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9.03.22 잘 살아가고 있다 18
  2. 2009.02.07 엄마가 오셨다~ 14
  3. 2009.01.22 [42M 1W] 니네 엄마 33
생각거리2009. 3. 22. 10:25
엄마가 한국에 도착하신지도 4일이 지났다(3일인가? 뭐.. 여튼 좀 지났다구).

엄마가 한국 가시면 우리 넷이 어떻게 사나 눈앞이 캄캄했는데 뭐 대충 잘 살아진다.
물론, 커피가 없이는 하루도 못 견디고(신생아에게 신경질 내는 엄마 봤어? 울 엄마는 처음 봤나부다.
엄청 혼났다. 하지만 이제 울 엄마는 몇 만 마일 밖에 떨어져 계시기 때문에 날 혼낼 수 없다. 으하하~),
쉴 시간도 별로 없고(지금은 두 녀석 다 잠들었다. 야호~), 그래서 점점 더 팬다가 되긴 하지만
그래도 살아는진다. 어짜피 두 아이의 엄마로 이제 계속 살아야되는데 적응해야지. 암, 그렇고말고.

그래도 동휘아빠가 아니었으면 정말 못 견뎠을거다.
한 때 나의 가장 큰 협박이 "그럴거면 얼른 한국가자!"였던 것처럼, 요즘 동휘아빠의 최대 협박은
"나 학교간다!"다(정말 치사하다. 내가 정말 치사했구나..).
미역국은 삼칠일만 먹으면 되는 줄 알았더니 계속 끓여대는 통에 계속 먹고 있다.

동우는 젖도 잘 먹고 있고(뭐, 아직도 가끔 젖 무는 법을 까먹어 고생시킬 때가 있긴 하지만,
Secrets of the Baby Whisperer에 따르면 특히 남자애들이 그렇게 잘 까먹는다니까
(역시 여성이 더 우월한걸까?) 그냥 그러려니 한다.
여전히 공중부양을 원하고, 바운서도 싫어하고, 배시넷도 싫어하고, 카싯은 그나마 좀 좋아하고..
1개월 첵업에 갔더니 몸무게가 8' 9''(약 3.9kg)로 늘었고 키는 21.26''(약 54cm)로 좀 자랐다.

growth chart에 의하면 70% 정도에서 25% 정도로 확 줄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growth chart 자체가 좀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젖 먹는 아기들은 보통 몸무게가 빠졌다가 생후 2~3주 안에 태어날 때의 몸무게를 찾는다는데
아니 그럼 1주일 안에 확 자란다는 말인가?
어디선가 growth chart 자체가 분유먹는 아기들을 기준으로 만들어졌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그게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
결코 %가 떨어져서가 아니라, 상식적으로도 그렇단 얘기다(믿어줘, 믿어줘, 믿어줘!).

동휘는 완전 개구쟁이 어린이가 됐다.

가끔 엄마의 관심이 온전히 자기에게 쏠리지 않음에 불만을 토로하긴 하지만,
아빠랑 많이 친해져서 이젠 "엄마는 집에 있어. 아빠랑 xxx 다녀올께"라는 말도 서슴없이 한다.
그래도 엄마가 안아주면 세상 행복한 아이..
너무나 오랜 시간 dvd, tv, 컴퓨터 게임(프리스쿨러 용이라곤 하지만)에 노출되는 바람에
과격한 성향이 나오곤 하지만(라고 믿고 있다), 울 엄니 말씀으로는 "저 에너지 발산해야지"라..
여튼, 애잔하고 사랑스럽고 예쁜, 아니 멋진(동휘는 "예쁘다"는 말을 싫어한다. "멋지다"란다)
나의 큰 아이 되겠다.

할머니 한국 가시고 난 후부터 계속 할머니 타령에, 특히 첫날은 "할머니 어디갔어?"
"할머니 왜 도위 두고 갔어?" "할머니 얼른 오라고 해!"라고 해서 나까지 눈물나게 하더만
막상 오늘 할머니랑 통화하니까 "할머니, 왜 갔어!" 한마디 하곤 아무 말도 못 하고 삐죽삐죽만 하더라.

요즘은 이후 거처에 고민이 많다.

어디든 남편 직장이 결정되는 대로, 미국 내에서 안되면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으로(jobless.. 흑흑) 결정이 되겠지만
가능하면 어디가 됐든 전자가 됐음 좋겠는데 전 세계적으로 경제가 심란하다보니 후자가 될 것도 각오하고 있다.
다른 것보다 해외 이사짐 싸는게(더구나 한국엔 집도 없음) 골치 아파 미국에 남고 싶은데
(이런 얼토당토않은 이유라니.. 내가 생각해도 내가 웃기다), 불법체류는 할 수 없으니 시간은 별로 없다.

아이들 교육 때문에 미국에 남아야 한다는 사람들도 많으나, 들리는 바로는 한국이나 미국이나 비슷비슷..
관점의 차이와 비교대상의 차이일 뿐이다.

누가 "앞으로 네 앞날은 이럴거니까 그에 맞게 준비해"라고 말해줬으면 좋겠는 지금 상황이다.
어느 나라에서 사는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어느 나라가 됐든 내 짐 풀고 살 수 있는 곳이 가장 편한 곳 아니겠는가..
Posted by bibidi
생각거리2009. 2. 7. 21:04

이번엔 못 오실 줄 알았는데, 넘넘 바쁜 엄마가, 지난 연말에 많이 아프셨던 엄마가
비행기를 세 번이나 갈아타고 오셨다. ㅠㅠ

아픈데 오실 거 없다고, 아빠랑 선정이도 걱정된다고 말은 그렇게 했는데
막상 엄마가 오시니까 맘이 확 놓이는 것이
인터넷도 잘 안 들여다보게 되고(그런데 이게 뭔 상관관계가..? ^^;;)
넘넘 좋다. ^^;;

엄마가 오시던 날, 비행기는 제 시간에 도착했음에도
짐이 같이 오질 않아서 더 좋았다(???? 겠지? ㅋㅋ).
일전에 슬비가 런던서 올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이것도 델타? 뭐, 이번엔 엄마표가 막판에
NWA로 바뀌긴 했다만) 당시엔 당혹스러웠다만 오히려 다음 날 집 앞까지 배달해줘서
너무너무 좋았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지. ^^

다행히 다음 날(그러니까 어제) 오후 3시쯤에 문 바로 앞까지 배달된 엄마 짐
(3시에서 5시 사이에 오겠다더니 정말 3시에 딱 맞춰서 와줬다)에는
정말 "신기하고 놀랍게"도 엄청난 양의 음식들이 차곡차곡 쌓여있었다.
우린 그저 평소와 다름없이 카레 하나 했을 뿐인데,
김치 두 가지에 엄마가 휘리릭 만들어준 멸치볶음만으로도 식탁이 어찌나 풍성해지던지.. @.@

걱정했던 임동휘 선수와 "2009/01/21 - [육아] - [42M 1W] 니네 엄마
"와의 만남도(ㅋㅋ) 다행스럽다.
임동휘 선수, 어찌나 할머니 찾아대며 놀아달라 하는지.. 할머니 귀찮으시겠다.
하지만 안아주면 폭 가서 안기고, 할머니 주무실 때마다 왔다갔다 하며
"할머니는 왜 자?"
"할머니 차는 어딨어?" (한국에 두고 왔다고 몇 번을 말 해!!!!!!!!!!!!!!)
"할머니는 뭐해?"
 등등 나와 남편을 귀찮게 하고,
할머니만 일어나시면 엄마와의 오붓한 시간을 방해하며 어찌나
"할머니, 동휘랑 놀아"
"할머니, 책 읽어줘"
난리가 나는지...

심지어 어제 산부인과 첵업 간 사이 임동휘 선수는 할머니랑 잘 놀았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새벽 6시 50분, 임동휘 선수 일어나 뽈뽈뽈 나오더니
"할머니는 어딨어?"
주무신다니까 "그런데 왜 불 켜져있어?"
-할머니 방에 불 켜져 있었음-
그리곤 할머니가 사다주신 벨트와 멜빵을 들고 좋아라 하고 있다.
할머니 나오시니 넘넘 좋아하네~)

이제 복이야, 넌 이제 나오면 되겠다.
비록 어제 마귀할멈이, 다음 주 금요일에도 첵업 받으러 올 거 자기가 장담한다고는 했지만.
Posted by bibidi
동동브로2009. 1. 22. 08:49

요즘 너무너무 심심한 나머지 혼잣말을 중얼중얼 해대는 동휘.
미안하다.
그 와중에도 끊임없이 말을 해대는 (엄마랑 아빠가 대화를 못 할 지경) 임동휘 선수,
말 뒤에 "~요"만 붙이면 공손한 말(존대말)이 되는 줄 아는 동휘 선수,
"네요~"라고까지 예쁘게 말하는데 말이지..

오늘 아침에 뜬금없이 내게 그러더구나.
"엄마, 니네 엄마 언제 오는데요?"
처음엔 뭔 말인가 했다. @.@
뭐라고 했냐고 물었더니 한숨을 푹 내쉬면서
"니네 엄마 언제 오는데요?"

니.네.엄.마..
"When is YOUR MOM comimg?"이란 말인가?

문득 예전에 동혁이 엄마가 동혁이에게 어서 오라고 하니까
"내가 와요, 내가 와요(I'm coming, I'm coming)"이라고 했다는 에피소드가 떠올랐다.
"내가 와요"는 귀엽기라도 하지, "니네 엄마"라니.. ㅠㅠ

그래서 엄마의 엄마는 "할머니"라고 가르쳐줬더니 아니랜다.
할머니는 홀리 할머니랜다.
동휘 머리 속에 "할머니"는 홀리 할머니밖에 없는게 아닐까 하는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동휘 할머니들, 분발하셔야겠다. ㅋㅋ



어제 처음으로 preschool storytime에 갔다.

사실 이걸 등록시킬 때 무지 고민을 했다.
toddler storytime은 2살부터 3살 반까지의 아이들 위주로 보호자가 함께 있어야 한다.
선생님도 동휘가 너무나 좋아하는 Miss Lucy다.
반면 preschool storytime은 3살부터 5살까지의 아이들 위주로 보호자는 도서관 안에 있고
선생님과 아이들만 방에 남아 스토리타임을 즐긴다.
Miss Molly가 선생님인데 일전에 Missy Lucy 대타로 들어온 거 보니 애가 집중을 못하더군
(재미없다 이거지).

그래도 나이가 나이인지라, 무엇보다 요즘 눈에 띄게 자기보다 어린 애들이 (20~30개월 사이 애들)
자기 물건을 만지거나 비의도적일 지언정 자기 몸에 닿는 걸 너무 싫어하는 동휘인지라
큰 맘 먹고 preschool storytime에 등록시켰다.

그리고 어제가 그 첫 날.
일찍 도착해주리라는 계획은 이러저러하다보니 겨우겨우 시간 맞춰 들어가는 수준이 됐을 뿐.. -_-
동휘가 좋아하는 인형까지 하나 안겨서 들여보내니 들어가자마자
"Hi, my name is Jaime. I like Larry Boy and... 블라블라"
변죽도 좋아, 누구 닮았는지.. ㅋㅋ
뒷문을 살짝 열어놨길래 맘이 안 놓여 자꾸 들여다봤더니 녀석도 자꾸 뒤를 돌아봤다.
그래서 아예 문 앞에서 사라져버렸다.
가끔씩 슬쩍 들여다보니 엄마랑 같이 할 때보다 선생님이 하자는 것도 더 잘 따라하고,
친구들과도 투닥거리지 않고 잘 놀고.. 와, 우리 동휘 다 컸네..

30분이 지나 데리러 들어갔더니 "Byebye, Miss Molly"하고 인사도 잘 하고,
"엄마, 미스 몰리랑 친구들이랑 재밌게 놀았어요"라고 말도 해주고,
"엄마, 미스 몰리가 도위한테 "Sit down here, please"라고 말했어요"(-_-)라고 뿌듯해하며(?) 말도 해줬다.

정말 학교갈 준비가 다 된 것 같은데, 못 보내줘서 미안하다.
그럼 같이 잘 놀아줘야 할텐데 그것도 잘 못해줘서 미안하다.
Posted by bibi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