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 해당되는 글 8건

  1. 2011.07.18 절대적 믿음 6
  2. 2008.07.27 동휘한테 참 미안해 12
  3. 2008.07.21 엄마는 신이 아니다 - 엄마가 뿔났다 12
  4. 2008.02.14 엄한 곳에 꽂혀 보낸 몇 일 4
  5. 2007.10.24 [27M 2W] 엄마는 컴퓨터 봐 14
  6. 2007.10.01 스티커 붙일 수 있는 박스 만들기 6
  7. 2007.09.20 선물 6
  8. 2007.09.09 아아.. 싫어.. 4
생각거리2011. 7. 18. 11:11

29개월이 갓 된 작은애를 지켜보다보면 "적대적 믿음"이라는게 어떤건지 새삼 느끼게 된다.

신날 때도 엄마,
뭔가 하나 이뤄놓고 자랑하고 싶을 때도 엄마,
밖에 나가 손을 잡아야 할 때도 엄마,
배가 고플 때도 엄마,
졸릴 때도 엄마,
책을 듣고 싶을 때도 엄마,
TV를 보고 싶을 때도 엄마,
발톱이나 손톱 가장자리에 삐죽이 나온 삐꾸들이 괴로울 때도 엄마,
기저귀가 가득 찼을 때도 엄마,
아플 때도 엄마,
다리가 아플 때도 엄마,
속이 상할 때도 엄마,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을 때도 엄마,
흑초나 매실액이 먹고 싶을 때도 엄마,
넘어져 아파도 엄마,
엄마,
엄마
.
.
.

뭔가 부족하거나 넘칠 때, 힘들거나 기쁠 때
"엄마"란 존재만으로도 모든게 해결될거라 생각하는 듯 하다.
하나 둘 씩 녀석이 스스로 해나가는 것들이 늘어가긴 하지만
여전히, 특히 힘들거나 아플 때 떠오르는 존재는 "엄마"인 것 같다.

가끔은 누군가에게 이런 절대적 존재가 된다는게 너무 힘들다.
그냥 "반사~"하고 돌려주고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대체로는 그렇게 머리 갸웃갸웃 해대면서
내 표현에 하나하나 반응을 하는 모습이 참 사랑스럽다.


그리고 갓 만 6세가 된 큰애.

엄마가 절대적 존재라는 인식이 점점 희미해지고 있으나
여전히 막강한 존재라는 사실은 잊지 않고 있는 녀석.

아, 뭐 더 써야 하는데 남편이 와서 밥 차려줘야겠다.
일단 여기까지.
나는 엄마인 동시에 아내니까요~

Posted by bibidi
생각거리2008. 7. 27. 13:33

요즘 동휘한테 화도 많이 내고, 혼도 많이 내고, 소리도 많이 지른다.

내 화를 참지 못하고 결국 애한테 버럭하고 나면
나에게 다가와 꼬옥 안기며 "엄마, 도위가 미안해"라던가
"엄마, 사랑해줘"한다 (아빠가 화내면 "아빠, 도위한테 소리지르지마!"하고 반항한다. ㅋㅋ).
가끔은 그래도 화를 못 풀고 애를 냉정하게 내친다.

물론, 동휘도 -뭐, 이 시기의 아이들 특징이자 정상적인 발달사항이라고는 하지만-
사람을 너무나 괴롭힌다. 안된다고 하면 계속 징징거리며 해달라고 조르고 (하지만 어림도 없다.
처음엔 달래다가 나중엔 화가 뻗쳐 결국 완력-소리지르기, 맴매 운운하기 등-으로 제압한다),
하지 말라는 일은 씨익 웃어가며 계속 하고, 반대로만 해대고 (예를 들어 밖에 나가자고 하면
자기는 집에 있겠다고 하고, 밖에서 집으로 가려고 하면 자기는 집에 안 간다고 울고 불고 난리를 친다)..

그런데 어딘가에 그런 글이 써 있는 걸 봤다 (나에게 한 말은 아니었지만 찔끔).

아이가 당신보다 덩치가 커도, 당신보다 힘이 세도
지금처럼 아이에게 소리지르고, 화내고, 심지어 때릴 수 있겠습니까?
혹시 아이가 당신보다 작고 약하다는 이유로
아이에게 일방적인 화풀이를 하고 있는 건 아닌가요?

그래서 어제, 오늘은 맘을 가다듬고, 가능하면 좋은 소리로, 가능하면 화 안 내고,
언성 높이지 않고, 조금이라도 예쁜 모습을 보이면 칭찬해가며, 달래봤다.

결과는, 소리지르고 화내 완력으로 애를 잡는 것보다, 칭찬해가며 달래가며 애를 유도하는 것이
훨씬 좋았다
. 서로 감정도 안 상하고, 큰소리도 안나고. 화가 불쑥 치밀어 오를 때마다 정말,
혹시 내가 애를 얕보고 애한테 화풀이하는걸까봐 마음을 다스렸다.

엄마가 눈 맞춰주고 칭찬만 해줘도 헤헤거리며 혼자 밥도 떠먹고 혼자 놀기도 잘 노는데
왜 그리 애를 잡고 혼내고 했을까.. 어제 내가 잠을 많이 자서 그런가?

여하튼, 요즘 동휘에게 미안한 게 참 많다.
언젠가 화를 많이 낸 날, 잠자는 동휘를 보며 "동휘야, 엄마가 오늘 화 많이 내서 미안해" 했더니
애가 눈을 반짝 뜨고선 씨익 웃으며 "엄마, 괜찮아" 한마디 던지고 다시 잠들어 혼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혹자는 부모 자격증을 받은 사람에게만 부모가 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까지 말하던데
그래,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내일도 오늘처럼, 화내지 않고, 소리지르지 않고, 찬찬히.. 찬찬히..
동휘를 위해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겠다.
Posted by bibidi
문화생활2008. 7. 21. 11:52

요즘 즐겨보고 있는 드라마가 몇 개 있다.
그 중 하나가 주말연속극인 <엄마가 뿔났다>다.

어릴 때야 김수현씨가 쓴 드라마를 좋아했다만
커갈수록 그 뭐시랄까, 가치관의 충돌이랄까, 하는 것 때문에 영 꺼림직해서 안 보던 바,
이번 건 처음 시작을 한고로 그냥 쭉 보는데 대략 재밌다.

왓쏘에버, 한자라는 환갑 넘은 엄마가 있다.
위로는 시아버지를 몇 십년째 모시고 있고, 나를 사랑해주지만 착해빠지기만 한 남편이 있다.
딸 둘에 아들 하나, 다들 시집장가가서 더 이상 신경 쓸 일이 없..냐하면 다들 골치덩어리.
거기에 같은 공간 다른 지붕에 친구라지만 시누이인 이석이가 살고 있다.

야.. 배경만 들어도 골치가 스슥.

내가 사고픈 거 하나 제대로 못 사보고, 내가 먹고픈 거 하나 제대로 못 먹고 매일 삼시세끼 걱정하며
그저 시아버지 봉양하고, 남편 챙기고, 자식들 거두고.. 그렇게 환갑이 지났다.
그런데 시아버지는 연애를 시작하시고 (뒤늦게 새어머니가 들어올 확률도 있다 - 한자입장이라면 생각할만함),
지 잘난 맛에 사는 큰딸은 애가져 입덧을 하는데다가 전처 자식까지 봐달라고 전화질하는데다가
애 보는 앞에서 도우미아줌마 취급까지 하고,
며느리는 돌도 안된 아기를 키우면서 둘째를 임신을 했으니 또 할 일이 눈 앞에 환히 보이고,
작은 딸은 시어머니 시집살이에 친정에 와서 눈물을 펑펑 흘려대질않나,
거기다 50년 우정의 친구는 가끔씩 시누이임을 확인시켜주고..

그러니 1년 휴가, 나만의 시간, 다 잊고 떠나기, 안 외치고 싶냐 말이다. -_-

엄마가 그런게 어딨냐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사는데 왜 유별떠냐고?
그냥 사시던대로 그대로 살라고?
자식이라는 것들 키워봐야 이런 식으로밖에 말 못하면 정말 싫을 것 같다.
제 3자인 내가 봐도 정 떨어지는데 엄마는 오죽하랴.

나는 김수현씨가 사회에 팽배해있는 "엄마(내지는 모성) 신화"를 건드려보고자 했던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엄마라는 존재, 엄마라는 음절로도 맘이 따뜻해지고 든든해지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애 키워보니까 알겠더라. 엄마가 행복하지 않으면 절대 애가 행복할 수 없다는 걸.
엄마가 힘들고 맘이 아프고 불행한데 자식들이 다 뭔 상관이랴!

그래서 나는 한자가 한숨을 쉴 때마다, 가족들이 이해해주지 못할 때마다 덩달아 한숨이 나던데
어디 뉴스를 보니까 시청자들이 공감을 못한다고 써 있어서 순간 확!
이봐이봐!! 엄마는 신이 아니라고. 엄마도 인간이라고!!

이런 나도, 올해 엄마 생신을 까먹었으며 (알고 있었는데 어케 그 날을 딱 까먹었다. 엄마, 너무 미안해),
엄마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겠고, 엄마 브라 사이즈가 뭔지도 모른다 (얼마전에 뭐시기
유명하다는 브라 핫딜이 올라왔는데 엄마 사이즈를 몰라 패스). 남 탓할 거 하나도 없다는 이야기.

여튼, 그래서 나는, 한자가 원룸 계약하고 짐 다 싸들고 봉고타고 가면서
창 밖으로 손을 내밀고 너무너무 행복하다고 웃을 때 덩달아 웃었다.
앞으로 그녀의 1년에 어떤 일이 벌어질 지는 모르겠지만
그 용기와 그 추진력에 박수를 보낸다.

화이팅, 세상의 모든 엄마들!!
(뭐, 그렇다고 엄마들 다 독립하시라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 ^^;;)

Posted by bibidi
문화생활2008. 2. 14. 00:37

나는 공지영씨의 소설을 좋아한다.
90년대 초에 난무했던 소위 386 세대들의 패배주의에 젖은, 내지는 허무주의에 젖은
문학 작품들에 신물을 내긴 했지만, 글쎄.. 공지영씨의 소설도 그러했던가?
아쉽게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무작위로 책은 많이 읽었는데, 따로 적어두지 않으면 제목과 내용이 혼란스럽게 얽혀 있달까..


왓쏘에버,
잠깐 한국에 다니러 간 현정언니가 생일선물을 빙자해서 많은 책을 보내줬는데,
거기에 끼어 있던 공지영씨의 소설, "즐거운 나의 집".

재미나게 읽었다.
공지영씨의 뒷배경을 조금이나마 알고 있던 (스토커는 아니고, 그냥 관심있게 보다보면
많이 나오는 스토리 - 이혼 세 번의 배경, 첫 번째 남편이 "논리야 놀자" 시리즈의 작가 등)
나로서는 이 사람이 사실을 소설처럼 쓴 건지 (자전적 소설이라고 하지), 사실을 바탕으로
살을 많이 붙인건지.. 여튼 그게 중요한 건 아니고, 참 매력적인(?) 위녕과 엄마로 다가왔다는 거..

애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이제 슬슬 사춘기 딸의 감정보다 엄마의 감정이 더 와닿는 나이가 됐다는 거,
그리고 무엇보다 한동안 내 맘을 쓰라리게 했던 엉뚱한(?) 문구 하나.

"숨을 쉴 수가 없어, 숨을 쉴 수가 없어..... 곰탱아, 날 여기서 내보내줘! 제발 날 여기서 내보내줘!"

그것은 우리 부부의 육개월 만의 대화였고, 그리고 마지막 대화였단다. 

- "즐거운 나의 집", 공지영, p 336

내가 특별히 남편과 문제가 있는 것도, 내가 너무너무 지겨워 벗어나고 싶었던 것도 아닌데..
그냥 그 맘이 이해가 됐달까?

심지어 연애를 깨고나서도 할 말이 한 뭉태기인데 (그렇다고 누구에게 말하진 못하고),
결혼을 깨고서 얼마나 이런 말들이 하고 싶었을까 하는 안쓰러움이 느껴졌다.

그래서 재밌게 읽고도 우울한 여운이 길게 남았다는 이야기.

이 책은 위녕의 시선으로 쓰여진 것임에도,
엄마의 시선에 더 몰입하게 되는 나는,
이제 정말 빼도박도 못하는 "엄마"인갑다.

가끔 철이 없어도 보이지만, 내 자식이라고, 아이라고 무시하지 않고
한 사람의 인격체로 내 자식을, 위녕 엄마처럼 대하고 싶다.

Posted by bibidi
동동브로2007. 10. 24. 14:01
아침에 조앤 할머니 댁에 가야 하는데,
위글스를 보고 있던 동휘,
자기는 안 간댄다.

그래서 "그럼 동휘는 위글스 보면서 집 봐. 엄마는 할머니 댁에 갔다올께"했더니
동휘 왈, "엄마는 컴퓨터 봐"

아아..
얼마나 애 dvd 틀어주고 컴퓨터만 해댔으면,
자기 dvd 볼테니까 어디 나가지 말고 차라리 컴퓨터나 하라냐..


반성의 의미로,
내일부터는 정말 잘 놀께.

Posted by bibidi
동동브로2007. 10. 1. 03:32
스티커를 좋아하지만 마땅히 붙일 곳이 없는 동휘.
그림 그리는 걸 즐겨하진 않지만 가끔 찾는데 그 결과물을 어찌해야 할 지 모르겠는 엄마.
넘쳐나는(?) 아마존 박스와 몇 안되지만 정리 감당이 안되는 퍼즐들.

그래서 만들어봤다.
이름하야 스티커를 붙일 수 있는 박스.

준비물: 굴러다니는 아마존 박스, 풀, 가위, 투명한 넙적테잎, 갱지 (내지는 그림 그릴 수 있는 종이), 크레용이나 싸인펜 등 그림 그릴 수 있는 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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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물

























1) 박스 표면에 풀질을 하여 갱지를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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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지로 잘 싼 박스 겉면





















2) 그림을 마구마구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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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그리는 동휘








































3) 박스 겉과 안은 꼼꼼하게 투명 테이프로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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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완성된 박스에 스티커를 마구 붙이고, 그 안에 퍼즐을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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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모양





























단, 아이가 아직 어려서 "함께"하기엔 무리가 있었고 (그림만 겨우 그림),
결국 엄마 혼자 중노동을 해야했다.

굳이 스티커를 붙이지 않는다면 테이프를 꼼꼼히 붙일 필요는 없다.
투명 테이프에 스티커를 붙이면 떼기가 용이해서 그랬을 뿐.
박스 속까지 테이프를 붙인 이유는, 애가 워낙에 어디로 튈 지 몰라서..
(생각해보시라. 기껏 겉에만 둘러놨더니 안에 스티커 붙여놓고
안 떼어진다고 우는 아이를.. --;;)

아.. 엄마노릇도 부지런해야 한다.
누구 말마따나..
Posted by bibidi
생각거리2007. 9. 20. 12:41

어제 우리 집에서 모임이 있었다.
뭐.. 음식 준비하는 모임이 아니라 공간을 내어주는 의미가 있는 모임이었기에
간단하게 차나 한잔씩 하고, 몇 몇 훌륭한 사람들이 준비해 온 간단한(?) 간식거리 먹고,
이야기 나누고, 웃고, 정보 공유하고 (영어로.. --;;).. 그런 모임이었다.

그런데, "이건 어디서 샀어?"라는 질문에 80%는 "선물 받았어"였다.
내가 그만큼 선물을 받고 살았는지 모를 정도로 무덤덤했었는데,
생각해보니 나.. 참 많은 선물을 받고 살았다.

받을 때만 고맙고, 한참 지나고 나면 잊는 그런 고마움이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늘 고마워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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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온 물건 가격은 8만원인데, 그걸 부치는 가격이 5만원이었다는,
동휘가 너무너무 사랑하는 김.
앞으로는 배송료 무서워서 부탁도 못하겠다.

그래서 더더욱 값지고, 사랑스러운 김과 동생과 엄마.

 

Posted by bibidi
생각거리2007. 9. 9. 14:06
몇 일전에 미즈빌 익명 게시판에 보니까
한 초등학교 5학년 남자아이를 둔 엄마가
나에게도 이런 날이 왔다며 글을 올렸다.

새 학년이 시작했으니 적응 잘하나 볼까하여
점심 시간에 학교에 갔더니
아이가 "엄마, 이제 학교에 오지 마"라고 하더란다.

벌써 커서 엄마를 밀어내는 시간이 오게 되었다

서운해하는 글 밑에 눈에 띄던 댓글은


초등학교 고학년인 아들이 말 안들을 때
가장 잘 통하는 협박이
"너 말 안 들으면 친구들 앞에서 뽀뽀한다!"

학교 데려다주는데 마침 주변에 한국 애들이 없길래
큰소리로 "아들, 사랑한다" "엄마가 사랑해" 외쳤더니
무척 부끄러워하며 "엄마, 얼른 가!"
슬슬 쫓아가며 계속 외쳤댄다.
부끄러워하는 아이가 재밌어서.

그렇게 웃으며 읽어내려가다가 문득,
아이가 엄마만 찾고 괴롭힐 때,
그 때가 행복한 때이니 맘껏 즐기라는

또 다른 댓글을 보고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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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엄마가 제일 좋고,
세상에서 엄마만 믿을 수 있고,
누가 보든 상관없이 엄마에게 뽀뽀해주는,
엄마가 칭찬해주면 세상 다 가진 듯 밝게 웃는 동휘
에게도,
친구들 앞에서 엄마가 애정표현하면 부끄러운 날이 오겠지
?

마음이 횡하다.
Posted by bibidi