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0.12.27 기억 - 윤희 16
  2. 2008.09.28 책 읽다가 콱 박힌.. 14
  3. 2008.05.19 [33M 4W] 요즘 동휘는.. 16
  4. 2007.09.25 their age distance is close 2
생각거리2010. 12. 27. 12:58

초등학교 3학년 때 잠깐 ㅊ동 양옥집 2층에 살았더랬다.

아침에 학교를 가려는데 길 한복판에 쥐ㅅㄲ가 납작하게 터져서
내장을 다 흘려버리는 통에 기겁을 하고 뒤돌아 집으로 뛰어 들어가
할머니를 크게 부르던 기억,
동네 꼬마녀석들(!!) 다 튀어나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술래잡기"
따위를 하고 노는데 막내 동생을 업고 같이 뛰던 기억,
우리 집 앞집에 있던 넓은 마당과 수영장(!),
크리스마스 무렵에 문방구점에서 크리스마스 카드 만들기 재료를 사서
집으로 오는 길에 보았던 눈 오기 직전의 뿌연 하늘과
그래서 추운 날씨마저도 따뜻하게 느껴지던 겨울 어느 날...

그리고 우리 앞집 지하방에 윤희랑 윤희네 엄마가 살았다.
어쩌면 윤희네 아빠도 살았을지도 모르겠다만 나는 본 적이 없다.
그녀는 아침에 나와 학교에 같이 가는 길동무였으며
학교 끝나 놀다가도 "저녁 먹자!"라는 엄마들 외침에 헤어지는 사이였으니까.

매일 아침 나는 책가방을 메고 그녀의 집 앞에 가서 그녀를 불렀다. 
어김없이 그녀는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생머리를 엄마와 함께 정성스럽게 감고 빨고 있거나
TV 앞에서 볶음밥을 먹으며 엄마가 꼼꼼히 땋아줄 수 있도록 긴머리를 늘어뜨리고 있었다.
단 한 번도 우리집에 와서 "세정아, 학교가자!"라고 외친 적이 없던 그녀.
지금 생각하니 나는 왜 바보같이 맨날 그 집 앞에 가서 그녀를 불렀을까?
다른 친구들도 많았었는데...

여하튼 뇌리에 아주 깊숙히 박힌 장면은
허리까지 내려오는 그녀의 긴 머리와 쪽진 그녀 엄마의 머리와.
빨간색 소세지가 들어있던(우리 할머니는 절대 안 넣어주시던, 그러나 너무 먹고 싶었던. ㅠㅠ) 볶음밥,
그리고 그녀의 귀여운 들창코.

가끔씩 윤희는 어디서 뭘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지금 어디쯤에서 자신의 딸 머리를 그렇게 정성스럽게 땋아주고 있을지,
빨간색 소세지를 넣어 볶음밥을 볶고 있을지,
여전히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생머리일지 아니면 다른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을지,
직장을 다닐지, 집에서 살림을 할 지, 엄마랑 여전히 가깝게 지내는지 등등...

막상 나는 그녀의 이름은 기억이 나지만 성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3학년 때 같은 반이었는지 아니었는지도...


3학년 때 사진은 없고, 이건 2학년 때 사진 같음.

Posted by bibidi
생각거리2008. 9. 28. 13:19


 

주여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해 하게 해 주시고,
내가 할 수 없는 일은 체념할 줄 아는 용기를 주시며
이 둘을 구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의 기도문 중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공지영, 오픈하우스, 2008 중


한국에 있는 친구가 책을 보내왔다.

원래 나는 빨리, 여러번, 여러권의 책을 한꺼번에 읽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이 책은, 두고두고 곱씹으면서 아주 천천히 읽고 있다.
그러니까 하루에 한 꼭지 정도씩?
그래서 받은 지 2주가 다 된 것 같은데 아직도 반도 안(!) 읽었다.

다 읽고 나면 또 감상문을 써보겠지만,
오늘 읽은 중에 가장 맘에 와 닿았던 것.

평소에 엄마가 내게 해 준 말, 그래서 나도 나 자신에게, 또는 타인에게 잘 하는 말인데
이게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님의 기도문이었구나..

Posted by bibidi
동동브로2008. 5. 19. 07:21

요즘 동휘는 잘 먹고 잘 놀고 잘 싸고 잘 생떼쓰고 잘 크고 있다.

엄마가 무리를 해서(!) 책을 사놓은 것이 부끄럽지 않게 책도 열심히 잘 보고,
토마스와 친구들과 노느라 바쁘고 (한동안 수집에 바빴던 맥퀸과 친구들은 뒷전으로..
허나 나는 기대한다! 녀석이 언젠가는 다시 맥퀸과 친구들에 집중하리란걸!!),
디비디도 하루에 1시간 이상은 꼭 보고,
스토리타임, 젬보리, 플레이데잇도 열심히 하고 있고,
날 좋으면 하루에 한 번은 1시간 이상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고,
기저귀는 이제 안녕~ 수준이고,
목욕은 안해도 수영은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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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을 싫어라하는 동휘, 하지만 수영은 좋아한다.
그래서 수영복을 입고 목욕을 한다. -_-
엄마가 씻겨주는 것보다 스스로 하는 걸 좋아하지만,
고양이가 사촌하자 하겠다. --++

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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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2주 전만해도 미끄럼틀에서 못 내려오고 무섭다고 징징대던 녀석이
이제는 꼬불꼬불한 미끄럼틀에서도 손잡이도 안 잡고 누워서 내려온다. @.@
맥도널드 놀이터에서 노는 애들만 구경하거나
어찌어찌 홀로 들어가 그 좁은 통로 안에서 엄마를 목놓아 부르던 꼬맹이가
이제는 이곳저곳 종횡무진 누비며 너무너무 신나게 논다.

덕분에 엄마는 아주 편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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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응가도 요강에 한다.
문제는.. 3일에 한 번씩, 아주 힘들게 한다는거지.
참다 참다 못 참겠을 때 응가를 하나본데
기저귀에 안 싸고 요강에 싸면 토마스와 친구들 중 하나를 사준다고 했더니
안간힘을 쓰며 끝내 요강에 싸낸다.

고마워, 토마스와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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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선배가 올 가을학기부터 MBA 과정에서 공부를 시작하느라 버팔로에 도착했다.
마침 선배 부인은 나랑 동갑, 아이는 동휘랑 동갑 (선배는 우리 영감이랑 동갑).

난 동휘가 말 무지 잘하는 줄 알았는데, 서윤이 (지난 3월에 만 3세가 됐다고 함)랑 비교하니
오.. 키도 그렇고, 말하는 것도 그렇고, 완전 아가다, 동휘. ㅠㅠ

둘이 붙여놓으니 어찌나 시끌시끌 잘 놀던지.. 홍홍~

요녀석들, Best Buy에서 이러고 놀고 있다. @.@

이제 바야흐로 동휘도 만 3세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내가) 어릴 때는 막연하게 적어도 만 2세까지는 엄마가 끼고 키워야 하지 않겠나 했는데
벌써 3년 째 내가 끼고 키우고 있네~

세월 참 빠르다~
Posted by bibidi
생각거리2007. 9. 25. 11:19

몇 일 전에 짐보리에서 로라(Laura)라는 친구를 사귀었다.
로라는 그냥 "hi"로 끝나는게 아닌, "Hi, My name is Laura."라며 인사를 시작했다.
30개월짜리 아들과 18개월짜리 딸을 키우는 로라 (헉! 애들 이름을 까먹었다!).


둘이 같이 노는 걸 보니 문득, 연년생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연년생이 영어로 뭐람?



버벅버벅이며 둘이 나이 차이가 안 나서 좋겠다고 하니,
친절한 로라씨, "Ah, you mean.. their age distance is close!"라고 다시 말해줬다.
아! 그렇구나!!


나이 차가 적다는 말을 close라고 표현하는 것도 재미있다.
distance를 말하는거니까 왠지 short라고 할 것 같은데 그게 아닌갑네?


여튼..
어린 동휘를 키울 때는 연년생을 키운다는 것은 상상도 안 되었는데,
이제 연년생은 물 건너가서인지 연년생 맘들이 부럽기까지 하다.
사실, 둘째 계획도 없는데 말이다. ㅋㅋ


Posted by bibi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