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거리2010. 11. 3. 00:19
드디어 지난 몇 주간, 아니 몇 달 간 올인하던 드라마가 끝났다.

사실 내가 본방사수 해가면서 보는 드라마는 그닥 흔치 않았는데
(요 근래에 보면 "산부인과" "파스타" 그리고 이 드라마가 되겠다)
거기다 심지어 디씨 드갤이나 텔존까지 드나들며(낯선 단어들이지?! ㅋㅋ)
모르는 단어는 검색까지 해가는 정성을 보이며 본 드라마는 심지어 처음이기도 한
이 드라마를 다 보고난 소감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휴........................."


마지막 강. 이 펼쳐진 많은 이야기들을 어떻게 주어담을건가 걱정스러웠는데
후반까지, 그래, 생각보다 좋았다.

"내가.. 네 아비더냐"하면서 도와달라 애원하는 아들에게 등을 보이던 아버지가
자식을 위해(라고 생각한다) 화성천도에 찬성하자고 의견을 던지는것도,
도대체 인간미라곤 없던 하인수가 초선을 위해 몸을 던지는 것도,
대물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해나가던 잘금이들도,
"백성을 위한 개혁이 아니라 자신의 뜻을 이루기 위한 개혁이라면
함께 하지 않겠다"(역시나 대사는 멋있었는데 내 기억력은 도통.. ㅡ.ㅡ)는 류의 대사를
감히 임금에게 뱉어내고 받았던 선물까지 되돌려주며 나가던 이선준 유생도,
한낱 성균관 유생 따위가 뱉어내는 말에 자신을 돌아보고 잠깐 뜻을 접은 정조도,
노론 영수 좌상 앞에서 또박또박 "경계하겠다"고 간만에 또릿한 모습을 보여준 김윤식 유생도,
정말 간만에 스승다운 모습을(안타까움, 대견함 등등을 표현한) 보여준 정약용 박사도..
그래, 생각보다 너무 좋았다. 대통이었다.

그런데.. 와글와글 짭짭.. 막판 몇 분은 도대체 뭔가요?
그 예전에 "지붕뚫고 하이킥" 마지막 회를 보고나서 느꼈던 그런 비슷한 괴로움을
또 느껴야 했다니.. 우욱우욱..

왓쏘에버,
여기까진 그냥 드라마 이야기일 뿐이다.


이 드라마가, 끝에 가서는 아주 많은 좋은 장면들과 대사에도 불구하고
안드로메다형 스토리 전개와 정신사나운 편집으로 인해
(특히 마지막 5-10분 정도는 tv 끄고 싶은 충동을 억지로 억지로 눌러야했다)
숨이 차 따라잡기가 힘들었던 이 드라마가
그래도 끝까지 나와 함께 할 수 있었던 이유..

늘 이야기 하지만 물론 이선준 상유를 보고자 하는 개인적 욕심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외에.. 원리와 원칙, 대화와 타협, 그리고 그 안에서의 신뢰...


드라마를 보는 내내 누군가가 생각이 났다.

솔직히 나는 그를 세세히, 자세히 모른다.
그에 대해 비판을 제대로 해 본 적도 없다.
그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거나 그가 곤경에 몰렸을 때 "그는 아니다"라고
자신있게 이야기 한 적 조차도 없다.
어쩌면, 심지어 "비난"하던 자들보다도 더 질 나쁘고 비겁한 이가 나일지 모른다.

쉽게 갈 수 있는 길을 애돌아 어렵게 간 사람,
참으로 답답하게 원리와 원칙을 내세웠던 사람,
대화와 타협을 언제나 이야기 했던 사람,
대통령이 국민 위에 군림하는게 아니라는 걸 보여준 사람,
온 국민에게 "바보"라고 불리웠던
그 사람.


이 드라마..
내 아름다운 대학시절을 떠올리게 해 주고,
아름다운 청년들을 화면 가득 심어서 기쁘게 해 주고,
뭔가 마음 한구석에 여전히 기억되는 그 누군가를 기억하게 해 준 드라마.
그래서 나는 이 드라마를 (그토록 욕하면서도) 끝까지 보았나보다.


그리고 힘들게 힘들게 20강을 끝내고 난 오늘,
사실 어제부터.. 또다시 대화와 타협, 원리와 원칙을 이야기 하는 사람을 봤다.
드라마 속의 이선준 상유가 아닌,
지나간 시간 속의 우리들의(나를 그 우리에 끼워놓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하는 이가
있다면, "우리들의"를 영어로 치면 my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대통령도 아닌,
현재. 여기서. 4대강 사업 싸움을 민주주의를 지키는 싸움으로 가져가겠다는 이.
링크 건다: 4대강 사업-안희정 당신의 입장이 뭐냐고 묻습니다.

내 비록 경북도민이라 뭐 할 수 있는건 당장 없지만 애정의 눈으로 지켜보련다.
적어도... 원리와 원칙, 대화와 타협을 비웃지는 않으리라.

드라마는 끝나고 현실은 계속된다.
언제나 드라마처럼 살 수만은 없지 않은가...



p.s. 공중파에서 박유천군을 계속 보고 싶습니다!!!!!!

Posted by bibidi
문화생활2010. 11. 2. 00:29
19강을 마치고 난 기분은.. 음, 뭐랄까.. 허탈함?

솔직하자. 내가 예뻐라하는 이선준 상유가 거의 까매오 수준으로 나왔다, 엥이.
더 솔직하자. 너무나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너무나 단순하게 풀어냈다.

물론 20강밖에 안되는 미니시리즈에 뭐 크게 기대를 한 건 아니지만,
좀 더 길게 풀어줘야 할 이야기와 짧게 훑고 지나가야 할 이야기의 간극이 너무 컸다
(예를 들어 부용화 얘기가 뭐 그리 길게 나와야 했을까? 반면 홍벽서와 금등지사,
신분 이야기까지.. 이걸 어케 2회에 다 풀 수 있는겐지.. 더구나 신분 이야기 풀어내는건
무슨 학예회 보는 것도 아니고 너무 허탈했다. ㅠㅠ).
막판에 시간에 쫓겨 마구 찍어대는 시험을 치르는 사람마냥, 딱 그런 시험을 치르는 기분.

하지만 또한 인정하자.
이 드라마, 내가 계속 시청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도 있었다.
뭐, 여러가지 있었겠지만 지금 기억나는 것만 되짚어보면 말이지..


성균관에 난입한 병조의 군사들과 성난 성균관 유생들

법으로 정해진 건 아니었지만 나 대학 다닐 때도 전경의 학내침탈은 금기사항이었다.
나는 소위 386세대가 아니라서(그 유명한(?) X세대~!) 침탈을 직접 경험한 적은 없었지만
(그러나 나 대학 다닐 때도 털린 학교들 있었다)
전경들이 학내로 들어온다는 소리에 늦은 밤까지 도서관에 남아 공부하고 있던 복학생 선배들이
분노에 차서 학교 지킨다고 교문 앞까지 나온 적은 있었다.

고봉의 분노, 나 절실하게 느꼈달까..


성균관의 문은 대궐이 아닌 반촌으로 나 있다

큰 나무 위에 올라가 걸오가 형에게 들은 이야기라며 대물에게 해 준 이야기.
나라를 이끌어갈 인재들이 봐야 하는 곳은 권력이 아니라 국민이라는 것.
뭉클했다.
더 좋은 성적을 받고 더 좋은 대학을 나와 더 좋은 회사에 취직해
더 돈 많이 벌고 더 벌고 더 벌어서 나 뿐 아니라 내 자식들까지 떵떵거리게..가
이 사회의 가장 멋드러진 가치처럼 되어 버린 세상에,
그리고 그걸 위해 마구 노력하는건 아니지만 침묵함으로써
그 가치에 순응하고 살아가고 있는 내게는, 뭐랄까, 아팠다.
나 혼자 잘나서 대학생이 된 것도 아니고 나 하나 대학생을 만들기 위해
이 사회에서 내게 베풀어 준 것들을 환원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때도 있었는데 말이다.


백성들, 아녀자들에게 알리려면 언문으로 써야지 바보같이...

홍벽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걸오의 질문에 윤희가 답한 말이다(확실한 대사는 기억이.. -_-).
사실 홍벽서가 뭘 이야기 하는건지는 정확히 모르겠다만(금난정권 언급-폐지 씬 제외)
금등지사에 대해 언급하기엔 백성들과는 핀트가 안 맞는다는 생각도 있다만
여하튼.. 내 생각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려면 기준을 잡아 맞춰줄 필요가 있다.

대자보도, 논문도, 일반 학우, 일반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는 생각에
나름 노력을 하였으나 나는 그에 미치지 못해 실패하였다.
생각은 미쳤는데 지식이 짧았다고나 할까? 뭐, 후회는 없으나 부끄럽긴 매 한가지다.
논문, 특히. 그래서 더 공부할 생각도, 미련도 없다.


그런데 말입니다, 남자들이 쭉 만들어온 이 세상은 왜 이 모냥입니까?!

윤희가 정약용에게 한 말이다(역시나 정확한 대사는 기억이.. ㅠㅠ).
괜시리 통쾌했다.
내가 여성이라서? 아니, 나는 윤희와는 다르게 왠만한 남성들 한 만큼 공부도 했고
그들만큼 놀기도 했고 마시기도 했고 먹기도 했고(먹는 건 어쩌면 더 많이.. ㅠㅠ)
고민도 했고 행동도 했다.
하지만.. 단지 여성이기 때문에, 아니 그 무엇이라도 억압이 된 것 때문에
고통을 받으며 자신을 단련시키는데 그런 한마디 날리는 통쾌함, 그런거다.
메롱~하듯이 말 던지고 나가는 윤희의 뒷모습과 한 방 엊어맞은 듯한,
그러면서도 허허 웃는 정약용 슨생의 표정이 깨알같이 재밌었던,
내가 좋아하는 몇 몇 장면들 중 하나.


다른 명대사들은 여기저기서 많이들 봤을테니,
나는 내 마음에 콕 박혀서 지금 당장 막 생각나는 대사나 장면만 적어봤다.
그리고 이런 깨알같은 재미, 갑자기 옛 생각나는 장면들 때문에
이 드라마를 그토록 애정하면서 지켜봤나보다.

이제 딱 한 강 남겨놓은 지금.
대충 스포도 읽고 나니 더더욱 특별히 기대하는 것은 없으나
(하지만 내일은 이선준 상유 좀 더 봤으면.. ^^)
그냥 내 푸르렀던 청춘을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었음에
그 가치를 두고 싶다.


아, 뭔가 처음 글쓰기 시작할 때는 생각이 많았는데
옆에서 남편이 자꾸 말 거는 바람에 다 날라갔다.
뭐, 내가 늘 그렇지, 뭐.. 쩝.
Posted by bibidi
문화생활2010. 10. 13. 10:16
일전에 내가 아끼는(ㅋㅋ) 이웃 블로거께서 이런 질문을 던진 적이 있었다(트랙백 참조).
그 때는 아주 가비압게 "가랑"을 꼽았으나, 회가 거듭될수록, 책을 여러번 다시 읽어볼수록
(남편은 말한다. "아주 다 외워라, 외워!" ㅡ.ㅡ 나는 원래 책 한권을 적어도 20번은 읽는 사람)
"최고의 신랑감"이라는게 어떤 것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일단, 대물.
아무리 어쩌고 저쩌고 해도 절대 남자로 안 보인다. 그래서 패스.


여림.
우쭈쭈~ 귀엽기도 하지. 재미를 추구하고 여인들을 좋아하는 여림.
명석한 두뇌(그런데 14강에서 애들 술먹이며 표 동정하는건 절대 여림스럽지 않았다!
도대체 이 장면 왜 집어넣은거야? 내가 알던(?) 여림이라면 뭔가 계획을 세워야 했다)
한 번 내 사람이면 끝까지 지킨다는 의리파.
남편이면 속 꽤나 탈 듯. 툭하면 술 먹는다고 나가고 친구 때문에 나가고...
그래서 친구면 참 좋겠으나 남편으로는 불통~


걸오.
나는 긴머리에 수염 덥수룩한 남자는 별로 안 좋아한다(일전에 울 아빠가 머리와 수염을
기르신 적이 있는데 내 남자가 아니기 때문에 터치하지 않고 오히려 격려는 해드렸음. ㅋ).
하지만 거친(하지만 드라마 속의 걸오는 "미친 말"이 아니라 "순한 말"이다. 어케 하인수 한 번을
못 때리고 매번 당하냐? 속에서 천불~~~) 외면과는 다른 다정하고 따뜻한 속내.
그런 애정을 받아볼 수 있다면 참 행복하지 아니하겠나....? 만
그건 나도 걸오를 "남자"로 받아들일 때의 이야기지.
걸오같은 스타일은 평생 남의 등만 쳐다보다 끝날 듯.
사랑한다면 말로 표현해라. 아니면 시작도 못해보고 끝난다.
청춘이 좋은게 뭐니?!

어쨌든, 다 떠나서.. 대의를 쫓는 사람의 아내는 고달프다.
같이 그 길을, 마음으로 뿐 아니라 행동으로도 함께 걷는게 아니라면.
나는 지금 내 안위만 쳐다보고 살고 있으므로 걸오 역시 남편으로는 불통~


마지막으로 가랑.
집안 좋아, 학벌 좋아, 비쥬얼 좋아, 돈 많아(아, 그런데 아직까진 그게 아빠 돈. -_-)..
시아버지 될 분이 좀 깐깐하긴 하지만 이 정도면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는 스펙
(사람에게 "스펙"이라는 단어 붙이는거 싫어하는 사형들 많은거 알지만.. 적당한 다른 단어가 안 떠오름).
내 자신이 나름 "교과서"이기 때문에(남편이 인정. 가끔 너무 답답하다고 함)
원리원칙 내세우며 꼬장꼬장한 사람, 그닥 싫지 않다.
오히려 줏대 없는 사람이 별로인 터.

하지만 그런 그의 뒷배경보다 가랑이라는 인물이 가지는 성격이나 태도의 매력이
훨씬 더 크다 할 수 있겠다.
사실 책 속의 가랑은.. 좀 느끼하고 너무 지고지순해서 내 타입은 아니지만
(하하하~ 나도 나쁜 남자에게 끌리는게냐!), 그래서 오히려 드라마 속의 가랑,
그 깐깐하고 대쪽같은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 때문에 변해가는 모습이 참 매력적인
그 가랑이 더 멋있는데 말이지..

그 와중에 내 눈을 사로잡은 가랑의 매력은..
그대가 용이 되고자 한다면 나는 기꺼이 그대가 헤엄쳐 놀 수 있는 물이 되겠소.
그러니 그대의 바람이 곧 나의 바람이오.


-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2", 정은궐 저, P265

아, 너무 멋지지 않니?
나보다 너를 앞세우는, 그런 사랑.
그래서 나는 가랑을 최고 신랑감으로 꼽는다...만,
나는 용이 되려는 노력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좀 버거울 수 있겠다.
그래서 아쉽지만 불통~


그럼 너는 뭐냐고?

.
.
.
유부녀잖아! 또 결혼할 수 없어!!!

집안일과 육아를 포함시키지 않은 채 최고의 신랑감을 꼽는건(신랑=남편이라는 가정 하에)
어불성설이다.
지금 상황에서 너무너무 멋진 남자라도 "돼지"라면 빵점짜리 남편이니까!

아니, 앤서니 브라운의 "돼지책"을 몰라?

그럼.. 이런 생활을 계속하던 피곳 부인은 어떻게 했겠어?


이 쪽지 한 장을 남기고 가출하게 되는거지.


그러니 아무리 잘난 남편이라도, 좋은 스펙이라도,
"최고의 신랑감"을 고를 때는 면면히 잘 선택하시길.
이미 선택했다고?
그럼,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고 행복을 만들어가는 수밖에.


Posted by bibidi
생각거리2010. 9. 16. 11:19
비록 몸매는 아줌마일지라도(뭐, 사실 이건 아주 옛날부터.. 흑흑),
얼굴에 주름도 늘어가고 기미까지 끼더라도(그런데도 화장 안하고 버티는 무모함),
25세 이후로 내 나이를 헤아려보지 못한 만큼(부러 피했을지도.. ㅋㅋ)
나름 청춘이라 생각하고 살았는데 말이지
요즘 문득, 나에게서 진하게 풍기는 아줌마 냄새에 우울해지곤 한다.

드라마 보는 걸로도 모자라 원작 소설까지, 또 그것으로 모자라 2탄 소설까지 보면서
거기에 모자라 검색질 해대면서 배우들 사진도 들여다보고 다른 사람들 생각도 읽어보고..
심지어 이팔 청춘 때도 안하던 짓을 하고 있는데 말이지

예전엔 마음에 드는 연예인이 있으면 "넘 멋지다! 하트 뿅뿅~"했었는데
요즘은 "어허.. 고놈 참 실하네. 아들 삼고 싶다"라거나
"우리 아들들도 저놈(들)처럼 예쁘게 자라줬음 좋겠다"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아마도 딸이 있었음 "저놈 사위삼고 싶네"라고 생각했을지도. ㅠㅠ

마치 예전에 언젠가 1박 2일을 보고 있다가
이승기보다 강호동이 더 멋지다 생각하곤 화들짝 놀랐던 그 이후
(남편에게 이야기 하니 "진정한 아줌마"라며 놀렸다. 흑흑)
다시금..

누군가의 평가대로 나는 어쩌면 "애늙은이"인지도 모르겠다 싶다가도
차라리 "애"늙은이가 낫지, 정말 늙은이가 된 건 아닌지 싶어서

무척 서글펐다.
Posted by bibidi
문화생활2010. 9. 12. 13:59
나는 원래 TV를 잘 보지 않는다.
시간도 별로 없었거니와 TV만 보고있기엔 시간이 좀 아까..쿨럭.
거기다 귀국해보니 집에 TV다운 TV도 없고(A4용지만한 화면의 TV가 하나 있긴 함)..
그나마 외국에 나가면 괜시리 한국 드라마나 오락프로를 꼬박꼬박 보는데
한국에 오니까 닥.본.사.[각주:1]는 정말 힘든거라.. @.@
그래서 꾸준히 봐 오던 것, 개중 끌리는 것들에 한해서 주로 인터넷으로 본다
(요즘 joonmedia엔 무슨 일이? ㅠㅠ).
화면은 저화질에 토막토막 잘라놓은거라 7분에 한 번씩은 플레이 버튼을 눌러줘야 하고
가끔 버퍼링이라도 많이 잡히게 되면 그냥 포기하게 되는 경우도 많은 안타까운 상황.
흑흑..

이런 내가 간만에 닥.본.사.를 하게된, 그것도 드라마가 있으니
시청률이 생각만큼 안 나오지만(10% 미만대라고?) 좋아하는 사람들은 좋아하는
그리고 드라마가 좋아서 더 좋다는 원작소설은 어떠한지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
(심지어 나는 4회까지 본 후에 바로 원작소설을 오더해서 2일만에(하지만 총 시간은 4시간)
다 읽어버렸다. 지금 2부라고 하는 두 권짜리 소설마저 오더한 상황. @.@)..


드라마 홈페이지에서 가져다가 잡티들은 살짝 제거해줬다. 내 실력으로는 최선. -_-

성균관유생들의나날.1(개정판)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 역사/대하소설
지은이 정은궐 (파란미디어, 2009년)
상세보기
성균관유생들의나날.2(개정판)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 역사/대하소설
지은이 정은궐 (파란미디어, 2009년)
상세보기
그리고 이건 책. 2권으로 나눠져 있다.

원작을 먼저 읽은 사람들 중엔 드라마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듯 하다.
하지만 드라마를 살짝 먼저 보고(4회까지) 원작을 다 읽은 나로서는
원작은 하나의 소설이고 드라마는 하나의 드라마라를 생각,
즉, 둘 다 그리 나쁘지 않다는 것.

특히 원작엔 나오지 않는 금등지사와 그 행방까지 곁들여지니
이건 꽃남들 구경과 함께 달달한 연애 이야기, 거기에 추리물까지 얹어지는건가?
4회까지 본 바로는 금등지사에 대한 이야기가 꽤나 펼쳐질 듯 한데
원작에서는 전혀 언급도 안 되어있을 뿐더러 그 관련 사건들이 너무나 쉽게(?!)
진행되고 해결되는 듯 해서 오히려 어리둥절했던터.
물론 드라마에서도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어짜피 꽃미남 세 사람 얼굴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드라마는 재미가 있으되
(거기에 화려한 조연들의 연기까지.. ^^) 드라마 상에서 아주 매력적이던 초선이
책에서는 어이없게 그려져 있어서 마음이 아팠다.
그럼, 최고의 기녀라면 드라마 속의 초선이 정도는 되야지.
아울러 직전에 읽었던 이정명씨의 "바람의 화원" 때문에 오버랩 되는 부분이 너무 많아
살짝 헛갈리기까지 했다. 배경도 비슷해서 그런건가.

미스 캐스팅이라는 말도 꽤나 나오던데 연기력만 두고 보자면
적어도 "밑에 자막 좀 넣어주세요"라거나 "책 읽지 말고 연기를!"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심한 연기는 없는 듯 하다(개인적인 생각).
선준 역을 맡은 사람이 동방신기의 믹키유천이라고 해서 깜놀.
신선한 신인배우겠거니 했는데 아이돌이라뉘.. @.@ (사실 동방신기에서 유노윤호와 믹키유천밖에 몰.. 쩝)
무표정 사이에 순간순간 드러나는 표정 변화가 예상 외였다.

여림, 물만난 물고기요, 대물, 원작에서는 "여성"임이 너무 강조됐던 것에 반해
훨씬 더 당차고 똑똑하여 흐뭇(원작에선 뭐 이런 정도로 임금의 눈에 팍 들어오나 싶은 것이..).
걸오의 깜짝복장과 거지꼴의 대비 역시 재밌었다.

다만.. 이들의 나이는 19-23세. 고만고만한 인물들 속에서 걸오가 너무 어리게 나오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미스 캐스팅이라면 미스 캐스팅.
걸오는 좀 더 나이 많고 대물이 좀 더 어린 사람이었으면,
아니 걸오만이라도 좀 더 나이 많은 사람이었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 싶긴 한데
뭐, 그 정도 쯤이야...

드라마가 지니는 한계 속에서(책과 비교해 시간적, 공간적 한계)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갈 것인지 기대가 더 된다.
아울러 2탄인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속 이야기가 드라마에 포함이 된 것인지
아니면 "성균관 스캔들 2"가 새로 만들어질 것인지, 이도저도 아니면
저공행진의 시청률에 밀려 "성균관 스캔들"마저 중도하차할 것인지 궁금하구나
(개인적 바램은 제 1안).

무엇보다 즐거운 것은 간만에 시간 기다리며 시청할만큼 마음에 드는 드라마가 생겼다는 것이요
(바로 전의 드라마는 "산부인과" 여기서도 여림 역의 송중기씨 등장),
내 책을 구매하는데 돈을 썼다는 것이요(이왕이면 빌려 읽었음 더 좋았겠지만
요즘 아주 인기가 많은지 도서관에서도 늘 대여중. -_-),
간만에(-_-) 아이들에게도 책 읽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ㅋ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작을 먼저 읽었으면 좋았을 뻔 했다.
(나는 대체로 원작을 먼저 읽은 상태에서 그걸 영화화 내지는 드라마화한 작품들을 보는 편인데
이번엔 순서가 바뀌었다).
드라마를 좀 보다가 소설을 읽는 바람에 책 속의 등장인물들을
드라마 속의 인물들로 대입시킬 수밖에 없었서 재미가 좀 덜했다.
어쩌면 그래서 소설에 덜 빠졌는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이 드라마 덕분에 오늘이 일요일임에도 그리 나쁘지 않군.
내일이면 만날 수 있으니까. 꺄하하~~~
  1. 닥.본.사.- 닥치고 본방 사수 [본문으로]
Posted by bibi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