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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6.29 눈 깜짝할 사이... 33
  2. 2007.10.17 1도 화상 8
동동브로2010. 6. 29. 23:51

하루 사이에 두 번이나 emotionally and physically 가슴이 찢어질 것 같은 고통을 겪은 오늘.

1. 잠시 장남을 잃어버리다

놀이터에서 7시까지 놀다가 집에 가자고 하는 순간,
장남은 알겠다며 씽씽카를 끌고 나섰는데
토실이넘이 도망간다고 다다다다 뛰어가는거라. -_-
넘을 잡아 토마스 자전거(다기능 자전거!)에 앉히고
집으로 가려는데 장남이 안 보이네?
녀석의 씽씽카도 없길래 집 쪽으로 향하는데
보통 놀이터에서 우리동으로 꺾어지는 길에서 기다리는 녀석이
오늘따라 보이질 않는거라.

광년이처럼 아이 이름을 불러댔는데 녀석은 보이지 않고..
다급하게 다시 놀이터에 가 봤는데 역시나 녀석도, 씽씽카도 없었다.

놀이터에 남아있던 엄마들에게 이야기를 해놓고 다시 동 현관까지 와봤는데
거기도 녀석이 없는거라.
순간 머리가 하얘지면서 끌고 다니던 토실이넘 자전거와 토실이넘까지도
당장 길바닥에 버리고 뛰어서라도 찾아댕기고 싶은걸 가까스로 참은 후
정신없이 동네를 내달렸다.
중간에 보이는 이웃들에게 장남을 보면 내게 연락해달라 해대면서.
우리 동을 끼고 놀이터까지 오는 내내 녀석은 보이질 않고
내 머리속은 온갖 저급한, 무서운, 험악한 상상으로 퓨즈 터지기 일보직전.

놀이터에서 한 아이가, 우리애가 집쪽으로 가는걸 보고 자기가 이쪽으로 왔다고 하길래
다시 동 현관까지 갔는데 여전히 없었다.
혹시나 싶어서 다급히 문 열고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는데
온갖 신들 이름이 튀어나오고(아.. 그래도 나 천주교 신잔데.. 쩝)..
한 10층쯤부터 내 자식의 울음소리로 추정되는 아이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
아, 아이 울음소리가 이렇게 반갑고 고마운 적은 또 처음.

13층 문이 열리니 얼굴이 빨개져 정신없이 울고 있는 장남 발견.
정말 다리에 힘이 스르륵 풀리고 가슴이 뻐근하게 아파서 숨을 못 쉬겠더라.
녀석을 붙잡고 엉엉 울었다.
녀석도 더 놀라서 엉엉 울었다.
우리 둘을 쳐다보던 토실이넘, 질투에 눈이 멀어 엉엉 울었다.


2. 토실이넘, 팔을 데이다

정신없이 욕실에 밀어넣어 둘을 다 씻기고 발라주고
저녁으로 딱 밥만 있길래 국에 말아줄 심산으로 오뎅국을 끓였다.
점심 때 스스로 거부하야 밥을 반밖에 안 먹었다는 토실이넘,
쉴새없이 "밥"을 외쳐대며 짜증을 내대고(거기다 졸립기까지 한거라).

허둥지둥 끓여대 계속 보채대는 토실이넘 것부터 퍼서 식히고
장남 것을 퍼서 올리는 순간, 토실이가 울기 시작하는거라.

순간 내 눈에 들어온 건, 싱크 위에 올려놓은 밥그릇 손잡이에 걸려있는
녀석이 토실토실한 손가락과 45도 각도로 기울어져있는 밥그릇,
그리고 바닥에 떨어진 밥풀들과..
아아, 오른쪽 팔 위쪽에 어른 손바닥만한 국물자국이.. ㅠㅠ

재빨리 옷을 벗겨 화장실로 들고 가 흐르는 찬물에 화기(?)를 빼려 했으나
갑자기 찬물이 어깨 넘어까지 들어오니 애가 발악을 하고 울어대기 시작.
냉동실에 얼려놓은 얼음팩이 하나 있는게 생각이 나 깨끗한 천에 한 번 말아
그걸 팔에 대줬다. 한 2-3분 대주고 보니 뜨거운 기는 사라졌길래
일전에 믹후방에서 추천받아 사들고 귀국한(한국에도 있는 듯. -_-)
ㅈ여사님 추천의 버츠비 초록색 연고를 듬뿍 발라줬더니
빨간기가 사라졌다, 다행이도.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일단 아이도 더 이상 칭얼거리지 않아서...

여하튼, 이누무스끼들이 쌍으로 에미 혼을 쏘옥 빼놓은 오늘,
남편은 거의 3만년 만에 가진 회식으로 자리를 비웠고(11시 40여분에 귀가)
덕분에 "내가 딱 오늘 자리를 비웠는데 이런 일이.."라며 의기양양하시는구나. -_-

아이들 사고는 눈깜짝할 사이라는거, 머리로는 잘 인지하고 있었으면서
막상 닥치니까 이토록 허무하게 무너지누나.

아..
청심환 필요.

Posted by bibidi
생각거리2007. 10. 17. 01:56

철없던 대학 시절,
추운 겨울이었는데 강TV MT가서 술 먹고 취해 자빠져 자다가
뜨끈한 아랫목에 팔을 데었더랬다.
어디가서 말도 못하고 (*팔림)..
나중에야 그걸 본 엄마가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하며 혀를 차셨더랬지.
그래, 애 키워보니 알겠다.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지는 수많은 사고들.
그 사고들을 피해 용케 몸에 화상 자국 하나 없이 20년을 키워주셨는데
딸래미는 순식간에 일을 내고 말았으니..

벌써 엊그제다.
피로가 누적되어서였는지 애랑 실랑이를 하다가 남편에게 맡기고
나는 쓰러져 잠이 들었더랬다.
그러다 본능적으로 눈을 떠 보니 애는 배고프다고 난리난리.
쌀 앉혀놨는데 그냥 퍼먹이면 되지.. 툴툴 거리며
아직 잠이 덜 깬 상태에서 부엌으로 향해 밥솥 문을 열려는 순간,
뜨거운 김에 화들짝 놀라 잠이 확 깼다.
그 와중에 본능적으로 찬물을 틀어 덴 부분을 잽싸게 대는 순발력~~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광(?)의 상처는 하트모양~




















손이 얼얼해질 때까지, 흐르는 차가운 물에 찜질을 했음에도
결국 사진에서처럼 팔목에 빠알간 하트를 남겼다.
가끔씩 따끔따끔하지만, 이 정도인걸 다행으로 생각해야지.

책을 찾아보니 ("삐뽀삐뽀 119 소아과") 저렇게 빨갛게 된 정도는
해변에서 썬탠하다가 쉽게 입을 수 있는 1도 화상으로
1주일간 조금 아프다가 껍질 벗겨지고 낫는댄다.

밥 하다가 썬탠당하다뉘.. ㅋㅋ

영광의 상처로 자랑하고 다닐란다.
그런데, 자랑할만한 일인가? -_-



이런 엄마를 위로하는 위로하는 동휘의 퍼포먼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순식간에 보여준 동휘의 다리찢기~!

Posted by bibi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