
그게 설령 일렀던들 이미 벌어진 일이고 동휘 머리 속에 깊이 박혔을텐데 어쩌겠는가.
아, 얘 의사하겠다는거 아냐? 할려면 치과의사를 해야하는데.. 쩝(우리집에 견적 좀 나오는 사람이 있어서리..).

여튼, 그래서 내친김에 요즘 부쩍 자신의 성기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좋아라하는 동휘에게
"이렇게 중요한 일을 하는 곳이기 때문에 함부로 다른 사람에게 보여줘서도 안되고
다른 사람의 것을 보자고 해도 안되고
친구가 보자고 하거나 보여주려고 할 때에는 하지 말자고 해야하며
그래도 친구가 자꾸 보자고 하거나 보여주려고 할 때에는 선생님이나 엄마아빠에게 알려줘야 한다"고 했다.

정답공개.. 어떠셨는가?
응모하셨던 분들의 소감도 또한 부탁드린다. 쿄쿄~


뽀너스~

Posted by bibidi
문화생활2008. 1. 4. 12:35
사용자 삽입 이미지

image from amazon.com


일전에 애룡선생이 추천해 준
Anne Fadiman의
Ex Libris - Confessions of a Common Reader
.

제목부터 넘 근사하지 않은가?
Libris라면 책과 관련된 것일거고, 일반 독자의 고백이라뉘..
책을 위한 글이라는게 제목에서부터 팍팍!!

책에 돈 쓰는 것이 현실적으로 힘들게 된 비비디,
도서관에서 재빨리 검색해본다.

오올~ 집에서 가까운 Clearfield 도서관에 있다!!





책을 좋아하고, 오타 찾아내는 걸 거의 취미생활처럼 갖고 있는 저자답게
글의 구조도, 문법도, 단어 사용도 모두 고급스럽다는 느낌.
하/지/만.. 읽으면서 난 절망을 느꼈다.

나도 "책"이라면 할 말이 많은 사람인데,
저자의 열정에, 저자의 책 사랑에 기가 팍 죽어버렸다.
거기다.. 책 한권에 온갖 책에 대한 내용이 다 들어있는데,
정말 솔직하게 20% 정도나 내가 접하거나 들어본 저자/책일까..

그러고보면 난 책을 사랑하고 책 읽기를 즐겼긴 하지만
그냥 그걸로 끝이었지 그거에 매몰되거나 하진 않은 것 같다.
책 정리할 때는 책 높이대로 정리를 하였고 (뭐.. 그래도 한 눈에 쫙~),
남편과 결혼할 때 같은 책을 가지고 있는 경우엔 아무 생각 없이 하나는 처분했으며
(기억에.. 연구실에 헌납한 것 같다),
심지어 퇴사하기 전에 회사 도서관에도 내 책을 많이 기증한 것 같다.
책 마저도 퍼주기 좋아하고, 사기 좋아하고.. ^^

어려운 책일수록 책에 내 생각을 적어내려가면서 읽었고,
그래서 나중에 그 책을 다시 볼 때 흐뭇 & 낯 뜨거웠던 기억도 난다.
도서관에서 풍기는 책 향기에 취해 햇살을 받으며 가만히 앉아있던 기억도 나고,
빼곡히 차 있는 강남도서관 어린이실에서 행복해했던 기억도 난다.

난 그저 이렇게 단순하고 피상적인 기억만 있는데..
그런데 이런게 사실 confessions of COMMON READER이 아닐까? 흥!!

왓쏘에버..
책과 함께 살며 사랑하며 느끼며 산다는 것, 참 멋진 일이다.

처음 시작이 힘들어서 그렇지 (처음엔 왠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책에 대해 자세히 써놨던지,
그 쪽에 관심없는 나는 읽기가 힘들 정도로 따분했다),
일단 속도가 붙기 시작하면 재밌게 읽어내려갈 수 있는 책.

내가 좀 더 다양한 책들에 다양한 지식이 있었다면 더 잘 즐길 수 있었을텐데..
독자에게 일정한 수준을 요구하는 책. 헥..

Posted by bibi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