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거리2010. 11. 11. 10:18
나는 솔직히 주차장 앞쪽에 소방라인(?)으로 그려진 금 밟고 주차해 놓은 차들 보면 짜증이 난다.
차라리 지하 주차장에 세우던가, 건물 뒤로만 가도 세울 곳이 있는데 굳이 거기다 세우는
이기심에 짜증이 난다.
더 화나는건 인도 옆에 바로 주차해 놓은 것.
아파트 단지 내의 길들은 편도 1차선이다. 그런데 인도쪽에 주차해놓고 들어가 쳐 자면
아침에 어린이집 버스들에, 지나가는 차에, 주차해놓은 차들까지 난리도 아니다.
무엇보다 애 버스 태울 때마다 불안불안하다.
그것보다 더더 화나는건 "주차금지"라고 버젓이 쓰여있는 곳에 차 낑겨놓는 것.
나같은 새가슴은 딱지라도 붙을까봐 못하겠는데 매일매일 거기다 대는 철면피도 있다.
아예 인도로 올라가 주차해놓는 *망나니도 있다.

오늘 아침, 아이 어린이집 데려다주고 들어오는 길에 만난 경비아저씨.
싸움 났다면서 상황설명 자세히 해 주시는데(그런데 처음 본 아저씨. @.@)...

주차금지라 쓰여진 곳에 인도에 살짝 바퀴 두 개 얹어놓고 주차하는 싸가지가 있다.
그 차를 내가 본 것만도 6개월은 넘은 듯.
가끔씩 긁어버리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기도 했으나 나는 이성적인 여인이라서.. 호호~
그런데 오늘 사단이 났나부다.
주차장에서 차를 빼던 다른 차가 그 차를 들이 받았댄다.
그런데 들이받은 차 주인이 자기는 곧 죽어도 배상 못해주겠다,
애초에 불법주차한 차가 문제가 아니겠느냐면서 펄펄 뛰다 출근해버렸댄다.
그래서 싸움이 난 듯.. 해결은 안 난 듯.

이성적으로 생각했을 때 "주차금지"라는 팻말이 법적 효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경비실에서 갖다놨으니), 그 차 주인은 아마도 대단한 강심장이라
(내가 본 것만도 "주차금지" 종이 유리창에 풀로 붙여놓은 거 5번은 본 듯)
아마도 들이받은 사람이 물어줘야 할 것 같긴 한데..

아아.. 왜 이리 통쾌한게냣!
나 가끔.. 눈 치우는 차 같은 거 타고 주차장 외에 밤새도록 주차해놓고
아침에도 안 빼는 차량들 있음 쫘악~ 밀어주고 싶은 충동을 느끼거든.

p.s.
1) 일전에 나, 그렇게 주차공간 외에 주차한 앞차 피하다가 멀쩡하게 주차된 옆차 긁었다. ㅠㅠ
2) 일전에 나, 아마도 그렇게 주차한 앞차 피하다 내 차 긁혔다.
3) 긁었을 땐 물어줬고(직접 연락해 합의) 긁혔을 땐 범인 못 잡았다. 억울!!!!!
Posted by bibidi
생각거리2010. 11. 3. 12:03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아 키우고 살림을 하는 삶.

학교 다닐 때 별로 꿈꿔보지 않았던 나의 미래였다.
오죽하면 나중에 난 별로 필요하지도 않을건데 왠 가정? 가사?하며
과목 취급 등한시하기도 했고,
결혼과 제일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사람에 뽑히기도 했고(씨이..),
애 그렇게 끼고 키울 줄은 몰랐다는 이야기를 여기저기서 듣기도 한다.

그런 내가, 30대 중후반에 이르러보니 전혀 생각지 않았던 길에 서 있다.

행복한가?
행복이 뭔가요? 먹는건가요? 우걱우걱~ (이건 디씨갤에서 배운 말. ㅋㅋ)

98년에 연구실 선후배 사이로 처음 만났다(내가 선배. 허나 우리 연구실은 선배<나이).
이름이 특이하다곤 하나 나는 처음 들어본 이름이었고
기억에 남는거라곤 황금 주말에 집에 내려가 김장 돕는다나?
엄마한테 신기하다 이야기 했더니 "그런 남자가 진국"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각자의 친구를 맺어주기로 하다가 얼떨결에 맺어진 커플이자
연구실을 연애실로 만드는데 주역이 되었던 커플이 우리다.
99년 초부터 사귀기 시작해 01년 11월에 결혼을 했으니
연애도 참 오래(내 기준)도 했고(연애다운 연애는 처음이었는데 이렇게 땡~)
05년 7월에 첫애를 낳았으니 아기 없던 그 긴긴 시간은 소꿉놀이에 다름 아니었더랬지.
맞벌이 부부로 아침에 잠깐 얼굴보고 밤에 잠깐 얼굴보고 살던 시절.
싸울 일 따위 없이 애틋하기만 했던 시절이었다.

얼렁뚱땅 유학길에 오르고, 그대는 공부하라 나는 애 키우고 떡을 썰.. 흣.
어찌보면 유학시절이야말로 우리가 제대로(?!) 현실적인 결혼생활을 하기 시작한 시기.
서운함, 미움, 걱정스러움.. 하지만 돌이켜 생각하면 아기자기했던 시간들이었다.

버리고 떠난 내 나라였는데 받아줄 곳 없으니 받아준 내 나라는,
그래, 그야말로 엄마와 같은 존재.
그러는 사이 아이는 둘이 됐고 나는 빼도 박도 못하는 아줌마가 됐는데
우리 자기는 여전히 학교에 가면 자길 대학생으로 본다나 어쩐다나.. -_-

9년차 부부. 햇수로는 10년차 부부가 된 우리.

행복한가?
행복이 뭔진 모르겠지만 말이지...
빈말이나마(!) 세상에서 내가 제일 예쁘다고 하고
세상 그 누구보다 나를 잘 알고 있고
자기 자신보다 나를 더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다는건
고맙고 행복한 일이다.

사랑하는가?
사랑의 정의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진 모르겠지만 말이지...
보기만 해도 설레고 가슴 뛰면.. 심장병 걸려 죽는다, 자기 말대로.
같이 있으면 투닥투닥해대도 옆에 없으면 한없이 그립고 보고 싶고
(그래, 오늘 출장가서 내일이나 온댄다!)
어쩌니 저쩌니 해도 세상 하나밖에 없는, 내가 제일 아끼는 내 사람.
따뜻한 공기 중에 천천히 녹아드는 커피향처럼
내 삶의 청량제이자 포근한 안식처인 그대.

결혼 9주년.
축하해요.


[추가]
조금 전에 받은 소포.

받는 사람 이름에서 꺄르르~


셀폰 카메라로 찍어서 화질이 살짝.. -_- (오히려 다행?)
어쩌지? 나는 선물 준비 못했는데.. ㅠㅠ
그래서 어제 내가 xx 사달라고 하니까 난처해 했구려.
xx은 내년에~
선물 고마워요.
더 감동은 카드. ㅠㅠ
Posted by bibidi
생각거리2010. 11. 3. 00:19
드디어 지난 몇 주간, 아니 몇 달 간 올인하던 드라마가 끝났다.

사실 내가 본방사수 해가면서 보는 드라마는 그닥 흔치 않았는데
(요 근래에 보면 "산부인과" "파스타" 그리고 이 드라마가 되겠다)
거기다 심지어 디씨 드갤이나 텔존까지 드나들며(낯선 단어들이지?! ㅋㅋ)
모르는 단어는 검색까지 해가는 정성을 보이며 본 드라마는 심지어 처음이기도 한
이 드라마를 다 보고난 소감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휴........................."


마지막 강. 이 펼쳐진 많은 이야기들을 어떻게 주어담을건가 걱정스러웠는데
후반까지, 그래, 생각보다 좋았다.

"내가.. 네 아비더냐"하면서 도와달라 애원하는 아들에게 등을 보이던 아버지가
자식을 위해(라고 생각한다) 화성천도에 찬성하자고 의견을 던지는것도,
도대체 인간미라곤 없던 하인수가 초선을 위해 몸을 던지는 것도,
대물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해나가던 잘금이들도,
"백성을 위한 개혁이 아니라 자신의 뜻을 이루기 위한 개혁이라면
함께 하지 않겠다"(역시나 대사는 멋있었는데 내 기억력은 도통.. ㅡ.ㅡ)는 류의 대사를
감히 임금에게 뱉어내고 받았던 선물까지 되돌려주며 나가던 이선준 유생도,
한낱 성균관 유생 따위가 뱉어내는 말에 자신을 돌아보고 잠깐 뜻을 접은 정조도,
노론 영수 좌상 앞에서 또박또박 "경계하겠다"고 간만에 또릿한 모습을 보여준 김윤식 유생도,
정말 간만에 스승다운 모습을(안타까움, 대견함 등등을 표현한) 보여준 정약용 박사도..
그래, 생각보다 너무 좋았다. 대통이었다.

그런데.. 와글와글 짭짭.. 막판 몇 분은 도대체 뭔가요?
그 예전에 "지붕뚫고 하이킥" 마지막 회를 보고나서 느꼈던 그런 비슷한 괴로움을
또 느껴야 했다니.. 우욱우욱..

왓쏘에버,
여기까진 그냥 드라마 이야기일 뿐이다.


이 드라마가, 끝에 가서는 아주 많은 좋은 장면들과 대사에도 불구하고
안드로메다형 스토리 전개와 정신사나운 편집으로 인해
(특히 마지막 5-10분 정도는 tv 끄고 싶은 충동을 억지로 억지로 눌러야했다)
숨이 차 따라잡기가 힘들었던 이 드라마가
그래도 끝까지 나와 함께 할 수 있었던 이유..

늘 이야기 하지만 물론 이선준 상유를 보고자 하는 개인적 욕심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외에.. 원리와 원칙, 대화와 타협, 그리고 그 안에서의 신뢰...


드라마를 보는 내내 누군가가 생각이 났다.

솔직히 나는 그를 세세히, 자세히 모른다.
그에 대해 비판을 제대로 해 본 적도 없다.
그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거나 그가 곤경에 몰렸을 때 "그는 아니다"라고
자신있게 이야기 한 적 조차도 없다.
어쩌면, 심지어 "비난"하던 자들보다도 더 질 나쁘고 비겁한 이가 나일지 모른다.

쉽게 갈 수 있는 길을 애돌아 어렵게 간 사람,
참으로 답답하게 원리와 원칙을 내세웠던 사람,
대화와 타협을 언제나 이야기 했던 사람,
대통령이 국민 위에 군림하는게 아니라는 걸 보여준 사람,
온 국민에게 "바보"라고 불리웠던
그 사람.


이 드라마..
내 아름다운 대학시절을 떠올리게 해 주고,
아름다운 청년들을 화면 가득 심어서 기쁘게 해 주고,
뭔가 마음 한구석에 여전히 기억되는 그 누군가를 기억하게 해 준 드라마.
그래서 나는 이 드라마를 (그토록 욕하면서도) 끝까지 보았나보다.


그리고 힘들게 힘들게 20강을 끝내고 난 오늘,
사실 어제부터.. 또다시 대화와 타협, 원리와 원칙을 이야기 하는 사람을 봤다.
드라마 속의 이선준 상유가 아닌,
지나간 시간 속의 우리들의(나를 그 우리에 끼워놓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하는 이가
있다면, "우리들의"를 영어로 치면 my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대통령도 아닌,
현재. 여기서. 4대강 사업 싸움을 민주주의를 지키는 싸움으로 가져가겠다는 이.
링크 건다: 4대강 사업-안희정 당신의 입장이 뭐냐고 묻습니다.

내 비록 경북도민이라 뭐 할 수 있는건 당장 없지만 애정의 눈으로 지켜보련다.
적어도... 원리와 원칙, 대화와 타협을 비웃지는 않으리라.

드라마는 끝나고 현실은 계속된다.
언제나 드라마처럼 살 수만은 없지 않은가...



p.s. 공중파에서 박유천군을 계속 보고 싶습니다!!!!!!

Posted by bibidi
생각거리2010. 10. 24. 23:16
밥값을 한다는게 어떤걸까?

학생이라면 제대로 공부를 하는게 밥값을 하는거다.
(석사과정에 있을 때 모 대학 교수로 있던 한 선배가 그러셨다.
"공부를 업으로 삼는 사람들이니 적어도 하루에 8시간은 제대로 공부하고 있느냐?"고).
선생이라면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치는게 밥값을 하는거다.
직장인이라면 월급 받는만큼 제대로 일해주는게 밥값을 하는거겠고
부모라면 아이들을 제대로 키우는게 밥값을 하는거겠다.

쉬우면서도 참 어려운 말임엔 틀림없다.

지난 토요일, "할로윈"을 외쳐대는 아이의 성화에 우방랜드에 다녀왔다.
지난 해에도 이 무렵에 갔다왔으니 근 1년만의 발걸음이다.
6살, 2살 어린 아해들을 데리고 즐기기엔 딱 좋을만한 크기에
위치도 대구에 있으니(대신에 시내를 통과해야 하는 복잡함은 있다) 그럭저럭 가까운 거리.
사실 우리 애는 에버랜드 노래노래를 해대고 있었으니까 그에 비하면.. ^^

3시간 정도 있으면서 내가 느낀 건 질.서.의.식.개.판.이었다.

90-130cm 아이들만 타는 놀이기구.
큰애만 줄을 세워놓고 난 바깥 쪽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내 아이 바로 앞에 있던 아줌마와 직원과 실랑이가 벌어졌다.
130cm보다 좀 컸는지 탑승을 못하게 하니까 아줌마 본격적으로 따지기 시작.
그러더니 전화해서 지 남편까지 불러댄다.
덕분에 이미 기구에 앉아있던 아이들, 바로 뒤에 서 있던 우리 애를 비롯한 다른 아이들,
바람이 막 불기 시작했는데 다들 그렇게 기다려야 했다.
직원의 안내 하에 바깥 쪽으로 서서도 그렇게 계속 항의를 하는 바람에
아이들은 기구에 다 올라타서 기대에 차 있는데 또 몇 분을 그렇게 기다려야했다.

그래도 3분 정도나마 줄 서 있었는데 입장하는데서 짤렸으니,
그것도 130cm가 살짝 넘나본데 짤렸으니 억울한 심정 이해도 간다.
더구나 아이가 징징거리기라도 했으면 더 그랬을거다.

그런데 꼭 그렇게 모든 이들을 기다리게 하면서 자기 뜻을 주장해야 했을까?
당신 눈에는 키 조금 차이로 못 타서 억울한 당신 애만 보이고
기구에 타 있던 15명 남짓 아이들과 그 뒤에 40명이 넘게 서 있던 아이들과 그 부모들은
눈에도 보이지 않는가?

키를 90-130cm로 정한 것은 그냥 정했을까?
분명히 안정상의 이유로 정해진 룰일거다.
룰은 지키라고 있는거다.
그냥 이번 한 번만, 나만 좀 봐달라고 통할 문제가 아니다.
특히 그것이 안전과 관련이 있는 경우엔 더욱 그렇다.
그러다 어떻게 사고라도 나면 그건 누구에게 책임을 지울건가?

전화 받고 쫓아온 남편이라는 사람도 똑같았다.
하긴, 그러니 같이 사는거겠지.
어쩜 그렇게 지들만 생각하는지 열불나서 원..
바람은 막 불기 시작하고 애는 잠바 벗어놓고 타고 앉았는데, 추울까봐 더 걱정이 되는거다.
기다리다 못해 "다른 사람들은 눈에 안 보이냐, 불만 있으면 고객센터 가서 해라"
라고 외치려는 찰나에 그들이 불만 가득한 얼굴로 돌아섰고 기구는 출발했다.

지금 생각하니 천만 다행이다.
우리 부부의 생활신조, "불의를 보면 꾹 참아라!"를 어길 뻔 했으니 말이다. -_-
그나저나 아줌마, 우리 애 찍다보니 우연찮게 내 사진기에 아줌마 얼굴도 있더라
(사실 사진 보다가 그 아줌마 얼굴보고, 까먹고 있다 다시 열 올라 글 쓰기 시작).
확.. 그냥 여기다 올려버릴까부다. --+++++


가을 끝자락에(!) 화창한 날씨 덕인지 사람이 많았고, 그래서 기구마다 줄도 많이 서야했다.
그런데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 줄을 서 있는데 거의 줄어들지 않는 줄.
뭔가 했더니 중간에 끼어드는 사람들이 많았다.
자신의 일행에게 계속해서 붙어대는 사람들.
그러면서도 너무나 당당했다.
애 데리고 끼어들어가던 아저씨가 자기 아내에게 "그래도 이건 좀 아니지 않나?"했더니
아줌마, 그것도 임신한(그러니까 아이를 속에 품고 있는 상태) 아줌마가
"다들 그러고 있다. 저 쪽은 더 심해. 그러니까 얼른 줄 서라"
애 키우면서 저러고 싶을까?
당신 애가 보고 있고 당신 뱃속의 애가 듣고 있고 내 애가 보고 있고 거기 서 있던 많은 아이들이 보고 있었다.
아내 말에 애 홀랑 들고 줄 서는 그 남편도 역시나 마찬가지. -_-

막판엔 거짓말 안 보태고 원래 내 앞에 있던 사람과 나 사이에 적어도 10명 이상의 사람들이 껴 있더라.
누구는 바보라서 줄 서 있나?

여러 집이 함께 와서 한 사람씩 각각의 놀이기구에 줄 서 있다가
한 놀이기구 끝나면 애들 우르르 모아서 다른 놀이기구 가서 중간에 서고 서고..
그런 짓을 반복하고 있더란 말이다.
그러면서 좋다고 시시덕거리는 것들이나,
이런 거 대비도 제대로 못하고 운영하는 업체나 다 거기서 거기. -_-

물론 그 와중에도 줄 오래 기다리며 서 있기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질서의식" 운운하며 달래던 부모도 있고,
"중간에 새치기하는 건 나쁜 짓이야"라며 명확히 알려준 부모도 있고,
"우리 줄 좀 제대로 섭시다!"라고 큰소리로 외치던 아저씨도 있다(그런데 묻혔다. ㅠㅠ).
미꾸라지 한 마리, 아니, 몇 댓 마리의 위력은 대단했다.
뭉치니 힘이 생기는건가, 아니면 원래 그렇게 싸가지가 바가지인가?

여튼.. 재미를 쫓아 간 놀이공원에서 불쾌한 경험이었다.
작년, 코엑스에서 열린 캐릭터 페어에서 혀를 찬 이후 두 번째 경험. -_-



내 자식이 중요하면 남의 자식도 중요한 법이다.
아이들 공부 잘하라고 이것저것 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본은 하고, 기본은 가르쳐주며 살자.
그게 부모가 할 수많은 일들 중 중요한 하나라고 본다.

나, 내 가족만 생각할 게 아니라 주변도 좀 돌아보면서 살자.
그게 민주시민이 해야할 수많은 일들 중 중요한 하나라고 본다.

제발 우리, 밥값 좀 하고 살자.
나에게도 하는 말이다.

Posted by bibidi
생각거리2010. 10. 22. 06:26
기본 전제:
나는 특별히 선호하는 신문사나 기타 언론매체는 없다. 특별히 싫어하는 거 역시 없다. 관심조차 안 두는 건 있다.


긴긴 새벽을 인터넷 짓으로 달구다 그래도 자야지하고 나가려는 찰나,
모 포털 사이트에서 우연히 발견한 헤드라인.


뭔 일일까 싶어서 클릭해 들어가봤다.

당신같으면 저 둘 중 어떤 기사를 먼저 클릭했겠나?
나? 유치한 거 좋아하고 머리 아픈 거 싫어하는 나는 "곽노현 교육감의 굴육"이지, 당연히.
제목 정말 선정적으로 잘 뽑지 않았나? 뭐가 굴욕일까? 사진일까? 어디서 맞으셨나?

기사 자체는 그야말로 fact다.

서울시장과 서울시교육감이 2011년도 서울지역 전체 초등학생들의 무상급식을 논의하기 위해 만나려다
별 이유같지도 않은 이유로(는 개인적인 내 생각이다. 싫으면 싫다고 정직하게 얘기해. 치사하게 그러지 말고!)
- 면담을 비공개로 하기로 해놓고 기자들에게 흘려 공개가 된거이 황당하니 면담 자체를 안하겠다-
무산이 됐다는 이야그. 그 때문에 내년부터 시행하려 했던 서울지역 초등학생들 무상급식이 위기에 놓였다는.

내용은 평이하나 제목을 봐서는 그 이유같지도 않은 이유를 댄 서울시 편을 들어주고 있다.


다음, "2011년 서울 무상급식 전면실시 물건너가나" 기사를 보자.

기본 내용은 같다. 하지만 다루는 내용은 좀 다르다.
fact에 더해서 서울시와 서울시 교육청이 가지는 무상급식의 입장차이(예산 분배 등),
그리고 이를 통해 왜 이 면담이 의의가 있었는지를 설명하고
이후의 여지에 대해서도 살짝 언급을 해 두었다.

질적 차이가 확~ 느껴지지 아니한가?
K일보 들어가기가 MK 들어가기보다 힘든가보네~
(이상.. 전공이 무색하게 언론고시 한 번 준비 안해본 이의 소소한 발언)



뭐가 어찌됐든..
내가 서울/경기로 다시 입성하고 싶다면 그건 현 교육감들 때문이라규!
그래서 비록 현재 경북도민이긴 하지만 그들을 응원하는 바이우~

Posted by bibidi
생각거리2010. 10. 20. 23:38
나 어릴 때는 학교 들어가기 바로 전 해, 1년 다니는게 유치원이었다.

당시 내가 살고 있던 J동.
그 지역에서 제일 좋다는 유치원에 원서를 냈고, 제비뽑기 식으로 신입생 뽑는데 뽑혔다.
그 날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추운 날이었고, 커다란 강당 같은 곳에, 철제로 된 의자(왜 접히는거 있잖아)에 엄마랑 나란히 앉아있었다.
엄마가 "네 이름 부르면 큰소리로 네!하고 대답해야해"라고 하셔서 입속으로 쉴새없이 연습을 했다.
그런데 막상 내 이름이 불리니 얼굴만 빨개져서 대답도 못했더랬었지. ㅋㅋ

하지만 나는 그 유치원을 다닌 기억이 없다(내 기억력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무.서.운" 기억력 이"었"다).
입학식 하기 전에 다른 동네로 이사를 가버린 것.
그리고 나는 유치원이 아닌 동네 미술학원에 다니게 됐다.
지금도 기억 나는게 나랑 내 또래 여자애(이름이 아마도 회선이), 그리고 남자애. 그렇게 셋이 다녔다.

나중에 엄마께 들어보니 입학할 수 있는 시기도 놓쳤지만 무리하게 집 장만하느라(그나마 전세)
돈이 없어서 유치원엘 보낼 수 없었다고 하셨다.
어디선가 "내가 배울 수 있는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다 배웠다"라는 글귀를 보곤
재수뽕!이라며 쳇쳇 거렸던 기억도 난다. ㅋㅋ 그래, 나 유치하다.

나는 그렇게 유치원을 다니지 못했지만,
어디가서 못 배워먹은.. 따위의 소리를 들은 적도 없고,
아빠나 엄마 외엔 멍청하단 소리도 들은 적 없다(엄마, 아빠는 계모, 계부인가?!).
뭐, 까짓 유치원 교육 별 거 아니네?
그래도 내 동생들, 심지어 나보다 두 살이나 많은, 그것도 지방에 살던 남편까지도
그 동네에서 제일 좋다고 유명한 유치원을 나왔는데 나만.. ㅠㅠ

--
뭐, 여튼.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내 아이가 6세가 됐다.
아이를 낳아 만 4년을 채우고 귀국한 우리 앞에 한국상황은 많이도 달라져 있었다
(어쩌면 미국 떠나기 직전까지도 이런 모습이었을지 모르지만 당시엔 난 애도 없었고.. 블라블라).

보통 5-7세, 늦어도 6세부터는 유치원에 보내는게 좋다는 이야기들도 들리고,
원비도 너무 비싸다. 인간적으로 어떤 곳은 대학 등록금보다 비싸기도 한 듯
(이건 기사나 친구들에게서 들은 이야기므로 경산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다).

내년에면 7세가 되는 아이를 어린이집을 계속 보낼지 유치원을 보낼지 고민고민을 하다가
주변에서 유치원을 더 추천하는 것도 있고, 지금 다니는 어린이집에 7세 인원이 채워질지도 불확실해
주변 유치원을 알아보기로 했다.
내가 경산에서 평생 살거라는 보장만 있으면 가까운 대구 시지 쪽도 알아봤을텐데
그럴 확률은 지금으로 봐서는 별로 없기 때문에 일단 경산 위주로.

지금까지 가본 곳은 3군데. 한 군데 더 가볼까도 생각 중인데 귀찮으면 그냥 지금 결정한 곳으로 갈 예정.

A 유치원

장점 - 시설 깔끔/아이들을 배려한 낮고 넓은 계단/환한 실내/유치원 치고 살짝 저렴/아줌마들 사이에서 호평
단점 - 너무 종교적 색체가 강한 느낌(지극히 주관적임)/상담해주신 분이 너무 돈 얘기를(어디에 얼마를 투자했다 등)/
          이름도 생소한 뭐시기 프로그램에 대해서 너무 장황한 설명. 그냥 프로젝트 수업이라하면 되지. -_-
          -> 내가 참 싫어하는 가르치려는 태도

B 유치원

장점 - 아이들의 작품으로 인테리어(조악하지만 의미깊고 따뜻함)/넓은 실내와 야외 놀이터/아줌마들 사이에서 호평
단점 - 실내가 좀 어두운 면이../가격이 좀 쎔(상담해주신 분은 좀 황당하게 낮은 가격을 이야기 하셨는데 아무래도
          애들 보내는 아줌마들 이야기가 맞는 듯)/규율 좋아하는 동휘가 적응 잘 할 수 있을지 의문(너무 자유로운 분위기)/
          친구들 중에 이 유치원 가겠다는 애가 없음

C 유치원

장점 - 이 동네 최고의 럭셔리 유치원/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장치들이 많음(로봇 등)/아기자기하고 예쁜 실내/
         아줌마들 사이에서 호평/시설 좋음
단점 - 전체적으로 조악한 장식(지극히 주관적임) 아이들 위주인지 엄마들에게 보여주기식인지 모르겠음/A 유치원에서
         주장하던 뭐시기 프로그램/영어 구라 드립(내가 거기 출신 애들 둘 영어 가르치고 있거든! --;;)/너무나 팬시.
         저거 꾸미다 애들 돌볼 시간은 있을런지 의문/가격이 좀 쎔

그래서 나는 B 유치원으로 정했는데, 지인이 D 유치원도 강력 추천해서 이번 주 안에 한 번 가볼 예정.
동휘는 오늘 B 유치원과 C 유치원을 직접 가봤는데 B 유치원 나와서는 "엄마, 나 그럼 내일부터 어린이집 버리는거야?"
하더니 C 유치원 갔다 나와서는 "엄마, 나 여기 다닐래!!! 로봇도 있고 슈렉도 있고!" --;; 역시 돈냄새, 기가막히게 맡음.
얘는 이럴 때 보면 내 자식 아니고 내 동생 자식 같.. 쿨럭. ㅋㅋ

그나마 좀 다행인건.. 남편이 나와 의견이 같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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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낳기 전, 그리고 낳고 나서 몇 달을 유모차와 카싯을 어떤 것을 사느냐로 고민 좀 했다
(사실 나는 거의 안하고 그냥 남편에게 일임. 타면 유모차고 타면 카싯인것을~).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 유모차나 카싯을 고르는 일 따위는 육아에 있어 아주 작은 부분임을 알았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교육기관을 선택하는데 있어 자유롭지 않은 부모는 없을거다.
물론 눈에 확연하게 띄는 좋은 곳(거기다 가격도 저렴하면 대통~)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도토리 키재기"식의 이러저러한 유치원 중에 하나를 고르는건 참 골치아픈 일.
누구 말마따나, 그냥 유치원도 학군으로 짤라서 배정해줬으면 하는 생각까지도 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어느 유치원을 보내느냐 따위의 고민 역시 육아에 있어 아주 작은 부분이었으면 좋겠다.
어느 유치원을 나왔느냐에 따라 인생이 좌지우지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봤자 1년(길겐 3년이지만), 원 자체의 시설이나 분위기보다 선생님이 더 중요할 수 있는거고,
이건 그야말로 복불복이 아니겠는가.

모쪼록 우리(동휘, 남편, 나)가 무슨 선택을 하든 그곳에서 동휘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Posted by bibidi
생각거리2010. 10. 18. 13:02
요즘 동휘 어린이집에서 독서습관을 잡아주기 위해서인지 각각 3권의 책을 가져오라고 한 후
1주일에 3권씩 친구들이 가져온 책 중에서 원하는 책을 골라 읽고 list up을 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목표는 2월 말까지(아마도?) 200권.

요즘은 좀 덜하지만 만 2개월 무렵부터 만 5세까지 꾸준히 하루에 3권 정도 읽어줬는데
(이번 여름에 밖에서 신나게 노느라 그 흐름 깨짐. 그러나 뭐, 깨진 흐름은 이어붙이면 되는거다)
그 list up 칸을 채우느라고 동휘도, 나도, 책 읽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웃긴 건.. 이게 금요일날 가방 가지고 갔다가 월요일날 집에 다시 가지고 오는건데
그래서 주말엔 책을 안 읽는다는.. 쿨럭. -_-

이걸 열심히 채워서 상을 타고.. 따위의 목표가 아니다.
빈칸이 생겼고(200개), 그걸 내년 2월까지 채우기 위해선 정신없이 달려야 한다는 생각 뿐.
동휘는 엄마가 열을 올리니 신나서 따라오는거고.

그런데 솔직히, 책을 읽고 함께 느끼고 이야기 나누는 과정이 중요한거지
많이 많이 읽어서 list up만 해대는게 뭐가 중요한걸까?
라고 알고 있고 느끼면서도 빈칸 채우기의 유혹을 뿌리칠 수가 없다.

헥헥..

아무래도, 나 자신의 목표를 잡아서 내 빈칸을 채워야겠어.
자칫 잘못하면 아이에게 안 좋은 태도만 심어줄 것 같단 말이지.
일어? JTL 급수따기?
일어에 기본이 되는 한자부터? 아예 동휘랑 같이 시작해볼까? (녀석 수준이나 내 수준이나.. --;;)
갑자기 왠 일어, 중국어?
그냥 파던대로 영어나 팔까? 다시 한 번 GRE를 취미생활로 만들어.. 쿨럭! 싫어!!!!

여튼, 요즘 하에이나가 됐다는 이야기.

오늘은 월요일.
SBS의 "닥터챔프", KBS의 "성균관 스캔들"을 기다리고 있고,
사실 나는.. 그보다 더하게 동휘 녀석의 독서기록부(?)를 기다리고 있다.
으흐흐흐흐~~~


p.s. 여지껏 몰랐는데 나는 자연관찰 체질은 아닌가부다.
동휘가 자연관찰 관련된 책을 꺼내오면 난감해진다. 읽어주기.. 싫어서.
제일 곤란한 거이 "신기한 스쿨버스" 아.. 길기도 옴팡 길어.. ㅠㅠ
근데 동우는 더 심하다.
요즘 "포도"책에 빠져서 하루종일 책장을 넘기며 "이게 뭐야?" "포도" "이게 뭐야?" rep.... 하고 있다.
동휘는 "이제 그만~"하면 알아듣는데 동우는 "이제 그만~"하면 울고 불고 난리. -_-
Posted by bibidi
생각거리2010. 10. 6. 09:34
아침 일찍 출근한 남편 덕에(!) 애 둘을 데리고 동휘 버스 태우러 나갔다.

오늘 일찍 일어나서 시간이 널럴했는데 이상하게 막판에 정신없이 바쁘더니
애 버스 태우고 집에 와보니 글쎄...


대문 활짝 열어놓고 나갔었음. -_-


이것도 모르고 지갑 들고 나가 저 아래 떡집까지 갔다왔음 어쩔 뻔 했음???

여튼, 아직 사십도 안됐는데 내가 왜 이러는지 몰라.
이런 날은 그저 집에 콕 틀어박혀서 토실이랑 노는 수밖에.

흑흑흑
Posted by bibidi
생각거리2010. 9. 16. 11:19
비록 몸매는 아줌마일지라도(뭐, 사실 이건 아주 옛날부터.. 흑흑),
얼굴에 주름도 늘어가고 기미까지 끼더라도(그런데도 화장 안하고 버티는 무모함),
25세 이후로 내 나이를 헤아려보지 못한 만큼(부러 피했을지도.. ㅋㅋ)
나름 청춘이라 생각하고 살았는데 말이지
요즘 문득, 나에게서 진하게 풍기는 아줌마 냄새에 우울해지곤 한다.

드라마 보는 걸로도 모자라 원작 소설까지, 또 그것으로 모자라 2탄 소설까지 보면서
거기에 모자라 검색질 해대면서 배우들 사진도 들여다보고 다른 사람들 생각도 읽어보고..
심지어 이팔 청춘 때도 안하던 짓을 하고 있는데 말이지

예전엔 마음에 드는 연예인이 있으면 "넘 멋지다! 하트 뿅뿅~"했었는데
요즘은 "어허.. 고놈 참 실하네. 아들 삼고 싶다"라거나
"우리 아들들도 저놈(들)처럼 예쁘게 자라줬음 좋겠다"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아마도 딸이 있었음 "저놈 사위삼고 싶네"라고 생각했을지도. ㅠㅠ

마치 예전에 언젠가 1박 2일을 보고 있다가
이승기보다 강호동이 더 멋지다 생각하곤 화들짝 놀랐던 그 이후
(남편에게 이야기 하니 "진정한 아줌마"라며 놀렸다. 흑흑)
다시금..

누군가의 평가대로 나는 어쩌면 "애늙은이"인지도 모르겠다 싶다가도
차라리 "애"늙은이가 낫지, 정말 늙은이가 된 건 아닌지 싶어서

무척 서글펐다.
Posted by bibidi
생각거리2010. 9. 10. 03:26
언젠가 엄마가 "나이가 드니 할 말 안할말 못 가리고 자꾸 말 실수를 하게 돼서 곤란하다"
하신적이 있다. 그래도 우리 엄마 정도면 참 단아(?)한 편이신데...
그 때 애써 엄마를 위로했던 기억이 난다.
사람이 살면서 그럴수도 있는거지, 엄마가 너무 스스로에게 엄격한게지 싶었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는 말이 있다.
맞아죽을만큼 아픈 개구리도 힘들지만
무심코 돌을 던진 이도 나중에 알고나면 마음이 힘든 법.
이런 일은 애초에 막아야 함이 최선인데 말이지..

이러저러하게 말해봐야 결국 변명이다.
개구리에게 너무 미안했다.
할 말이 없다.

그리고 앞으로는 말을 시작했다 시간에 쫓겨 끊으면 안되겠다는 다짐.
말 하나를 하더라도 한 번 더 생각하고 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더위에 지쳐 쓰러진 개구리 사진. 사진은 동생 fb에서 펌.
Posted by bibi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